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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은행권 비대면 거래 촉진 … 금융 소외계층은?

대면 불안감 확산에 금융권 ‘언택트’ 주목 … 고령층은 ARS 등이 대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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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1호 옥송이⁄ 2020.03.06 09:53:47

지난 2월 7일 코로나19 확진자(23번) 방문으로 인해 고객들이 서울 중구 명동의 롯데백화점 본점을 빠져나오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비대면’이 일상을 지배하는 키워드로 떠올랐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면 불안감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특히 다중이용시설이 전염의 온상지로 지목되면서 온라인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언택트(Untact. 비접촉) 마케팅’은 은행에도 적용된다. 모바일 앱 등이 원활한 금전 거래 채널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영업점 폐쇄가 잇따르면서 대면 거래에 익숙한 금융소외계층의 은행 이용은 더욱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고객 “방문 꺼림칙해” 은행 “비대면 거래 권장”

“업무 때문에 창구에 오긴 했는데 찝찝하죠. 직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무래도 은행은 서로 마주 앉아서 대화해야 하고, 돈이나 서류를 서로 건네야 하잖아요. 그래서 업무 외의 개인적인 금융거래는 모바일 앱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영등포구 한 은행 지점을 찾은 30대 회사원 A씨)

4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총 5328명에 이르면서, 은행권 풍경이 바뀌고 있다. 대출 상담 등으로 북새통을 이루던 창구에 고객 발걸음이 뚝 끊겼다. 시중은행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확진자가 영업점을 방문해 지점 폐쇄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다. 지난 3일에도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위치한 KB국민은행 대구메트로 팔레스지점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지점이 폐쇄됐다.
 

서울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지난달 26일 우한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임시 폐쇄된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접촉으로 인한 감염 우려가 높아지자 ‘비대면 거래’가 은행 업계와 고객들의 대안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다중이용 시설인 영업점 방문이 꺼려지고, 은행들은 확진자 발생 시 지점을 폐쇄해서 생기는 경영 손실을 피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이 급증한 지난달 시중 은행들의 비대면 거래 건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은행의 2월 16~27일까지의 비대면 이체 건수는(인터넷·모바일·계열사 통합 플랫폼 모두 포함) 1228만 93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만 3281건 늘어났다. B 은행 역시 같은 달 16~22일, 550만 건의 인터넷·모바일뱅킹 이체가 발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만 건 늘었다.

반면 대면 거래는 줄었다. C 은행의 경우 지난달 10일 내점 고객이 21만여 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26일까지 18만 명 대로 감소했다.

은행들은 내점 고객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대면 거래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코로나19 특별관리 지역인 대구·경북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넷·스타뱅킹·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재택근무 및 가족 돌봄 휴가를 권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코로나19 대응 위원회’를 설립하고, 일반 고객의 비대면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

은행권도 코로나19 비상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창구에는 세정제가 비치됐고,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다. 사진 = 연합뉴스 


신한은행 역시 대구·경북 지역 고객들의 인터넷·모바일뱅킹·자동화 기기 등 대면하지 않는 채널의 수수료를 없앴으며, 일부 시스템을 개편해 전세자금 대출 및 가계대출 만기 연장 등의 업무를 영업점 방문 없이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비대면 채널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며 “이는 이미 19개 국내 은행의 비대면 거래 차지 비중이 90%에 이를 정도로 대중적 채널로 자리 잡은 것이 큰 도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어려운’ 금융소외계층은 어쩌나

인터넷과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 거래가 금융 묘책으로 떠올랐지만, 문제는 금융소외계층이다.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가 지난해 9월 발간한 ‘2018년도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금융거래(입출금 및 자금이체 거래 기준) 가운데 비대면 거래는 91.2%나 됐다. 은행 창구를 통한 대면 거래는 8.8%에 불과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를 하고 있는 KB금융그룹 임직원.  사진 = KB금융그룹 


은행권은 접촉하지 않는 거래가 늘어나자 영업점 규모를 꾸준히 축소해왔다. 2018년 현금입출금기(ATM)는 수는 전년 대비 30.2% 줄었고, 같은 해 국내 은행 점포 630곳이 문을 닫았다. 지점 내 CD·ATM 설치대 수 역시 2014년보다 9100개 감소했다.

주로 영업점과 CD·ATM을 사용하는 금융소외계층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점 폐쇄 및 통합 운영 사례가 생기면서 고령층 등으로 구성된 이들의 불편함은 한층 증가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점이 임시 폐쇄되거나 통합 운영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직접 방문하는 금융 거래에 익숙한 어르신 등은 불편함이 클 것”이라며 “창구나 ATM을 이용이 어려운 고객은 고령자를 위한 ‘전용 전화’나 ‘보이는 ARS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게 차선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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