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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스트리밍 게임 ‘三社三色’ … 전망은?

LGU+·SKT·KT 순 출시 … PC·XBOX·닌텐도 등 소스 달라 … ‘콘텐츠·반응’이 성패 가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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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5호 이동근⁄ 2020.01.09 08:52:16

각 이동통신사들이 스트리밍 게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현재 3사 모두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5G 통신의 보급이 강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직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각 사들은 스트리밍 게임이 ‘킬러 콘텐츠’가 되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아직은 무료 서비스, 혹은 할인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여서 유료 전환시 얼마나 소비자들이 호응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사들이 연이어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스트리밍 게임은 스마트폰 등의 기기에 게임을 설치하지 않고 서버에서 실행되는 게임을 즐기는 방식을 뜻한다. 사진은 지난 달 20일 성수동 카페봇에서 KT모델들이 스트리밍 게임을 선보이는 모습. 사진 = 이동근 기자

 

설치 없이 즐기는 ‘스트리밍 게임’에 업체·소비자 관심 집중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란 ‘클라우드’라고 불리우는 서버에 설치된 게임을 유저가 특정 기기(모바일 기기, PC, TV 등)에서 실행하는 것을 뜻한다. 유저 입장에서는 게임을 자신의 기기에 설치할 필요가 없고, 굳이 고사양의 기기를 갖추지 않아도 된다. 업체 입장에서도 불법 복제의 위험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즉 스마트폰에서 고사양 PC에서나 구동 가능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현재 이동통신사 측에서는 게임을 일일이 구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구독형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게임을 하나 구입 하려면 2만~6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구독형이 되면 일정 금액을 매월 지불하기만 하면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게임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실시간으로 서버에서 구동되는 게임 화면을 유저의 기기에 뿌려주고, 유저의 입력을 서버에 바로바로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그동안 스트리밍 게임의 인기는 높지 않았다. 하지만 초고속, 초지연성을 특징으로 하는 5G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스트리밍 게임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LGU+, 가장 먼저 참전 … 고사양PC게임 제공

 

가장 먼저 5G 스트리밍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한 곳은 LG유플러스다. 현재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가장 낮은 만큼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LG유플러스 모델들이 스트리밍 게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LG유플러스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진출을 가장 먼저 선언한 업체는 LG유플러스였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월 서울 용산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를 통해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지포스 나우는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로, 북미와 서유럽의 30만여 명을 선정(지난해 8월 당시), 무료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참여 대기자만 1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서비스 중인 주요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 포트나이트, 플래그 테일: 이노센스, 다크사이더스 제네시스, 패스 오브 엑자일, 브이 랠리 4,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 워프레임, 데스티니 가디언즈, 월드 오브 탱크, 팔라딘스 등 100여종으로 PC게임으로 익히 알려진 게임들이다. 이용 가격은 월 1만 2900원이며, 현재는 50% 할인된 6450원에 이용 가능하다.

엔비디아와 LG유플러스의 협업은 서로에게 큰 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새로운 콘텐츠를 어느정도 경험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를 통해 확보할 수 있고, 엔비디아 역시 그동안 통신 속도 등의 문제로 확대가 어려웠던 클라우드 게임 시장을 키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둘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 까지 확보했다.

SKT, MS 손잡고 XBOX 게임 제공

 

SK텔레콤은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엑스박스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사진은 엑스박스 컨트롤러를 연결하고 엑스박스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모습. 사진 = SK텔레콤


다음으로 스트리밍 게임에 뛰어든 회사는 SK텔레콤이다. SKT는 9월, 서울 을지로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게임 기술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의 한국 내 독점 사업 운영 파트너로 활동한다고 밝히고, 10월부터 시범 서비스에 돌입한다고 덧붙였다.

‘엑스클라우드’는 MS의 콘솔(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Xbox)’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설치 없이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헤일로5 가디언즈’, ‘기어스5’, ‘킬러 인스팅트’ 등이 제공 가능한 대표적인 게임들이다. 아직 월정액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엑스박스는 첫 기기를 2001년 출시한 뒤 엑스박스360(2005년), 엑스박스 원(2013년 출시), 엑스박스 원 X(2019년 출시)에 이르기까지 신작 기기를 꾸준히 발매해 왔으며, 수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SK텔레콤이 MS와 손잡은 것은 당연해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양사는 지난 2013년 클라우드 기반 문서협업솔루션 ‘T 클라우드 비즈 오피스박스’를 출시했으며, 2019년 8월에는 클라우드·모바일에 기반을 둔 디지털 워크플레이스 구축을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고 발표하는 등 꾸준히 협력해 왔기 때문이다.

KT, 닌텐도 스위치 등 게임 제공

 

KT와 손잡고 스트리밍 게임을 제공하는 회사인 유비투스는 닌텐도 스위치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으며, 세가, 2K, SNK, 캡콤, 유비소프트, 게임로프트 등 다수 유명 게임사들과 손을 잡고 있다. 사진은 지난 달 서울 성수동 카페봇에서 진행된 KT 스트리밍 게임 관련 기자회견에서 협력사들을 소개하고 있는 유비투스 최고경영자 웨슬리 쿠오. 사진 = 이동근


마지막으로 5G 스트리밍 게임에 뛰어든 회사는 KT다. KT는 지난 달(구랍) 20일 서울 성수동 카페봇에서 대만의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인 유비투스와 손잡고 5G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비투스는 스트리밍 게임 솔루션 전문회사이자 콘텐츠 수급사로, 지난 2017년 3월 닌텐도가 출시한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에 스트리밍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파트너로 닌텐도(마리오 시리즈 등) 뿐 아니라 스퀘어에닉스(드래곤퀘스트 시리즈,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등), 세가(소닉 시리즈,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 등), 2K(시드마이어의 문명 시리즈, 엑스컴, 시리즈, 보더랜드 시리즈 등), 캡콤(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등), SNK(킹 오브 파이터 시리즈 등), GAME LOFT(아스팔트 시리즈 등 다수 모바일 게임) 등과 손잡고 있어 향후 게임 확장성이 매우 크다.

