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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K 군림 ‘흡입형 천식·COPD 치료제’ 시장에 대원·유나이티드제약 도전

한미약품 이어 ‘세레타이드’ 제네릭 출시 준비 … 약가인하·처방선택권 확대·건보 재정 절감 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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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8호 이동근⁄ 2020.06.15 08:54:50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가 오랜 기간 군림해 온 국내 흡입형 천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흡입제는 약물 뿐 아니라 약물을 효과적으로 폐에 전달하는 디바이스의 개발이 쉽지 않아 국내 제약사들에게 높은 벽으로 여겨졌다. 그나마 한미약품이 지난 2014년 세레타이드의 제네릭인 ‘플루테롤’(플루티카손+살메테롤)을 개발하면서 시장에 진출했지만 GSK의 벽을 넘지는 못했었다. 그러던 중 대원제약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이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흡입형 천식·COPD 치료용 흡입제 국내 시장은 약 3000억 원에 달하는데, 현재 시장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제품은 GSK의 ‘세레타이드’다. 최근 같은 회사의 제품인 ‘렐바엘립타’(플루티카손+빌란테롤) 등에 밀리는 것으로 알려지긴 했지만, 장기간 이 시장 최강자로 군림해 왔다. 이 제품은 치료용 건조분말을 뿜어내는 치료제로 지난 1999년 출시됐으며, 2011년 특허가 만료됐다.

 

GSK ‘세레타이드’


하지만 한동안 이 제품의 제네릭(복제약)이 출시되지 않았다. 의약품 특성상 제네릭 제품은 오리지널 제품과 동일한 약효가 있음을 인정하는 ‘동등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약물은 비슷한 효과를 입증받을 수 있더라도 건조분말을 뿜어내는 흡입기까지 동일하게 제작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후 한미약품이 2014년 ‘플루테롤’을 출시하면서 세레타이드 제네릭 시장에 뛰어들어 나쁘지 않은 결과를 냈지만, 아직은 GSK가 시장의 강자로 군립하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는 사실 소비자가 보고 있다. 제네릭 제품이 적으면 오리지널 제품의 높은 약가가 유지되기 쉬워서다. 건강보험이 적용 되는 전문의약품인 만큼 약가가 높으면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도 커진다. 게다가 외화 유출 부담도 있다. 참고로 흡입제는 제품 특성상 디바이스의 가격이 추가되기 때문에 약가도 다소 비싼 편이다.

 

한미약품 ‘플루테롤’


천식·COPD 환자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흡입제 처방은 갈수록 늘고 있어 시장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천식(6차) 및 COPD(5차) 적정성 평가결과 흡입제 처방 환자 비율은 천식 39.0%, COPD 83.0%로 전년(2017년) 대비 각 2.4%포인트(P), 2.3%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 시장에 한미약품에 이어 도전장을 내민 곳은 대원제약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다. 두 회사의 세레타이드 제네릭이 출시되면 세레타이드 처방 시장은 총 4개의 제품이 경합하게 된다.

 

대원제약 사옥. 촬영 = 이동근 기자


대원제약은 여러 어려움을 겪은 끝에 7월 중 흡입형 천식·COPD 치료제 시장에 ‘콤포나콤팩트에어’(플루티카손+살메테롤)를 출시할 계획이다.

대원제약은 터키 제약기업이 만든 제품을 수입하는 방식으로 ‘콤포나콤팩트에어’의 출시를 준비했으나, 출시가 무산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는 받았지만, 오리지널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GSK가 제품 흡입기 유사성을 이유로 법원에 수입·판매 및 제품 홍보 금지 등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원제약은 흡입기 외관을 바꾸는 방식으로 식약처에 허가를 재신청해 7월 중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천식·COPD 흡입형 치료제 ‘세레테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3분기(7~9월) 중 세레테롤의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평가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생동성 평가는 오리지널과 복제약이 생물학적으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임상시험을 통해 평가하는 것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현재 세레테롤 생산을 위한 공장의 KGMP 승인을 받는 과정 중이며 시제품 생산도 준비중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세레테롤’


세레테롤의 특징은 치료용 건조분말을 뿜어내는 디바이스까지 국산화 한 것이다. 현재 한미약품의 플루테롤도 흡입제까지 국산화 하지는 못한 바 있어 세레테롤이 출시된다면 완벽한 국산 세레타이드 제네릭이 탄생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 제품을 하나 출시하는 것은 의약품의 국산화라는 의의 뿐 아니라, 최종 소비자인 환자들에게 더 저렴한 약물을 공급하게 된다는 의미도 있어 정부 당국도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에 대한 도전을 장려하는 편”이라며 “천식·COPD 흡입형 치료제 시장의 장벽이 무너진다면 건강보험공단 재정을 좀 더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처방의 선택권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식약처는 1일, 국산 제네릭의약품의 품질 수준과 신뢰도를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 4월부터 제네릭의약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약업계·학계·의료전문가·환자·소비자단체 등 약 50명으로 구성된 ‘국제경쟁력 강화 민·관협의체’를 운영 중이다. 현재 민관협의체를 통해 생동성평가 실시 제약사 표시 및 정보 공개, 생동 품질평가 지표 개발·평가 결과 공개, 성분별 제네릭의약품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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