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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피하는 사이버 모델하우스, 누가 잘하나

대우·GS·한화건설 등 견본주택 닫고 온라인 실시간 중계 등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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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1호 윤지원⁄ 2020.03.03 09:54:05

GS건설 청라힐스자이 홈페이지에 올라온 견본주택 관람불가 및 사이버 모델하우스 개관 안내. (사진 = 웹페이지 화면 캡처)


봄은 주택 시장의 성수기다. 하지만 봄을 코앞에 둔 지금 주택 시장은 어느 때보다 얼어붙었다. 설 연휴 전후로 심각해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이유다. 특히, 최근 단기간에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경북 지역의 주택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2월 분양 일정을 계획했던 건설사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각 건설사는 자체 판단에 따라,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권고에 따라 분양 일정을 미루거나 실물 견본주택을 운영하지 않고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이용해 오프라인의 실물 견본주택을 대체하는 사례들이 눈에 띈다. 대우건설, GS건설, 한화건설 등이 최근 분양 일정을 진행하면서 실물 견본주택을 폐쇄하고 온라인 수단을 대안으로 활용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쌍용건설이 공급하는 서울 중림동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견본주택에는 21일 개관 후 3일간 2천 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모여들었다. (사진 = 쌍용건설)


수천명 몰리는 견본주택, 감염 온상 될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견본주택은 코로나19 같은 전염병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 관심이 높은 지역, 또 선호도가 높은 대기업 브랜드의 견본주택이 오픈하면 하루에 수천 명씩 방문객이 몰리기 때문이다. 이들이 방마다 십 수명씩 들어가 구경하고, 인테리어에 쓰인 자재와 집기 등을 일일이 손으로 만져본다. 분양 상담은 수십 개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은 채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코로나19를 경계하는 대중은 먼저 이런 위험을 피하기도 한다. 1~2월에 몇몇 지역에서 실물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분양을 진행했지만, 방문객이 급감한 사례들이 이미 벌어진 바 있다.

분양 일정 연기가 간단한 결정은 아니다. 정해진 날짜만큼만 미루는 게 아니라 사태의 추이에 따라 무기한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미루다가 제때에 착공을 못 하는 것도 곤란한 일이다.

이에 2~3월 분양이 예정되어 있던 일부 건설사들은 가능한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하되, 감염 위험도가 높은 실물 견본주택을 폐쇄하고, 사이버 견본주택이나 유튜브를 활용하기로 했다.
 

매교역 푸르지오 SK 뷰 조감도. (사진 = 대우건설)
매교역 푸르지오 SK 뷰 분양 홈페이지에 올라온 오프라인 견본주택 폐쇄에 관한 안내글. (사진 = 웹페이지 화면 캡처)


대우건설, 실물 견본주택 없이도
1순위 15만 명 청약 ‘완판’


대우건설은 14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매교역 푸르지오 SK뷰’의 실물 견본주택을 폐관하고, 대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오픈했다. 그리고 1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을 진행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매교역 푸르지오 SK뷰의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KT 클라우드 CDN(Contents Delivery Network) 기술을 적용해 동시접속자가 대규모로 몰려 트래픽이 과다해도 문제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수요자가 실물을 확인하지 못하면 청약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결과는 완판이었다. 1순위 청약부터 평균 경쟁률 145.7대 1, 최고 경쟁률 227.7대 1을 기록하며 전 타입 마감됐다. 일반공급 1074가구 모집에 15만 6505명이 청약한 것.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2월 미달 없이 순위 내 분양을 마감한 단지는 매교역 푸르지오 SK뷰가 유일했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는 실물 확인 여부가 크게 중요한 단지가 아니다. 교통 환경이 좋은 매교역 일대 1만 2000여 세대 재개발 지역의 중심이며, 학교를 품은 아파트라는 점이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을 뿐 아니라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인기를 끌었다.
 

매교역 푸르지오 SK 뷰 사이버 모델하우스 화면. (사진 = 웹페이지 화면 캡처)


막바지 ‘느슨한 규제’ 노린 수요 몰려

또한, 수원은 시내 집값이 연초부터 급등했는데 팔달구는 조정대상지역 중 규제가 가장 느슨한 3지역에 속해 있다는 점을 노린 투기 자본이 1순위 청약 열기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조정대상지역 3지역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1, 2지역에 비해 짧고, 재당첨 제한도 받지 않는 등 규제가 느슨한 데다 주택의 지역 내(수원) 우선 공급 청약일과 기타 수도권 거주자 청약일을 구분하지 않고 같은 날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21일 정부는 매교역 푸르지오 SK뷰가 속한 수원 팔달구를 비롯해 용인 기흥구, 남양주시, 하남시, 고양시 민간택지 등 3지역이었던 곳을 1지역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젠 조정대상지역은 어디나 지역 우선공급 대상자와 기타지역 거주자 청약일이 구분되고 분양권 전매가 사실상 금지된다.