KT는 딥실버(Deepsilver)의 FPS 게임인 ‘메트로 2033 리덕스(Metro 2033 Redux)’, SNK의 대표 격투 게임 ‘킹오브파이터즈 XIII’, 볼리션의 ‘세인츠로우4’ 등 100여종의 게임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현재 무료 시범 서비스 기간이며, 3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타사와 달리 PC와 TV로도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과거 실패는 LTE 속도 탓? 이번엔 다를까

 

이동통신사들의 스트리밍 게임 진출은 LTE 시절에도 있었다. 다만 느린 속도 등의 문제로 중단 됐거나 방치됐다. 나중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아니라 스마트TV를 통해 서비스를 살려 보려 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사진은 LG유플러스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C-게임즈’를 통해 PC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즐기는 모습(위)과 KT의 ‘위즈 게임’을 통해 게임을 고르는 모습(아래). 사진 = 각 사


사실 이통사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유플러스는 2012년 7월 클라우드 기반의 ‘C-게임즈’를 출시했고, KT는 2013년 7월 ‘위즈(Wiz)게임’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도 2014년 6월 ‘클라우드 게임’이란 명칭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 다 서비스를 종료했거나, 이름만 남았다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LTE를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하지만 3사가 다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는 이유는 초고속, 초지연성을 특징으로 하는 5G의 경우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시장의 성장도 이통 3사들에게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할 이유가 되고 있다. 2017년 엔비디아에서 지포스 나우 서비스를 시범 시작한 이후 기존에 스팀이나 유플레이에서 구입한 게임을 그래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점차 이용자수가 증가하고 있고, 일본에서도 닌텐도가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 들었다.

지포스 나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글이 지난해 말 스타디아 서비스를 개시(미국 등 14개국, 아시아는 제외)했으며, 페이스북도 플레이기가 사를 인수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텐센트가 엔비디아와 손을 잡고 중국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면서 스트리밍 게임 시장은 갈수록 성장할 전망이다.

게다가 국내 게임사인 펄어비스가 구글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타디아와 엑스클라우드에 자사의 게임인 ‘검은사막’을 스트리밍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스트리밍 게임 시장의 판도는 더 넓혀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참고로 국내 서비스 시장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13조 1423억 원으로 세계 4위이며 이중 모바일 게임 점유율은 47.3%로 절반에 달한다. 이들 중 일부만 스트리밍 게임 시장으로 넘어와도 그 규모는 작지 않을 전망이다.

모바일에서 고사양 게임, 매력은?
 

사진은 지포스 나우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리스트. 이 게임들은 대부분 LG 유플러스 5G 단말기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소위 ‘AAA급 게임들’이 인기 리스트에 올라와 있다. 이미지 = 지포스 나우 홈페이지.


업계에서는 이들 서비스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콘텐츠의 질과 양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3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손잡은 업체에 따라 각각 다른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X박스용 게임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고, KT는 유비투스의 협력사들(닌텐도, 스퀘어에닉스, 세가, 2K, 캡콤, SNK 등)의 게임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지포스 나우에서 제공되는 PC게임들을 제공할 전망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 시연 중인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엑스클라우드’ 엑스클라우즈 게임들은 SK텔레콤 단말기를 통해 제공된다. 사진 = 연합뉴스


콘텐츠 제공사들은 각각 장점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회사가 가장 유리하다고 지금 판단하기는 일러 보인다. 현재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이 AAA급 게임이라는 점에서 X박스나 PC 게임을 제공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고, 반대로 화면 크기가 작은 모바일 환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닌텐도에서 제공 가능한 다소 라이트 한 게임들이 유리할 수도 있다.

5G는 ‘인풋렉’ 문제 없을까

하지만 벌써부터 이들 서비스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5G 서비스가 아직도 전국을 완벽하게 커버하지 못하는 상태인데다, 5G서비스가 아무리 빠르고, 데이터 지연 속도나 늦다고 해도 게임 유저가 입력한 뒤 게임 자체에 반영되는 속도인 ‘인풋 렉’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0.01초만 늦어져도 인풋 렉이 느껴질 수 있는 슈팅이나 액션, FPS 류의 게임은 이 같은 인풋렉에 더욱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구글이 와이파이 환경에서 스타디아를 시연 했을 때 고속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인풋렉이 166.67ms(0.17초)로 측정 됐는데, 당시 현장에서는 다소 인풋렉이 느껴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필 해리슨 구글 부사장이 지난해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회의(GDC)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구글은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를 선보였는데, 다소의 렉이 느껴 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 = 연합뉴스


5G 네트워크가 1ms의 지연 속도를 자랑한다고 하지만 모든 유저들에게 이같은 환경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렬한 액션 게임은 스트리밍으로 즐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부분은 이미 속도 문제로 LTE 환경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실패한 바 있기 때문에 이통사들에게 예민하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서비스 초기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며, 속도에 대한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불만을 얼마나 억누르느냐가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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