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사태 이후 어느 때 보다 제약업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백신 전문 제약사 GC녹십자의 치료제 개발 소식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밖에 다양한 제약업계 연구개발(R&D) 소식을 묶어서 정리해 보았다.
GC녹십자, 정부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GC녹십자는 4일,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 과제에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치료적 확증을 위한 임상시험 및 상업 생산 준비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GC5131A는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 직접 투여하는 의료행위인 ‘혈장 치료’와 달리 혈장에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서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의약품이다. 임상시험은 늦어도 7월 중에 개시될 예정이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약물 제조를 위한 코로나19 회복기 환자 혈장 수집이 이번 주에 시작된다. 혈액제제 국내 생산기지인 오창공장에서 이 치료제 양산을 위한 시험 생산도 이미 마쳤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크게 두 가지 목적을 두고 혈장치료제 개발 중”이라며 “우선 시급한 코로나19 환자 치료 목적이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 치료제 플랫폼 확보라는 미래 대비차원”이라고 설명했다.
8일에는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들로 구성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에 합류했다고 GC녹십자 측은 밝혔다. 얼라이언스에는 CSL Behring, Takeda, Biotest, BPL, LFB, Octapharma 등 글로벌 ‘톱10’ 혈액제제 기업이 거의 다 속해있다. 특정 제품 개발을 위해 글로벌 혈액제제 업계가 결성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고 GC녹십자측은 설명했다. 이들 기업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 내 다양한 면역 항체를 추출해 만드는 고면역글로불린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으며, 회복기 환자의 혈장 확보, 임상시험, 제품 제조 등 치료제 주요 개발 단계에서 전문 지식과 자원을 공유한다. GC녹십자는 자체 개발중인 GC5131A를 국내에서만 상용화하고, 해외의 경우 공동 개발한다. 얼라이언스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협력하여 이른 여름부터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치료적 확증을 위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휴온스, 미국에 코로나19 관련 방역용품 수출
휴온스그룹은 미국 및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설립한 휴온스USA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방역용품 수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휴온스USA는 최근 미국 워싱턴 주정부에 방역용품 공급 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수출 규모는 미화 475만불(한화 약 60억원) 규모이며, 추후 단계적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 검체 채취 키트 및 소독제 등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달 30일 중국 국가약품관리감독국(NMPA) 의약품평가센터(CDE)로부터 보툴리눔톡신 ‘휴톡스’의 ‘미간주름 개선’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최종 승인받았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2월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을 제출한 바 있으며, 이번 임상시험계획 승인에 따라 중국 임상 3상을 통해 ‘중등증 또는 중증의 미간주름 개선’에 대한 유효성을 확인할 계획으로 중국 현지에서 임상 3상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휴톡스는 이미 세계 여러 국가에 수출 중이며, 국내에서도 ‘미간주름 개선’에 대한 임상 1상, 2상, 3상을 모두 성공적으로 완료한 후 ‘리즈톡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바 있다.
휴온스는 8일, 미국 FDA로부터 ‘1% 리도카인염산염주사제 5mL 바이알’에 대한 품목허가(ANDA 승인)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휴온스는 앞서 3개의 앰플 주사제(2017년 생리식염수주사제, 2018년 리도카인주사제, 2019년 부피바카인주사제)에 대한 FDA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 승인받은 주사제는 지난 2018년 FDA ANDA 승인을 받은 1% 리도카인주사제 5mL 앰플’의 바이알 규격 제품이다. ‘리도카인주사제’는 2010년대부터 미국 내에서 만성적 물량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기초의약품이다.
대웅제약, 미국서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임상 결과 공개
대웅제약은 ‘2020 미국소화기학회’에서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에 대한 국내 3상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회는 취소됐으나 펙수프라잔의 연구 결과는 우수 포스터로 선정돼 2일(현지시간)부터 전자포스터(e-Poster) 형식으로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대상으로 국내 25개 병원에서 진행한 3상 임상시험 결과다. 8주까지 내시경상 점막 결손 치료에 있어 99%의 치료율을 나타냈으며, 환자가 약을 복용할 때 불편함이나 부작용이 적은 양호한 내약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펙수프라잔’은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갖는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제제다.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3상을 완료하고 여러 산 분비 관련 적응증 획득을 위한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내시경 치료율과 증상 개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위산분비억제제 효과를 보인 것이다.
