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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이거나 편리하거나’ 디자인에 힘 싣는 유통

아모레퍼시픽·애경산업·락앤락·롯데마트,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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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1호 옥송이⁄ 2020.02.26 17:30:20

아모레퍼시픽은 국제 디자인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 2020'에서 브랜드 블랭크(blank), 오설록, 이니스프리로 3관왕을 수상했다. 사진은 '패키지' 부문에 이름을 올린 ‘포레스트 포 맨(Forest for Men)’. 이 제품들은 제주 바다의 '돌'을 모티브 삼았다. 사진 = 아모레퍼시픽 


예쁘기만 해서도, 실용성만 강조해서도 안 된다. 두 가지를 아우를 수 있어야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유통업계가 ‘제품 디자인’에 공들이는 이유다. 최근 국내 유통기업들이 디자인 결실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인 디자인 경연대회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사례가 속속 발표됐다. 우수한 도안으로 주목받았지만, 회사마다 강조한 부분은 제각각이다. 브랜드 가치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제품 사용감에 초점 맞추기도 했다. 나아가 사회적 메시지 전달에 입각한 기업도 있다. 해당 어워드에 이름 올린 기업들을 살펴본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정체성·직관적 제품 특성 강조

간결한 디자인은 제품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데 용이하다. 아모레퍼시픽의 차 브랜드 ‘오설록’은 단순한 도안에 색상만 일부 달리해 ‘차의 발효 정도’를 나타냈다.

일렬로 줄지은 오설록 제품들은 얼핏 보기에 차이가 없다. 동일하게 적용된 검은색 테두리는 ‘차 브랜드’임을 강조하기 위해 제주 오설록 녹차밭 패턴을 정교화한 것. 하지만 자세히 보면 패키지 전면의 색이 조금씩 다르다. 소비자들이 차의 특징 및 발효 정도를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인포그래픽 명도에 차이를 뒀다. 짤막한 설명과 함께 다시 바라보면 어떤 발효차인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차 브랜드 '오설록'은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패키지' 부문을 수상했다. 차의 특징 및 발효 정도에 따라 인포그래픽 명도를 달리했다. 사진 = 아모레퍼시픽 


오설록은 해당 도안으로 ‘패키지’ 부문을 수상했다. 이 회사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대표 남성라인으로 같은 분야 상을 받았다. ‘포레스트 포 맨(Forest for Men)’은 제주 바다에서 오랜 시간 마모된 돌을 모티브 삼았다. 제주 곶자왈 이끼의 강한 생명력은 푸른 빛으로, 제주 현무암은 짙은 색상으로 표현했다. 제품 상자는 제주 녹차 부산물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지류로 제작했다. 이로써 용기 디자인부터 상자까지 해당 브랜드의 자연주의 감성을 담았다.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블랭크(blank)’는 ‘본연의 미’를 강조해 ‘커뮤니케이션’ 부문에 올랐다. 이 브랜드의 목표는 두꺼운 메이크업으로 얼굴을 가리기보다는 각자 장점을 드러내며 개성을 표현하는 것인데, 이를 디자인에 녹여냈다.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생략하는 대신 비주얼과 연출을 강조한 도안은 브랜드 성격을 드러내고 고객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블랭크(blank)’는 ‘본연의 미’를 강조해 ‘커뮤니케이션’ 부문에 올랐다. 사진 =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허정원 디자인 센터장은 “아모레퍼시픽그룹 디자이너들의 감각을 통해 각 브랜드의 정체성과 제품의 특징을 담아낸 디자인이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이 브랜드 이미지를 견고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고민과 도전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경산업 "브랜드 철학, 패키지 디자인으로 구현"

애경산업은 프리미엄 덴탈케어 브랜드의 특성을 제품 디자인에 오롯이 담아내 ‘패키지’ 부문을 수상했다.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살라리움(SALARIUM)’은 솔트 덴탈케어 브랜드로, 프리미엄 소금 원산지인 프랑스 게랑드·잉글랜드 말돈·안데스의 소금을 사용했다. 살라리움은 소금(Salt)의 어원이자 라틴어로 봉급을 뜻하는 샐러리(Salary)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소금이 고대 로마 시대부터 화폐로 사용된 점에 착안해 귀한 소금의 가치를 담았다.
 

