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이호섭의 가정사가 주목받고 있다. 24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의 ‘화요초대석’에 작곡가 이호섭이 출연했다.
이날 이호섭은 “3세 때 큰어머니에게 입양됐다”며 가정사를 밝혔다. 그는 “큰어머니는 시집온 지 2년 반이 지나고 남편과 사별을 했다. 집안 어르신들이 좋은 인연을 만나 재가하라고 했지만, 큰어머니가 우시면서 ‘제가 박복해서 남편도 잃어버린 마당에 다른 데 간들 무슨 복이 있겠냐. 도련님이 장가가실 때가 됐으니 아이 하나만 보내주시면 남편 삼아 자식 삼아 의지하면서 살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호섭은 “아기를 떼서 보내려고 하는 친어머니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 글로 다 하지 못하는 아픔이 있었을 것”이라며 “한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다. 하지만 큰집 후손이 끊길 마당이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하셨다”고 이야기했다.
이호섭은 12살 때 마산으로 이사간 뒤, 큰어머니께서 집을 구매했지만 사기를 당했다고 밝히며 “이후 큰어머니께서 친척들에게 돈을 빌려 집을 지었다. 돈을 갚기 힘드니 나중에는 집이 넘어갈 판이었다. 제가 빚쟁이들한테 하도 시달리는 큰어머니 모습을 보니 내가 정말 판사가 돼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이호섭은 고시 공부를 하던 중 숙부로부터 “우리 집안 내력이 연좌제가 걸리니까 고시 공부를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그는 “아버지가 좌익활동을 하셨다”며 “해방을 맞이하고 나서 정부에서 좌익을 하시는 사람들에게 자수하라고 해 아버지는 가족 살림을 꾸리기 위해 자수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경상남도 의령군에서 총살을 당하게 됐고 이에 이호섭은 “알고 보니 저는 태어날 때부터 법정 무능력자였다. 어머니를 빚쟁이로부터 보호도 못하고 공무원 시험도 못 본다. 노동이나 장사 같은 개인적인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호섭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순간적으로 약한 마음에 ‘살아서 뭐하냐’라는 생각에 낙동강에 몸을 던졌다.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강물에 떨어졌다. 그런데 큰어머니 말씀이 생각났다.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 가치는 그 사람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 알게 된다. 죽을 때 사람은 곱고 아름답게 죽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때 ‘한 번만 살려달라. 그러면 험한 꼴로 죽지 않겠다’고 기도 했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