11일에는 항혈전제 ‘안플원’의 출시 5주년을 기념해 웹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오후 1시부터 의료 전문 포털사이트에서 진행되며, ▲말초동맥질환의 혈관 내 치료 이후 사포그릴레이트의 임상적 의의(가천길병원 혈관외과 강진모 교수) ▲당뇨병 환자에서의 혈관합병증 치료 및 예방에 있어 사포그릴레이트의 효과(한양대학교 내분비내과 박정환 교수)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안플원은 대웅제약이 2015년 5월 출시한 만성동맥폐쇄증에 의한 궤양, 통증 및 냉감 등의 허혈성 증상 개선제다.
한미약품,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허가 ‘목전’
한미약품은 8일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론티스’의 국내 허가 신청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이번 허가신청이 예정된 절차대로 심사될 경우, 롤론티스는 내년 상반기 국내에서 출시된다. 이미 FDA 시판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미국에서는 올해 하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개발해 2012년 미국 제약기업 스펙트럼에 라이선스 아웃한 바이오신약이다.
이번 식약처 시판허가 신청은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이 주도한 2건의 글로벌 임상 3상(ADVANCE, RECOVER) 데이터를 토대로 제출됐다. 골수억제성 항암화학요법으로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한 초기 유방암 환자 64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임상에서 롤론티스의 안전성과 약효가 확인됐다.
에스티팜, 에이즈치료 신약 프랑스 임상 승인
에스티팜은 프랑스 국립의약품청(ANSM)으로부터 자체개발 신약 에이즈치료제 ‘STP0404’의 임상1상 시험 계획 승인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STP0404는 HIV-1 인테그라제의 비촉매 활성부위를 저해하는 신규기전의 first-in-class 신약이다. 이번 승인에 따라, 프랑스에서 총 74명을 대상으로 단일용량상승시험과 다중용량상승시험, 음식물영향평가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중 임상1상 시험의 결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전임상시험에서 STP0404는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둘러싸고 있는 외막(capsid) 밖으로 HIV의 유전물질을 끄집어내 바이러스의 증식과 재활성화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확인됐다. 증식이 억제된 HIV는 인체 면역시스템에 의해 사멸된다는 점에 비춰 STP0404가 세계 최초로 에이즈를 완치할 수 있을 것으로 에스티팜 측은 기대하고 있다.
JW크레아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기술 유럽 특허 획득
JW신약의 자회사 JW크레아젠은 ‘준성숙 수지상세포를 활용한 바이오신약 개발기술’에 대해 유럽 특허청(EPO)으로부터 특허 등록 결정을 승인 받았다고 8일 밝혔다. 이 특허는 미성숙 수지상세포에 자가 항원과 활성화 물질을 처리해 준성숙 수지상세포를 제조하는 방법에 관한 것으로,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백신(예방용 치료제) 개발에 관한 기술이다. JW크레아젠은 현재 성숙 수지상세포 기반의 간암치료제(임상 3상), 교모세포종치료제(임상 1/2상)와 미성숙 수지상세포 제조기술을 토대로 하는 면역질환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유럽 특허청으로부터 항암백신 개발에 필요한 성숙 수지상세포치료제 제조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 결정을 승인 받은 바 있으며, 유럽 총 11개국을 대상으로 이달 내 최종 특허 취득을 완료할 계획이다.
보령제약, 항암제 ‘젬자’ 국내 판권 획득
보령제약은 미국 일라이 릴리사(社)와 항암제 ‘젬자’에 대한 자산 양수∙인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보령제약은 젬자의 한국 내 판권 및 허가권 등 일체의 권리를 갖게 됐다. 보령제약과 한국릴리는 지난 2015년부터 ‘젬자’ 코프로모션을 진행해 왔다. ‘젬자’는 췌장암, 비소세포 폐암, 방광암, 유방암, 난소암, 담도암 등에 적응증을 가지고 있으며, 1차 또는 2차 치료에서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2019년 젬자의 국내 매출은 142억원(IMS기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