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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만나는 독립영웅 “그들도 청춘이었다”

KB국민은행 ‘독립영웅 11인의 청춘’전, 우리은행 ‘유관순 서거 100주년 기념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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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1호 옥송이⁄ 2020.03.11 11:37:40

홍대 'KB청춘마루' 외벽에 새겨진 '독립영웅 11인의 미소'. 이 작품은 그래피티 아티스트 닌볼트가 작업했다. 사진 = 옥송이 기자 


돈오(頓悟. 갑자기 깨닫는 일)는 어렵지만, 역사를 되짚으면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00여 년 전 만세운동이 심간을 울리는 것도 이 때문일 터. 독립운동가들 가슴에 벼린 자주독립 의지는 현재 우리가 누리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 나아가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 3.1운동 101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세리머니가 은행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우리은행은 유관순 열사 기념주화를 발행하고, KB국민은행은 ‘독립운동 11인의 청춘’전(展)을 통해 열사, 투사들의 2020년을 상상한다. 위인들은 과연 어떤 모습의 ‘청춘’일까. 전시가 진행 중인 홍대 KB청춘마루를 9일 찾았다.

“독립영웅, 발전한 한국 봤다면 미소짓지 않았을까요?” KB국민은행, 화폭에 발칙한 상상

홍대 KB청춘마루 하얀 외벽에 거대한 그림이 갈아들었다. 초상이 새겨진 이 작품의 크기는 무려 가로 15m, 세로 7m에 달한다. 규모만 큰 것이 아니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 한 명 한 명, 업적과 기개는 그 이상이다. 이들은 한국 독립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위인으로, 그래피티 아티스트 닌볼트가 작업한 ‘독립영웅 11인의 미소’에 담겼다.

KB국민은행은 3.1운동 10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독립영웅 11인의 청춘’전(展)을 진행한다. 사진 = 옥송이 기자 
청춘마루 2층에서 본격적인 전시가 이어진다. 사진 = 옥송이 기자 


해당 작품은 KB국민은행이 3.1운동 101주년을 기념해 진행하는 ‘독립영웅 11인의 청춘’전(展)의 ‘예고편’과 같다. 전시의 모티브가 된 11인 독립영웅을 한 작품에 모았기 때문. 특히 작가는 ‘독립영웅들이 시간을 뛰어넘어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오늘날을 살아간다면 어떤 청춘의 모습일까’라는 이번 전시 주제의 정답으로 ‘미소’를 떠올렸다.

작가는 “처음에 11인의 이미지를 받았을 때 대부분 무표정이었다. 투옥 중이거나,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이분들이 지금까지 살아 계신다면, 독립해서 발전한 나라를 보고 온화한 미소를 지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온화한 표정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가들의 본격적인 공상(空想)은 2층 전시장에서 이어진다. 화폭마다 각 인물이 녹아있지만, 상상력에 따라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영웅들은 현대적인 새로운 직업을 갖기도 하고,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한다. 간혹 발칙한 공상이 이들을 로봇이나 기호 등 생경하게 재탄생시키기도 했다.
 

타이포그래피 작가 한중수는 만해 한용운을 '싱어송라이터'로 부활시켰다. 사진 = 옥송이 기자


시와 음악의 공통점은 비유를 통해 의미를 강조하거나 정서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타이포그래피 작가 한중수는 만해 한용운이 시인으로 활약한 점에 주목, 그를 오늘날의 ‘싱어송라이터’로 부활시켰다. 사랑과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그렸던 한용운의 시는 앨범 아트·포스터 형식으로 표현한 동명의 작품 ‘님의 침묵’, ‘나룻배와 행인’으로 거듭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국 상해 등 국제무대를 오가며 독립운동을 전개한 안창호 선생은 어떤 모습으로 화폭에 담겼을까? 압도적으로 많은 인물화와 달리, 도산 안창호를 표현한 그림은 기호 일색이다. 특히 주황색 원과 그 안에 그려진 입꼬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주황색 스마일’에는 십자가, 책, 해, 손 모양 등이 중첩됐다. 무슨 의미인지 추측 끝에 작품 소개를 들여다봤다. 샌프란시스코 오렌지 농장에서 일하면서 독립운동 했던 선생이 오렌지를 수확하면 느꼈을 독립에 대한 희망을 기호로 함축했다고 한다.
 

일러스트 작가 GRAFFLEX가 도산 안창호를 표현한 작품. 사진 = 옥송이 기자 


시선을 잡아끄는 또 다른 작품은 능선인지 파도인지 모를 짙푸른 물결무늬 속에 홀로 있는 여성의 모습이다. 어두운 주위 배경과 달리 밝은 전구 불 아래 있는 이 여성은 다소 고립돼 보이지만, 얼굴만큼은 고독해 보이지 않는다. 창밖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은 또렷하다. 일러스트 작가 연여인은 여성 독립운동가 남자현 선생을 그려냈다. 연 작가는 독립운동과 여성 계몽에 힘썼던 남자현 선생이 현시대에도 활동했다면, 여전히 여성들을 위해 사회적 차별에 맞서리라 상상해 정신적 강인함을  묘사했다.
 

이번 전시의 특징 중 하나는 기성작가들만 참여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이 아마추어 작가들의 공상은 한층 재기발랄하다. 우주비행사가 된 유관순부터 영화감독이 된 박열, 래퍼 안중근, 사진작가 한용운, 양궁 금메달리스트 안중근 등 편견을 깬 상상력과 위인에 대한 기발한 해석이 묻어났다.
 

일러스트 작가 연여인은 여성 독립운동가 남자현을 그렸다. 사진 = 옥송이 기자 
기성 작가 외에 학생들도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사진은 학생들이 독립영웅을 표현한 작품들. 사진 = 옥송이 기자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는 100년 전 영웅들이 그랬듯 오늘날의 우리도 단합된 마음으로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더 위대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100년 후 후손들에게 영웅으로 기억되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다”며 “참혹한 현실과 마주했음에도 후손들을 떠올리며 매 순간을 이겨냈을 ‘독립영웅 11인의 미소’가 현재 어려운 시기의 국민 모두에게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3.1운동 101주년을 기념한 ‘독립영웅 11인의 청춘’전은 KB국민은행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온라인 전시되며, 작품 실물 전시는 청춘마루에서 오는 3월 말까지 진행된다.

우리은행, 유관순 열사 추념 메달·무궁화 은화 제작 “독립운동 의미 되새김”

우리은행은 18세의 나이로 순국한 ‘청춘’ 유관순 열사를 추념한다.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추념 메달과 무궁화 입체은화를 제작 판매한다.

우리은행 측은 “이번 판매는 대한의 자주와 독립을 염원하며 3.1운동으로 인해 1920년 18세 꽃다운 나이에 감옥에서 순국한 유관순 열사를 추념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금메달 Ⅰ·Ⅱ종, 은메달Ⅰ종, 입체은화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 추념 메달과 무궁화 입체은화를 제작했다. 사진 = 우리은행 


추념 금메달 Ⅰ·Ⅱ종과 추념 은메달은 유관순 열사의 모습, 서대문 형무소, 일제에 항거했던 아우내장터, 태극·무궁화 등의 도안으로 제작됐으며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잠상 이미지도 배치됐다. 무궁화 입체 기념 은화는 싱가포르 조폐국에서 이번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 추념 메달 출시와 일정에 맞춰 발행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유관순 열사의 의지와 항거를 기억하자는 추념의 의미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사업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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