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 아트스페이스가 네덜란드 출신 작가 휘도 판 데어 베르베의 국내 첫 개인전 ‘시련과 부활(Trials and Resurrections)’을 7월 11일까지 연다.
송은 아트스페이스는 국제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나 국내에 심도 있게 다뤄지지 않은 해외 작가들을 꾸준히 소개해왔다. 카를로스 아모랄레스(2011), 레안드로 에를리치(2012), 채프 만 형제(2013), 크리스틴 아이 추(2015)의 뒤를 이어 다섯 번째로 선정된 해외 작가는 네덜란드 출신의 작가 휘도 판 데어 베르베다. 이번 전시 협력 큐레이터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레지던시 드 아뜰리에(De Ateliers)의 디렉터 산더 카르스컨스가 참여했다.
휘도 판 데어 베르베의 작업은 원대한 꿈과 일상생활의 평범함 사이에서 시작된다. 영상, 클래식 음악,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인간의 야망과 그를 위한 노력의 무의미함이 드러내는 이중성에 대해 다룬다. 카메라 동작이 거의 없는 롱 테이크 촬영 기법으로 잔잔하지만 극적인 동작을 연출하고 기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발밑에서 끊임없이 깨지는 얼음 틈새를 보며 쇄빙선 앞을 걷는 작가의 도전을 담은 ‘여덟 번째, 에브리싱 이즈 고잉 투 비 올라잇(Nummer acht, everything is going to be alright)’(2007) ▲24시간 동안 북극에 가만히 서 있으며 본인의 몸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아홉 번째, 더 데이 아이 디든 턴 위드 더 월드(Nummer negen, the day I didn’t turn with the world)‘(2007) 등의 주요 작업을 포함해 지난 10여 년에 걸친 작가의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총 8개의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에서 처음 마주하게 되는 ‘두 번째, 저스트 비코즈 아임 스탠딩 히어 더슨 민 아이 원 투(Nummer twee, just because I’m standi ng here doesn’t mean I want to)’는 작가의 첫 작업이자, 현재까지 탐구해 온 다양한 주제와 형식을 집약한다. ‘고뇌하는 천재 작가’라는 시대착오적 클리셰, 클래식 음악의 감정적 영향, 견딜 수 없는 일상의 따분함 같은 주제들은 실존적 권태감의 나른한 분위기와 외로운 감정으로 연출된다. 이밖에 우울증과 도피주의를 이야기하는 세부작업 세 개로 구성된 작품 등도 볼 수 있다.
한편 송은 아트스페이스는 송은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신진작가를 발굴 및 지원하기 위한 송은 미술대상, 국내외 작가 개인전, 협력 큐레이터가 함께하는 특정 국가의 젊은 작가전 및 컬렉션전 등 국내외 기획전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내년 여름, 스위스의 건축가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의 첫 국내 건축물인 삼탄 & 송은문화재단 신사옥에 송은 아트스페이스가 새롭게 개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