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가량 떨어진 섬에서 12일 탈 화산이 폭발, 화산재가 타가이타이 지역을 뒤덮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3일 필리핀 마닐라 공항의 활주로 등지에 화산재가 떨어지자 현지 당국이 항공기 운항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가량 떨어진 탈(Taal) 화산이 폭발함에 따른 여파다. 전날 오후 6시(이하 현지시간)부터 공항이 폐쇄되면서 이미 항공기 170편 이상이 결항했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탈 화산은 전날 오전 11시께부터 우르릉거리는 소리와 진동이 관측됐고 증기 활동이 활발해졌다. 이후 화산재가 뿜어져 나와 오후 7시 30분께는 높이 10∼15㎞에 달하는 테프라(화산재 등 화산 폭발로 생성된 모든 종류의 쇄설물) 기둥이 형성됐다.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의 케손시 북쪽에까지 화산재가 떨어지자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Phivolcs)가 경보 4단계를 발령했다. 수 시간 또는 며칠 안에 위험한 수준의 폭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호수로 둘러싸인 화산섬 인근 지역에서 규모 2.9, 3.9 등의 지진이 최소 75차례 관측됐으며 화산폭발에 따른 쓰나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오전에는 용암이 분출됐고, 더 큰 폭발 우려가 나왔다. 인근 지역에서는 화산재와 함께 직경 0.2∼6.6㎝가량인 분출물이 떨어지기도 했다.

탈 화산은 1911년과 1965년에도 폭발해 각각 1300명, 200명이 사망한 바 있다.

당국은 탈 화산섬을 영구 위험지역으로 선포해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했고, 반경 14㎞ 이내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필리핀 대통령궁은 13일 수도권과 인근 지역의 모든 관공서와 학교에 각각 휴무령과 휴교령을 내렸고, 민간기업에도 휴업을 권고했다.

필리핀 한인 총연합회도 탈 화산 인근 지역의 대피소와 비상연락망을 체크하고 교민들에게 화산 폭발 상황을 전파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다만 이번 화산 폭발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