애경산업은 프리미엄 덴탈케어 브랜드의 특성을 제품 디자인에 오롯이 담아내 ‘패키지’ 부문을 수상했다. 사진 = 애경산업 


살라리움은 순수 소금 결정체 모양을 육각형의 브랜드 로고로 형상화했고, 제품에 사용된 소금 원산지들의 특징을 디자인으로 포착해냈다. 소금의 질감을 패브릭 소재의 제품 상자로 형상화한 점도 수상 이유로 꼽혔다.

살라리움 관계자는 “살라리움의 브랜드 철학을 제품과 디자인으로 구현하고자 노력해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프리미엄 솔트 덴탈케어 브랜드 ‘살라리움’의 진정성을 전하기 위해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락앤락 “제품 디자인도 사용자 중심”

락앤락은 생활용품 기업답게 소비자 ‘사용감’에 집중했다. 인체공학적 설계에 심미적 요소를 더한 신제품 ‘메트로 텀블러’와 ‘소마 IH 시리즈’로 ‘제품’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메트로 텀블러’는 전 세계 유수 디자이너들이 속한 디자인 컨설팅 업체 ‘데이라이트(Daylight)’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모노톤의 은은한 색상은 심미적인 측면, 휴대성이 돋보이는 스트랩 형태의 손잡이와 얼음이 쏟아지는 불편함을 줄이는 이중 입수구는 기능적인 측면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메트로 텀블러’는 '제품'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스트랩 형태의 손잡이와 얼음이 쏟아지는 불편함을 줄이는 이중 입수구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 = 락앤락 


쿡웨어 라인 ‘소마 IH 시리즈’는 사용 편의에 초점 맞췄다. 이 제품은 직선형 디자인으로 설계돼 팬의 높이가 기존보다 1cm 높다. 덕분에 국물 요리 등 더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또 티타늄 불소로 코팅돼 음식이 눌어붙는 걱정 없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고, 손잡이는 사용자가 쥐었을 때 가장 편한 95㎜ 둘레로 만들어졌다.

락앤락은 이번 제품 수상 외에도, 해당 분야 및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한 기업에 부여하는 ‘iF 톱 라벨(top label)’을 받았다. 지난 5년간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국내 679개 기업 중 상위 50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쿡웨어 라인 ‘소마 IH 시리즈’는 인체공학적 설계를 인정받아 '제품' 부문을 수상했다. 사진 = 락앤락 


락앤락 정태락 디자인센터 상무는 “심미적인 부분을 넘어, 기능과 편의 등 소비자에게 필요한 부분까지 디자인에 면밀히 반영하며 남다른 가치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같이가요 캠페인’ 통해 메시지 전달

롯데마트는 캠페인성 상품을 제작해 ‘환경보호’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사가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한 ‘같이가요 캠페인’은 브랜딩 카테고리 커뮤니케이션 부문 본상에 올랐다. 해당 캠페인은 매장에서의 장바구니 사용을 권장하고 환경보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시작됐다.
 

롯데마트의 '같이가요 캠페인'은 커뮤니케이션 부문에 올랐다. 사진 = 롯데마트 


바다에 사는 고래와 거북이, 산에 사는 곰과 다람쥐, 하늘에 사는 새 등 자연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을 캐릭터로 만들어 장바구니 등의 상품 디자인에 적용했다.

롯데마트 서현선 디자인 경영실장은 “생태계를 중요하게 생각지 않고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동물들의 시선으로 환경보호의 절심함을 호소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상대적 약자인 동물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와 함께 소비자 동참을 끌어내기 위해 슬로건도 ‘깨끗한 지구, 같이 만들어가요’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생활 속에서 동참할 수 있는 캠페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좋은 기업, 친환경 사회적 기업, 고객 공감 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마트는 '환경보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같이가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해당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친환경대전'에 참가한 바 있다.  사진 = 옥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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