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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쇼 머스트 고 온” 통신사가 돕는다...SKT·LGU+의 ‘통 큰’ 공연계 지원

SKT 플로, 홍대 인디뮤지션 100팀 릴레이 라이브…LG유플러스, 대학로 연극 전폭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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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7호 윤지원⁄ 2020.06.08 09:39:20

LG유플러스 IPTV의 '집으로 온 공연' 메뉴에서 제공되는 대학로 연극 콘텐츠들. (사진 = 윤지원 기자)

“쇼 머스트 고 온”(Show must go on, 공연은 계속되어야 한다)이라는 유명한 슬로건이 있다. 어떤 곤란한 문제가 생겨도 문화예술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인디 뮤지션, 대학로 극단 등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어려움에 처한 공연계를 돕기 위해 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감염병 타격에 공연계 존폐 위기
"무대에 서는 직업 사라질라"


전례를 찾기 힘든 감염병 사태로 여러 분야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정도 차이가 있는 게 당연하지만, 공연계는 특히 피해가 큰 편이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국내에서 취소된 공연과 전시는 2500개에 달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이 기간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계의 피해액은 약 520억 원으로 집계됐다.

공연계는 평소 월 300억~400억 원대 매출을 올려왔으나 4월에는 10분의 1 수준인 47억 원에 그쳤다. 5월에 그나마 112억 원을 기록하며 반등 노선에 올라탔나 했는데, 이태원 클럽, 쿠팡 물류센터 등에서 비롯한 수도권 확진자 속출로 인해 도로 위축되는 분위기다. 당장 지난 5월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국립발레단의 ‘지젤’을 비롯해 임박했던 국공립 공연장·단체의 공연 스케줄을 모두 취소 또는 연기시켰다.
 

GS칼텍스 예울마루가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기획공연을 재개하기 위해 객석을 방역하고 있다. (사진 = 예울마루)

 

예술의 전당은 거리두기좌석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 =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 국립극장 같은 국공립, 메이저 극장들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이니, 작고 영세한 공연 단체들의 사정은 말도 못 한다. ‘예술극장 나무와 물’, ‘종로예술극장’ 등 대학로 터줏대감이던 일부 소극장들은 지난 4월 아예 폐업했다. 공연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월세를 일체 감당할 수 없어서다.

좌석 중간중간을 비우고 소수의 관객만 입장시키는 방식으로 공연을 이어가려는 곳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공연을 올려도 극장을 찾는 관객이 너무 적어서, 기획·제작비며 대관료 등을 충당하기엔 입장 수입이 턱없이 부족하다. 아예 공연을 올리지 않는 것보다 손해라는 얘기도 공연계에서 나온다,

설 무대를 잃고, 수입이 끊어진 연극배우나 인디 뮤지션들은 아르바이트와 대출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홍대 인디 씬에 정통한 한 공연기획자는 “경제적 어려움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무대에 서는 일을 더 이상 직업으로 삼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좌절감일 것”이라며 탄식했다.

그런데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과 산업 전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언택트’(untact, 비대면)의 지혜를 공연계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화질 영상 제작 및 처리 기술과 통신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덕이다. 그리고 이러한 ICT 기술을 보유한 통신업계 대기업들은 공연계 후원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6월 3일 '스테이지&플로:홍대'의 주인공인 밴드 '불고기디스코'의 라이브 공연 영상. (사진 = 유튜브 화면 캡처)


홍대 뮤지션 100팀, 공연한다
SK텔레콤 ‘스테이지 & FLO : 홍대’


SK텔레콤의 음악 플랫폼 플로(FLO)는 홍대 인디 음악을 주제로 ‘Stage&FLO: Hongdae’(스테이지앤플로: 홍대를 옮기다)라는 제목의 언택트 온라인 콘서트를 기획했다.

‘스테이지&플로:홍대’는 인디 씬 아티스트 공연과 음원 제작을 지원해 다양한 음악 장르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기획된 음악 창작자 협업 프로젝트로, 5월 30일부터 100개 팀의 릴레이 라이브 콘서트를 플로 앱과 공식 유튜브 채널 ‘CAKE POP’(케이크팝)을 통해 서비스한다.

