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코로나19로 인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괜찮은 실적은 낸 것으로 나타났다. 둘 다 증권가 예측 보다는 좋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다만 2분기에는 양사 모두 실적 악화가 전망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55조 원, 영업이익 6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52조 3855억 원)대비 4.9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6조 2333억 원) 대비 2.7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1.64%로 전년 동기(11.89%) 대비 0.26%포인트(P) 감소했다.
이런 실적은 최근 코로나19로 증권사들이 전망치를 잇달아 낮춘 것에 비해서는 예상을 넘는 양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1개월간 증권사들이 제시한 전망치 평균(연합 인포맥스 기준)은 매출은 약 54조 7000억 원, 영업이익 약 6조 256억 원이었다.
부문별 실적은 이날 미공개됐지만 반도체는 양호하고 스마트폰 부문도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생산에 차질이 없었고 오히려 비(非)대면 업종의 호황으로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도 올라서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부문은 갤럭시S20과 폴더블폰 등 플래그십 제품의 소매판매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진했지만, 출하에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IT(IM 사업부)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문가들이 전망한 2조원 초반보다 높았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영향이 3월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어 2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에는 반도체 부문은 기업들의 서버 수요는 양호한 반면 모바일 수요 감소 영향으로 성장이 제한될 것으로 예측되며, 스마트폰 부문은 2분기에 판매 부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가전(CE) 사업부 역시 글로벌 생산 기지 셧다운과 북미와 유럽의 가전 유통망 중단 등의 영향에 따라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어닝 서프라이즈’, 스마트폰은 적자 전망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1분기 매출이 14조 7287억 원, 영업이익이 1조 904억 원이라고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1.07%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7.40%로 전년 동기(6.04%) 대비 1.37% 증가했다.
이런 잠정실적은 증권사들이 최근 1개월간 제시한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 8700억 원을 크게 뛰어넘어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된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2000억원대의 영업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한 것의 영향이 짐작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2분기에는 스마트폰 부문 적자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LG전자의 1분기 스마트폰 부문 수요 부진이 중국에 한정됐고, 3월 말부터는 유럽과 북미 등 세계 곳곳에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적자 폭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