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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계를 설치한 현대건설 전시에 눈길이 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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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6-667호 김금영⁄ 2020.01.22 10:51:26

현대건설 본사 사옥 1층 로비에서 1월 13~17일 열린 ‘건설 이즈 열정 ; 현대적인 삶, 건설적인 사람’ 사진전. 비계를 설치해 전시장을 꾸렸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카페에 마련된 전시장,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하지 않고 그대로 쓰는 전시장, 야외에 마련된 전시장 등 다양한 곳을 가봤지만,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비계(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가설물 및 그것을 지지하는 구조물의 총칭)가 설치된 전시장은 처음이었다.

현대건설이 이원석 작가와 손을 잡고 현대건설인의 열정을 주제로 한 ‘건설 이즈 열정 ; 현대적인 삶, 건설적인 사람’ 사진전을 1월 13~17일 현대건설 본사 사옥 1층 로비에서 선보였다. 현대건설이 현재 시공 중인 서울제물포로지하화, 힐스테이트 신촌, 김포고촌 물류시설,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 세종-포천 고속도로, 힐스테이트 이진 베이시티 등 총 6개 현장을 이원석 작가가 방문해 사진 촬영을 하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사실 보도자료만 먼저 접했을 때는 전시가 신선해 보이진 않았다. 열정을 이야기하는 기업들의 전시는 그간 많이 있어왔기 때문. 다소 식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전시 현장은 이런 선입견을 타파하는 노력이 눈길을 끌었다.

 

현대건설의 두 번째 아티스트 컬래버레이션 주인공인 이원석 작가. 사진 = 김금영 기자

흰 벽으로 둘러싸인 일반적인 전시장의 형태를 벗어나 비계를 세웠고, 여기에 작품을 설치했다. 일반적인 전시 주제였다면 흰 벽을 사용하는 편이 보다 작품 감상 환경에 더 효과적이었겠지만, 현대건설인의 열정과 현장을 보여준다는 취지 아래 적합한 구성이었다.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조명과 빨간 콘도 함께 설치되니 현장감도 살고, 건설회사라는 현대건설의 특성이 한껏 느껴졌다. 이 아이디어는 직접 현장을 다닌 이원석 작가가 제안했고, 현대건설 문화 홍보팀과 함께 힘을 합쳐 완성했다. 긍정적인 협업 효과였다.

선입견을 타파하기 위한 현대건설의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9월 래퍼 키썸과의 ‘건설 이즈 챌린지’에 이어 현대건설이 두 번째로 선보인 아티스트 컬래버레이션이었다. 키썸과는 뮤직비디오를 함께 촬영했고, 이번엔 사진전을 선보이며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대중에 다가가고자 했다.

주제 고려한 전시 구성 및 기업문화 다룬 웹드라마

 

지난해 9월 현대건설은 아티스트 컬래버레이션의 첫 행보로 래퍼 키썸과 ‘건설 이즈 챌린지’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사진 = 현대건설

특히 흥미로웠던 건 웹드라마다. 2018년 유튜브 및 온라인 채널을 통해 웹드라마 ‘설레는 직딩청춘, 현대건썰’ 총 4편을 제작해 선보였다. 토목사업본부에서 부서 OJT(On The Job Training: 실무 부서 배치 교육)를 시작하는 신입사원 ‘현대건’이 현대건설에 입사해 겪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이것 또한 기업 홍보 차원에서 굉장히 공익적 또는 일반적인 이론을 담은 딱딱한 내용으로 전개되면 재미가 없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웹드라마가 주목한 건 ‘우리 회사가 이런 저런 업적을 이뤘고, 이만큼 대단하다’는 내용이 아니라 현대건설의 회의 방식 등의 기업문화와 면접 과정과 현장 답사 등 다양한 현장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이 가운데 약간의 러브라인을 가미해 스토리도 구성했다.

베테랑급의 직원들은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신입 사원들은 어떤 현장을 마주하게 되는지, 다양한 입장에 처한 현대 직장인의 시선을 고려했다는 점이 느껴졌다. 여기에 사내 오디션을 진행해 현대건설에 다니는 진짜 인물들이 출연했다는 점도 현실감을 더하며 시너지 효과를 발했다. 전문 배우들이 등장하는 장면보다 재미도 있었고 친근감도 느껴졌다.

 

2018년 현대건설은 유튜브 및 온라인 채널을 통해 웹드라마 ‘설레는 직딩청춘, 현대건썰’ 총 4편을 제작해 선보였다. 사진은 웹드라마의 한 장면. 사진 = 현대건설

현대건설 문화홍보팀 김수정 차장은 “건설업은 과거부터 딱딱하고 무거우며 다소 보수적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며 “이런 선입견을 타파하고,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주역인 젊은 층과의 소통을 위해 아티스트 컬래버레이션 등 그간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전시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 전, 웹드라마와 뮤직비디오를 찾아보기 전, 기자 또한 그랬다. 식상하고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또한 변화를 인식하지 않은 선입견이었다.

김수정 차장은 “이번 전시는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 또는 현대건설의 사내 전시 차원으로 한정지은 게 아니라, 건설업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대중과 소통하고, 보다 대중에 어필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은 과거의 홍보 전단을 보는 듯한 뻔한 형식에서 벗어나, 친근한 문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변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보수적이라 여겨졌던 건설업계 편견의 장벽을 넘으려는 현대건설의 움직임이 흥미로웠다. 이런 형태의 협업, 문화 콘텐츠 활용이라면 더 보고 싶다. 다음에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현장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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