홍대 인디씬의 ‘조상님’이자 대한민국 1세대 펑크 밴드인 노브레인을 비롯해 브로콜리너마저, 이디오테잎, 가을방학, 안예은, 김사월 등등 홍대 일대의 클럽과 극장을 무대로 활동해 온 인디 뮤지션 100팀이 매일 1팀 이상씩 6월 내내 무대에 오른다. 라인업은 케이크팝 공식 SNS 계정 등을 통해 매주 1주일 단위로 미리 공개된다.
 

5월 30일 '스테이지&플로:홍대'의 첫 스타트를 끊은 밴드 'SURL'(설)의 라이브 영상. (사진 = 유튜브 화면 캡처)

 

'스테이지&플로:홍대'에 참여하는 홍대 인디 뮤지션 100팀을 소개하는 포스터 이미지. (사진 = SK텔레콤)


플로 운영사 드림어스컴퍼니의 최소정 전략그룹장은 “코로나19로 무대에 설 기회를 잃은 인디 아티스트를 돕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지친 팬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기 위해 이번 콘서트를 기획했다”며 “독특한 랜선 콘서트를 통해 다양성이 존중받는 음악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 뮤지션들도 이번 콘서트 프로젝트에 저마다의 의미를 부여했다.

6월 2일 라이브의 주인공으로 공연한 솔로 싱어송라이터 정우는 “찾아뵙기 힘든 요즘 같은 시기에 이렇게 ‘스테이지&플로:홍대’를 통해 인사드릴 수 있어서 기쁠 따름”이라며 공연 소감을 밝히고 “얼른 날이 풀려서 직접 마음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3일 바통을 이어받은 5인조 락밴드 불고기디스코는 “음악이 먼저냐 공연이 먼저냐”는 질문을 던지고는 “공연이 하고 싶어 음악을 만들었던 첫 기억이 있다. 앨범을 만드는 것은 현재를 겨우 기록하는 행위이고 공연은 현재”라는 말로 무대의 소중함을 표현했다.
 

LG유플러스는 서울연극협회, 한국뮤지컬협회,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와 협업하여 대학로 공연을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영상으로 촬영하여 IPTV 및 모바일 TV로 서비스한다. (사진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대학로 연극 후원

LG유플러스는 IPTV와 U+모바일tv를 통해 대학로 소극장과 공연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부터 서울연극협회, 한국뮤지컬협회,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와 함께 대학로 공연 단체 공연영상 제작 지원 및 콘텐츠 플랫폼 제공 등 상생 협업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IPTV와 U+모바일tv에 ‘집으로 온 공연’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메뉴를 신설하고, 이들 단체들과 함께 대학로 대표 소극장 연극, 뮤지컬 등을 선정해서 매달 4편씩 새로운 공연을 영상으로 제작, 6개월 동안 총 24편의 대학로 공연 영상을 시청자들에게 무료로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연극 '전쟁터의 소풍' 공연 장면. (사진 = 창작공동체 아릌


먼저 5월 6일 ▲지난 11년간 60만 명이 관람한 대학로 대표 코미디 ‘극적인 하룻밤’을 처음 공개했다. 이후 6월 3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2019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뽑힌 ‘이게 마지막이야’(이상 극단 연우무대) ▲2018 서울연극인대상 신인연기상 수상작이자 안무상 수상작인 ‘전쟁터의 소풍’(창작공동체 아르케) ▲1990~2000년대 인기가요로 어우러진 뮤직드라마로 2011년부터 인기리에 공연되어 온 ‘당신만이’(㈜도모컴퍼니, 극단 오늘) ▲제41회 서울연극제 연기상, 대상 수상작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극단 수) 등 대학로 공연 5편을 소개했다.

또, LG유플러스는 대학로 소극장뿐 아니라 국내 대표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LG아트센터의 무관중 공연도 영상으로 제공한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 중인 ‘힘내라 콘서트’, ‘내 손안의 극장’ 전 공연을 LG유플러스 IPTV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LG아트센터와는 ‘LG아트센터 디지털 스테이지 COM ON’ 서비스를 통해 협업한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 IPTV에서 서비스되는 세종문화회관의 작품은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무용극 ‘놋’, 오페라 ‘돈 조반니’ 등 14편이고, LG아트센터와는 ‘배장은 리버레이션 아말가메이션’ 콘서트를 비롯 공동 기획·제작하는 국내 공연 2편과 해외 공연 7편을 소개한다.
 

