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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기회” '동학개미' 투자자 잡기 나선 증권사들

삼성증권·NH투자·미래에셋대우·한투 등 고객 유치 이벤트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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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4호 이될순⁄ 2020.04.10 17:31:28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 치우면서 주가가 폭락하자 이를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방어하고 있다. 소위 ‘동학개미운동’이다. 개인 투자자를 뜻하는 ‘개미’에 1894년에 일어난 반외세·반봉건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을 합쳐 만들어낸 신조어다. 코로나19 이후 주가 낙폭이 커지자 저가 매수로 이익을 볼 기회라고 생각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신규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주식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며 주식 입문자들의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들은 주식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며 주식 입문자들의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 앞다퉈 주식 수수료 ‘무료’ 캠페인 진행

삼성증권은 올해 6월 말까지 비대면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온라인 국내 주식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영원히 0원’ 캠페인을 진행한다. 대상은 신규고객과 휴면고객이다. NH투자증권은 모바일증권 서비스 ‘나무’에서 비대면계좌를 개설하고 주식거래를 개시하면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이벤트의 기간을 1년 연장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월 말까지 모바일을 통해 다이렉트 계좌를 개설하는 신규고객에게 2025년까지 국내 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 것에 더해 현금 1만 원을 지급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6월 말까지 스마트폰 앱이나 뱅키스 다이렉트를 통해 주식계좌를 개설하는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프리 포에버, 평생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카카오뱅크를 통해 한국투자증권 주식계좌를 최초 개설한 고객에게는 총 2만 원(카카오뱅크 1만 원+주식계좌 1만 원)을 입금해 준다.

KTB투자증권은 신규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에 한해 주식 한 주를 사면 한 주 더 주는 ‘주식 더블 증정’ 이벤트를 오는 6월 말까지 진행한다. KB증권은 6월 말까지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주식 위탁수수료를 평생 면제한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제로(0)’ 수수료 이벤트를 내걸었다.

신규 계좌 증가, ‘개미잡기’에 나선다

증권사들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개인의 신규 계좌 행렬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3092만 7776개로 집계됐다. 올해 초(2935만 6620개)와 비교해 5.08% 늘어난 수치다. 2월 2990만 7185개였던 계좌 수는 86만 2000여 개가 증가해 3월엔 3076만 9014개가 됐다. 한 달간 증가율이 2.88%에 이른다.

카카오뱅크 주식계좌개설 서비스를 이용해 가입한 한국투자증권 어플의 모습. 거래한 주식이 호가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이될순 기자)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잔고가 10만 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계좌다. 주로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 개설하는 위탁매매 계좌가 대부분이다.

키움증권은 지난달에만 새롭게 개설된 계좌가 43만 1000개에 달했다. 올 1월 기록한 14만 3000개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신규계좌 개설을 할 때 지점을 방문하지 않는 비대면 서비스로 고객이 몰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2월 비대면 신규계좌가 각각 30만 개 개설됐다고 밝혔다. 또 카카오뱅크에 주식계좌개설 서비스 대상을 추가한 한국투자증권은 서비스 출시 11개월만 카카오뱅크를 통해 약 120만좌의 신규 계좌가 개설되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계좌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약 1~2분 이내에 계좌개설 신청이 가능해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최근 증시 변동성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늘면서 신규계좌 개설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저가 매수 기회”… 개인 주식투자 열기 ↑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저점 매수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은 연일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부터 8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액은 약 20조 26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2개월여 만에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순매수한 주식 규모가 20조 원을 돌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약 19조 3824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외국인 물량 대부분을 받아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코로나19로 폭락했던 증시가 향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직장인 이모(28·여)씨는 “진에어 주식이 5000원대까지 내려갔다가 지금은 1만 원대로 올라갔다. 과거 최고점은 3만 원대다. 묵혀두면 언젠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기를 반영하는 투자자예탁금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았거나 주식을 팔고 찾지 않은 자금이다. 예탁금이 증가하는 것은 시중 자금이 증시에 유입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 교차통계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1일 47조 6670억 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거 투자자예탁금 최고액은 코스피 종가가 2,598.19로 역사상 가장 높았던 2018년 1월 29일의 31조 8000억 원이었다.

다만 개미 투자자들의 과도한 투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SK증권 안영진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많은 예탁금이 들어온 것은 분명한데, 미래 주식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 조심스럽다”며 “경험이 많지 않은 신규 투자자들은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3월 하순을 바닥으로 현재는 반등 중인데 이게 완전한 터닝 시그널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며 “시장 내에서 크레딧 리스크(채무자가 채무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위험)가 남아 있고, 실물경제와 실업문제들이 장기화 될 조짐이 있기 때문에 지수가 2200에서 1450까지 떨어지고 다시 1800까지 올라왔다고 하더라도 리스크가 남아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이 밀집해 있는 여의도 야경.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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