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이 해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미국의 푸드 인플루언서들이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를 집밥메뉴로 추천하고, 농심은 해외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신제품 짜파구리를 용기면으로 출시하는 등 K-푸드의 위상을 드러내고 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미국 인플루언서 선택받아
전 세계적으로 내식(內食)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의 푸드 인플루언서들이 ‘비비고 만두’를 집밥메뉴로 추천해 눈길을 끈다. 특히 ‘덤플링(Dumpling)’이 아닌 ‘만두(Mandu)’로 소개해 K-푸드에 대한 미국 내 인식이 한층 높아진 분위기다.
미국의 인기 셰프이자 엔터테이너로 다수의 요리프로그램 호스트로 출연했던 조지 듀란은 지난달 말 WUSA, WPHL 등 지역 방송국과 라디오에 출연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부활절 특별메뉴’로 비비고 만두를 추천했다.
실제 조지 듀란은 지난 1월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비비고 뉴욕 팝업스토어 행사를 계기로 비비고 만두를 처음 접한 후 비비고의 열렬한 팬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여러 추천 메뉴 중 비비고 만두를 가장 먼저 소개하며 “품질 좋은 고기와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야채가 비비고 만두를 좋아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또 팬 프라잉, 스팀, 스프 등 다양한 조리법을 설명하고, 특별한 풍미를 느끼고 싶은 이들을 위해 비비고 고추장 바비큐 소스를 추천하기도 했다.
먹방 크리에이터 제레미 제이코보위츠는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 비비고 팝업스토어에 방문해 시식 영상을 올렸다. 전직 푸드 프로그램 PD이자 현재 45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그는 비비고 만두, 닭강정, 잡채, 비빔김밥 등 메뉴를 시식하며 구독자들에게 K-푸드를 소개했다. 특히 시식 중 고추장의 매운 맛에 땀을 흘리면서도 달콤하게 매운 고추장의 매력에 대해 강조하며 집에서도 즐겨볼 것을 권유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에서 K-푸드 인기가 높아지고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식 대표 브랜드 비비고가 소개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제품을 앞세워 만두, 고추장 등 음식에 대한 한국 고유 명사를 비롯한 식문화를 널리 알리고 K-푸드의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 ‘짜파구리’ 용기면으로 글로벌 시장 겨냥
“농심, ‘짜파구리’ 신제품을 정식으로 출시해주세요(Dear Nongshim, please introduce an official new product in the market; instant ‘Jjapaguri’).”
“일본에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일부 일본인이 짜파구리가 짜파게티와 너구리 조합인 줄 모르고 슈퍼마켓에서 ‘짜파구리’를 찾는 것을 봤습니다. 짜파구리를 제품으로 출시한다면, 외국인들이 더 쉽게 맛볼 수 있을 거예요.”
미국과 일본의 소비자가 농심 SNS계정에 남긴 글이다. 농심이 짜파구리 출시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이와 같은 전 세계 소비자들의 요청이 있었다. 짜파구리는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 라면을 섞어 만든 음식으로, 2009년 농심이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네티즌이 자신만의 이색 레시피로 소개했다. 영화 ‘기생충’에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면서 극 중 등장한 짜파구리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농심에 따르면 짜파구리 열풍으로 지난 2월 해외매출이 전년 대비 120% 올랐던 짜파게티는 3월에도 116%의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도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이 농심 SNS채널을 통해 짜파구리에 대한 호기심과 시식 후기를 공유하고 있을 만큼 관심과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봉지라면 조리에 익숙하지 않아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용기면 출시를 요청하는 해외 소비자들의 의견이 여러 건 접수됐다”고 말했다.
농심은 이런 성원에 힘입어 짜파구리 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제품 짜파구리는 용기면으로 출시된다. 농심 관계자는 “나름의 방식대로 짜파게티와 너구리 두 제품을 섞어 짜파구리를 만드는 것은 소비자가 재미를 느끼는 영역이기 때문에 봉지라면 대신 용기면으로 개발했다”며 “편의점이나 야외활동 등에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용기면을 주로 소비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매운 맛을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국내에는 매콤한 맛이 특징인 ‘앵그리 짜파구리 큰사발’을 출시한다. 해외에는 나라마다 매운 맛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앵그리 짜파구리 큰사발’과 오리지널 ‘짜파구리 큰사발’을 함께 내놓는다. 앵그리 짜파구리는 너구리의 면발과 매콤한 맛이 특징인 해물짜장소스가 조화를 이룬 제품이다. 여기에 고추와 함께 볶은 야채조미유를 더했으며, 잘게 썰어 넣은 다시마도 첨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의 조리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해 가정이나 편의점에서 빠르고 손쉽게 조리해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동남아시아와 일본, 호주, 러시아 등에서 우선 판매를 시작하고, 점차 국가를 늘려 나갈 예정이다. 이르면 5월부터 순차적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짜파구리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짜파구리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한국 라면의 새로운 매력을 알리며, K-푸드의 새로운 주역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