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말 많은 원격의료, 진짜 도입되나…삼성·네이버, 이미 해외서 성과

SKT·KT·LGU+, 인프라-솔루션 구축 등 기업들 “준비 완료”

  •  

cnbnews 제678호 윤지원⁄ 2020.06.11 09:28:20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원격의료 허용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사진 = unsplash)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의료 허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의 원격의료 문제는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 의지에 비해 의료계가 늘 강경한 반대의 입장을 취하는 구도가 10년 넘게 팽팽히 이어져 왔다. 그런데 대한병원협회가 지난 6월 4일 원격 진료 도입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공식 입장문을 내놓으며 의료계도 다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국내 원격의료 산업은 통신 3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 관련기사 : 삼성·LG 등 ICT헬스케어 추진 … ‘원격의료’ 벽 허물까

美·中·日, 1990년대부터 원격의료 허용

원격의료는 이미 1990년대부터 미국,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점진적으로 허용되어 왔다. 그리고 중국과 일본은 지난 2014년, 2015년부터 의사-환자 간 비대면 진료까지 원격의료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일본에서의 원격의료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땅이 너무 넓고 인구가 너무 많다. 이에 의료 인프라의 불균형과 의료인력 부족 등의 고질적인 문제가 지속되어 왔다. 중국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원격의료를 정부가 나서서 장려하고 있다.
 

한 중국인 노인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 = Connor Wang, unsplash )


코로나19 발생 이후로는 베이징 의료협회가 주도하고 알리페이, 바이두 등 총 11개 업체가 참여해 ‘신종 코로나 온라인 의사 상담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중 중국 최대 규모의 원격의료 플랫폼인 ‘핑안굿닥터’의 가입자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2억 8900만 명에 달한다고.

일본은 2025년부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만큼 노인 인구 비율이 높다는 데서 원격의료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1997년 일본은 낙도, 벽지 등 환자 대상 9가지 만성질환에 대해서만 대면 진료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제한적인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했고 이후 원격의료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는 방사능 오염으로 의사가 없는 의료 소외지역이 늘어나게 됐다. 이에 이들 지역에 대한 원격의료를 허용해야 했다. 2015년에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면적으로 허용했고, 2018년부터는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 원격의료를 건강보험에 포함시켰다.
 

무상의료운동본부 회원들이 5월 27일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원격의료 추진을 중단하고 공공의료 확충을 정부에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해 의료진과 환자 간 비접촉 진료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도입된 바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확진자 중 경증·무증상 환자 관리를 위해 4일 운영을 시작한 '서울시 남산생활치료센터'에서 의료지원팀원들이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시범사업만 20년, 삼성·네이버는 외국으로

우리나라는 2000년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처음 시행된 이후 이명박 정부 시절인 18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약 10년 간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꾸준히 제출됐지만 매번 무산되어 왔다.

우리나라도 산골이나 섬처럼 교통 여건이 열악한 오지 주민들이 여전히 의료 서비스에서 소외되고 있고, 일본과 마찬가지로 초고령화 사회 진입이 코 앞이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원격의료 도입이 불가피하다.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원격의료에 필요한 ICT 인프라 개발 및 구축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간 시범사업만 진행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도 불가피한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과 실효성, 편리함 등을 경험하게 됐다. 또 앞선 ICT 인프라와 기술을 토대로 방역과 의료 서비스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더해지며 빛을 발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원격의료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연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부 또한 ‘한국판 뉴딜’에 비대면 의료 서비스 시범사업 확대를 포함해 사실상 우리나라 원격의료 산업은 새로운 전환 국면을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원격의료 시장은 아직 형성되기 전이지만, 기술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은 이미 해외의 원격의료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헬스' 앱. (사진 = 삼성전자)
라인헬스케어 앱. (사진 = 네이버)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된 건강기록 관리 어플리케이션 ‘삼성헬스’ 앱을 이용해 의사와 환자가 영상통화로 상담 및 처방이 가능한 서비스를 2017년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 인도 등지에서 제공해오고 있다. 엑스레이나 혈액 검사 등 병원에서 받은 데이터를 저장해 두고 원격의료를 제공하는 의사에게 보낼 수도 있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은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가장 보급률이 높은 라인 메신저를 통해 ‘라인헬스케어’라는 원격의료 서비스를 론칭했다. 의사와 환자는 라인헬스케어를 통해 실시간 메신저 대화로, 또는 Q&A 방식의 문자 상담으로 원격의료 서비스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올해 여름에는 텍스트 기반이 아닌 영상통화로 상담을 진행하는 전용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라인헬스케어는 지난해 1월 소니(SONY)의 의료서비스 플랫폼 업체 M3와 라인의 합작법인이며, 지난 5월 기준 약 2000명의 의사가 등록되어 있으며 점차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ICT 인프라 보급의 주축이 된 대기업과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성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은 5G 통신의 B2B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만큼 원격의료와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헬스케어 전문회사 ‘인바이츠 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사진은 김준연 인바이츠 헬스케어 대표. (사진 = SK텔레콤)