매교역 푸르지오 SK뷰가 운영한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3D 이미지를 활용해 집 안 곳곳을 360도 시선으로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로, 대개의 분양 단지가 사용하는 사이버 모델하우스와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분양 일정 전부터 큰 관심을 모은 단지였기에, 여러 부동산 관련 매체들이 적극적으로 이 단지를 소개했다. 특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일부 인터넷 매체들은 일반 수요자들을 대상으로는 공개하지 않은 실물 견본주택을 동영상으로 취재해 공개했고,

이들은 각각 수만 뷰씩 조회됐다. 이들 동영상 취재 화면은 더욱 생생하고, 진행자의 디테일한 설명과 함께 소개되어 사이버 모델하우스만으로는 아쉬운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GS건설은 '과천제이드자이'의 실물 견본주택을 폐쇄하는 대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진행, 수요자들과 소통했다. (사진 = 유튜브 화면 캡처)


GS건설, 업계 최초 ‘유튜브 라이브’

GS건설도 실물 견본주택을 폐쇄하고 홈페이지에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공개했다. 또, 자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자이TV’를 통해 실물 견본주택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포함, 분양 특집영상을 직접 제작해 공개하고, 분양소장이 직접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채팅창으로 수요자들의 궁금증에 대답하기도 했다.

특히 GS건설은 현재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대구에서 ‘청라힐스자이’의 분양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더욱 고민이 컸다.

본래 청라힐스자이의 실물 견본주택은 7일 개관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구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개관일정을 21일로 한차례 연기했고, 끝내 개관을 취소하고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한 것이다.

GS건설은 대구 청라힐스자이 외에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제이드자이’에 대해서도 실물 견본주택을 열지 않는 대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공개했다.

특히 과천제이드자이에 대해서는 사이버 모델하우스 외에도 유튜브 동영상을 적극 활용했다. GS건설에 따르면 건설업계에서 모델하우스를 공개하면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GS건설이 대구에 공급하는 '청라힐스자이' 투시도. (사진 = GS건설)


라이브 방송으로 ‘실시간 상담’ 제공

자이TV는 9만 2천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분양하는 아파트 및 완공된 아파트를 소개하는 콘텐츠, 전문가가 출연해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콘텐츠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날 진행한 과천제이드자이 소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는 약 2800명이 참여했으며, 관련 방송의 총 누적 조회수는 7만 회를 훌쩍 넘길 만큼 관심을 모았다. 3월 2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진행될 청약에도 완판을 기대할 수 있게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물 견본주택은 실물을 본다는 의미도 있지만, 상세한 분양 상담을 할 수 있는 장소의 역할도 한다”며 “실물 견본주택 없이 청약 신청을 해야 하는 단지에서 예비 수요자들은 인터넷이나 전화 상담만으로는 부족한 정보에 답답함과 불만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심지어 인기 있는 단지들은 짧은 일정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므로, 전화로 대응하는 데 뚜렷한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 점에서 GS건설이 인터넷 라이브 동영상을 통해 수천 명의 동시접속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한 것은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GS건설은 청라힐스자이와 과천제이드 자이의 실물 견본주택을 당첨자에게만 공개할 예정이다. 당첨자 공개시에도 방문 시간 사전 예약을 통해 방문객이 몰리지 않도록 진행한다.
 

포레나 부산 덕천 조감도. (사진 = 한화건설)


한화건설, 부산에서 견본주택 폐쇄
현대·금호건설, 개관 시기 미뤄


한화건설은 3월 초 부산에서 첫 포레나 브랜드 아파트 ‘포레나 부산 덕천’ 단지를 분양한다. 하지만 부산도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에 한화건설은 포레나 부산 덕천 단지의 견본주택을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한다고 26일 밝혔다. 견본주택은 당첨자 발표 이후 당첨자들만을 대상으로 하여 지정 시간 예약 방문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홈페이지 내에는 입지, 단지 배치, 특장점 등 상세 정보를 배치해 대면 상담을 받지 못해도 불편함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실물 견본주택의 대안이 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360도 이미지를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카메라의 포지션이 고정되어 있고, 화각에 따른 왜곡이 있어 정확한 공간감을 느끼기 어렵다. 또한, 자재를 만져볼 수도 없다. 이런 점 때문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고민은 계속된다.

현대건설은 본래 이달 말 대구 중구 도원동에 ‘힐스테이트 도원 센트럴’ 89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3월로 잠정적으로 연기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구에 분양 예정인 아파트 3곳 모두 일정을 잡지 못했다"며 "공사 현장도 코로나 사태가 확산된 이후 엄격한 관리 속에 최소한으로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금호건설은 전남 영광군에 조성되는 ‘영광 금호어울림 리더스’ 견본주택은 28일 오픈할 예정이지만 대구 달성군 ‘다사역금호어울림센트럴’은 견본주택의 개관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건설이 공급하는 서울 중림동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견본주택에 21일 마스크를 쓴 방문객들이 모여있다. (사진 = 쌍용건설)


서울 시내 오피스텔 분양에는 인파 몰려

그런가 하면 뛰어난 상품성으로 인파가 몰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무색해진 곳도 있다.

쌍용건설의 오피스텔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은 시내 중심과 가까운 서울 중림동 일원에 17년만에 들어서는 오피스텔이라는 점과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에도 자유롭다는 이점 덕분에 21일 개관한 실물 견본주택에 3일 동안 2천 명이라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애초 쌍용건설 역시 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해 실물 견본주택과 사이버 견본주택을 병행 운영했지만,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물 견본주택에 수요자들이 몰려든 것.

쌍용건설 측은 “실물 견본주택에 매일 방역을 실시하고, 입구에 열 감지기를 설치해 발열 의심자 출입을 제한하는 동시에 응급환자를 위한 긴급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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