U+모바일TV의 '집으로 온 공연' 메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공영 영상들(왼쪽)과 LG아트센터 디지털 스테이지 'COM ON' 서비스 안내 이미지. (사진 = 어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IPTV를 통해 '집으로 온 공연' 콘텐츠 중 하나인 연극 '극적인 하룻밤' 공연 영상을 시청하는 모습. (사진 = LG유플러스)


메뉴 첫 화면에 통 크게 배치

LG유플러스 광고/콘텐츠담당 이건영 상무는 “코로나19로 공연이 취소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연 단체와 상생안을 마련하고, 또 감염 예방을 위해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공연 팬과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번 특별공연 서비스를 기획했다”며, “집에서도 다양한 문화 생활을 즐기며 지금의 어려움을 함께 이겨 나갈 수 있기 바라며, 자사 플랫폼에서 공연을 처음 접한 고객들이 공연업계의 새로운 잠재고객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사회공헌(CSR) 차원에서 촬영비를 포함해 출연료 실비 등 공연 영상 제작비 전액을 부담하고, 공연 단체들에 영상 사용료도 지불한다. 또 IPTV 가입자에게는 추가 과금 없이 무료로 영상을 서비스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IPTV 서비스 메뉴 상에 더해진 배려다.

유플러스 IPTV 메뉴에는 전부터 공연/예술 VOD를 서비스하는 메뉴가 존재한다. 하지만 영화, 드라마, 예능, 키즈 등의 메뉴가 앞부분, 상단에 배치되는 데 비해 공연/예술 메뉴는 IPTV 메뉴 트리의 뒷부분이자 하단부에 위치했으며, 여러 단계를 거쳐야 볼 수 있는 '깊은 곳'에 숨어있는 편이다.
 

LG유플러스 IPTV 메뉴 첫 화면, 첫 줄에 '집으로 온 공연' 메뉴가 배치되어 있다. (사진 = 윤지원 기자)


그런데 LG유플러스는 이번 ‘집으로 온 공연’ 배너를 IPTV 메뉴의 첫 화면, 첫 줄에 배치했다.

리모콘의 메뉴 버튼만 누르면 가장 먼저 나오는 첫 화면은 대개 최신 개봉 화제작이나 유플러스 이벤트 등 홍보 효과 극대화를 노리는 콘텐츠가 소개되기 마련이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마블의 ‘어벤져스: 엔드게임’,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아이들 사이에 신드롬을 형성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등이 처음 LG유플러스에서 서비스되기 시작할 때 바로 이 자리를 차지했다, 그런데 그런 자리에 ‘집으로 온 공연’ 메뉴가 위치한 만큼 이번에 함께한 공연들은 더 많은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

공연계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지춘성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이번 LG유플러스와의 협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로 중·소 극단이 활성화되고, 좋은 공연이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뮤직드라마 '당신만이'의 공연 영상을 제작하는 현장을 담은 LG유플러스 유튜브 영상. 무대 위의 배우들은 관중 대신 카메라가 놓인 객석을 향해 공연하고 있다. (사진 = 유튜브 화면 캡처)


‘공연 영상’, 코로나19 이후도 고민해야

한편, 기술의 급격한 발달과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의 등장으로, 대중의 문화예술 소비 방식이 변화한 것은 이번 팬데믹 사태가 발생하기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온 현상이다. 따라서 무대 공연을 극장이 아닌 화면을 통해 관람하게 하는 이러한 서비스가 코로나19 감염의 위협이 사라진 이후에도 지속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관객이 유튜브나 IPTV를 통해 공연을 보는 비용은 공연장에서 직접 관람하는 비용에 비하면 매우 적다. 이는 반대로 공연을 올리는 쪽에서는 공연이 값싼 영상으로 서비스되는 것이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한정되고 폐쇄된 극장에서 소수의 관객만을 대상으로 공연되는 것보다 온라인 영상을 통해 전 세계 수천, 수만 명의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연 영상 서비스의 장점이 부각되기도 한다. 또한, 먼저 영상을 통해 공연에 매력을 느낀 사람들이 더 생생한 감동을 느끼기 위해 극장을 직접 찾는 것을 유도하여, 극장 수익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러한 논의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지금 진행 중인 ‘집으로 온 공연’ 프로젝트에 대해 일정 기간 상영이 끝나면, 영상을 제공한 공연 단체들의 수익이 지속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과금형 VOD로 전환하거나 공연 영상만을 모은 채널을 유료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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