SK텔레콤, ‘인바이츠헬스케어’ 설립

SK텔레콤은 지난 3월 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해 설립한 인바이츠헬스케어에 집중하고 있다. 인바이츠헬스케어는 국내 헬스케어 업계에 다수 투자 경험을 보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뉴레이크얼라이언스’가 대주주로, SK텔레콤이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하나로의료재단, 서울의과학연구소 등을 운영하는 SCL헬스케어그룹도 함께 한다.

인바이츠헬스케어는 ICT 기술을 활용한 개인의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을 구축한다. SK텔레콤이 개발한 당뇨병 관리 플랫폼 '코치코치당뇨' 운영을 시작으로 연내 심혈관, 호흡기, 뇌질환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각종 만성질환의 관리를 돕는 개인용 종합 건강 관리 플랫폼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코치코치당뇨' 앱의 혈당 관리 및 복약 관리 화면. (사진 = 인바이츠헬스케어)


또 인바이츠헬스케어는 ICT 기술을 기반으로 병원 등 각종 의료 기관의 운영혁신을 돕는 스마트 솔루션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인바이츠헬스케어는 다양한 의료 용품의 구매, 관리를 돕는 스마트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 사업을 통해 의료 기관의 운영 업무 부담을 절감, 효율적 운영을 지원한다.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약 1억 7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중국 의료 플랫폼 사업자와 협력해 올 3분기 중 현지에서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중동, 동남아 등 글로벌 헬스케어 사업 파트너십을 이어받아,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과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밖에도 SK텔레콤은 5G 통신 기술과 양자보안기술, 블록체인기술 등을 바탕으로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효율적으로 분석, 활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 전용 클라우드 솔루션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119 구급대원이 앰뷸런스에 장착된 5G AR 글래스와 360도 카메라로 세브란스 병원 의료진과 대화하며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 = KT)


KT, 구급차-의료진 5G 영상통화로 골든타임 확보

KT는 5G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의료 솔루션을 의료기관들과 공동으로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9월부터 삼성서울병원과 5G 스마트 혁신병원 구축에 나섰다.

먼저 삼성서울병원에 '기업전용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5G 디지털 병리 진단 ▲5G 양성자 치료정보 조회 ▲5G 수술 지도 ▲병실 내 AI 기반 스마트 케어 기버(Smart Care Giver) 구축▲수술실 내 자율주행 로봇 등의 과제를 개발해 검증을 마쳤다.

소방청,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응급의료 체계 혁신에도 나섰다. 응급 환자와 119 신고센터가 고화질 영상통화를 활용해 생생하고 정확하게 소통할 수 있는 5G 기반 119 영상통화 신고서비스를 지난해 12월부터 상용화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구급차 내부에 5G 통신 환경을 구축하고, 360도 카메라 등을 설치해 병원 의료진과 실시간 소통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런 방식으로 응급 현장의 환자, 119 구급대원, 구급차, 의료진이 영상으로 소통하고 주요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함으로써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4월 26일에는 부산대병원과 VR(가상현실) 기반 원격 재활훈련 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원격 재활훈련 솔루션은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VR 기기를 통해 가상현실 속에서 재활훈련을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와 을지재단이 구축하고 있는 5G 스마트병원 구상도. (사진 = LG유플러스)


LGU+, 요양시설 전용 솔루션-5G 스마트병원 구축

LG유플러스는 노인 요양시설 등 의료시설 전용의 헬스케어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IoT 솔루션 전문업체 세이프티랩, 헬스케어 기기 전문업체 다우코리아와 함께 무선통신 기술을 접목한 플라스마 공기 살균기 개발을 위한 MOU를 맺었다.

실내공기, 물체 표면의 살균에 효과가 이는 플라즈마 공기 살균기는 요양시설처럼 다수가 함께하며 공기 감염이 높은 시설물에서 도입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원격 제어와 모니터링, 시설내 공기질 자동관리, 이상 변화가 감지될 때 담당자 자동 연결 및 위급시 양방향 비상통화 등의 기능을 더하는 기술 개발 및 실증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노인 대상으로 낙상 사고를 감지하는 센서 등 실버 헬스케어 관련 기기를 다양하게 발굴하고 내년에 정식으로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또 지난해 9월 을지재단과 5G 스마트병원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내년 3월 개원 예정인 의정부 을지병원의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5G 이동통신 기반의 다양한 스마트 의료 환경을 고려한 공간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병원 공간 설계 단계부터 5G 환경으로 조성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