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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한화…김동관號의 새해

4050으로 세대교체 … 그룹 중심에 선 ‘태양광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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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3호 정의식 기자⁄ 2019.12.30 09:27:27

한화그룹 장교동 사옥.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정의식 기자) 삼성, 현대차, 한진 등 주요 대기업들에서 인적쇄신이 한창인 가운데 한화그룹에서도 세대교체 작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주요 임원진 대부분이 40대 연령으로 바뀐 가운데,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이 내년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이 합병해 출범하는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장을 맡아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진행 중인 대기업 연말 인사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LG, 한진, 신세계 등 주요 그룹들은 최고경영진을 1950년대생에서 1960년대생으로, 본부장급 임원은 60년대생에서 70년대생으로 대거 물갈이하며 기업의 쇄신을 추진 중이다.

한화그룹은 이 분야에서 타 기업보다 한발 앞섰다. 이미 지난 9월 사장단 인사를 진행하며 7개 계열사 최고경영자 중 6명을 1960년대생(50대)으로 선임한 것.

12월 2일 발표된 임원 승진 인사에서도 이런 흐름은 이어졌다. 우선, 1970년대생 신규 임원을 전진 배치했다. 신임 상무보 74명 가운데 1970년대생이 무려 42명이나 되는데, 이 중 8명은 1975년 이후 출생자로 아직 40대 초반이다. 신규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48.1세로 지난해의 49.2세보다 1.1년 젊어졌다. 여성 임원도 크게 늘렸다. 김은희 한화갤러리아 경영기획팀장, 최난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팀장 등 서비스 부문에서 2명의 신규 여성 임원이 발탁됐는데, 모두 1978년생이다.

이처럼 한화그룹이 세대교체 인사를 전방위적으로 추진하는 건 지난 2016년 ‘젊은 한화’를 선언한데 따른 것이다. 2016년 한화는 창립 64년을 맞아 디지털·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했다.

직원들이 과장, 차장, 부장 직급으로 승진할 때마다 1개월 휴가를 사용하게 했으며, 안식월 사용을 적극 권장했다. 최근에는 자기계발을 위해 쓸 수 있는 ‘채움휴직’과 남성 직원을 위한 ‘아빠휴가’ 제도를 도입했다.

관리자 승진 평가 시스템도 합리적으로 바꿨다. 다수의 평가자가 업무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여러 과제를 이용해 개인 역량을 종합평가하는 평가센서 시스템을 도입해 체계적인 중간관리자 양성을 도모했다.
 

2018년 1월 23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오른쪽 두번째)가 현지 한화사무실에서 베트남 최대 통신·방산업체인 비텔 그룹의 르 밍 느웬 부사장(왼쪽)을 만나 사업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세대교체 대세, 한발 앞선 한화

특히 재계가 눈여겨보는 이번 인사의 포인트는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의 부사장 승진이다. 김 부사장은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이다.

2일 인사를 통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내년 1월 한화큐셀과 한화케미칼이 합병해 탄생하는 새 화학·태양광 회사(가칭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장을 맡을 것으로 예고됐다.

한화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방산·기계, 화학·태양광, 금융 등 크게 3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김 부사장은 그간 한화큐셀 전무로 태양광 사업에 주력해왔다. 여기에 볼륨이 큰 석유화학·소재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케미칼을 합한 새 기업이 출범하고, 김 부사장이 전략부문장을 맡게 되면 자연히 한화그룹의 화학 계열 전반을 책임지는 인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983년생으로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공군 중위로 군 복무를 마친 김 부사장은 재계의 대표적인 ‘엄친아’로 꼽힌다. 2010년 한화그룹에 차장 직급으로 입사한 이후 10여년간 그는 한화솔라원, 한화큐셀 등을 거치며 태양광 사업에 집중해왔다. 2015년 한화큐셀 상무를 맡은 후 흑자 전환을 이끌었으며, 미국, 일본, 독일, 한국, 영국 등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실적을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런 김 부사장이 합병법인 한화솔루션의 전략본부장 직을 맡는 건 태양광 사업에 한층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실제로 한화솔루션의 각자 대표를 맡을 3인은 모두 태양광 사업은 물론 김 부사장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다.

한화솔루션은 김희철 큐셀 부문 대표이사와 이구영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류두형 첨단소재 부문 대표이사 등 3인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될 예정인데, 김희철 대표는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2011년부터 김 부사장과 호흡을 맞췄으며, 이구영 대표도 한화큐셀 유럽·미주지역 모듈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태양광 사업에서 경험을 쌓았다. 류두형 대표 역시 2015년부터 한화에너지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태양광 사업을 지휘했다.

태양광 시장 ‘성장’에 베팅

하지만 태양광 산업은 특성상 각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나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큰 분야다.

일단 업계에서는 2020년에도 중국과 미국이 글로벌 태양광 수요를 양분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미국과 달리 중국의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긍정론도 있다. 중국 수요 감소분을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개발도상국 시장이 상쇄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 세계 태양광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0GW 이상 증가한 135~150GW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보급 확대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관련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국내 태양광 시장은 연초의 목표였던 1.63GW를 7월말에 이미 돌파해 2GW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CNB에 “올해 한화케미칼, 한화큐셀의 태양광 사업 실적 호조는 김동관 부사장의 추진력 덕분이기도 하지만, 폴리실리콘, 잉곳 등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태양광 설치 수요가 늘어난 점도 작용했다”며 “원재료 가격이 재상승할 경우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선진국과 개도국 시장의 수요 성장세가 만만치 않아서 내년에도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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