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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쓰는 기사] ‘긁는’ 카드 전멸? ‘실물 없는 카드’ 출시 카드사에 직접 물어보니

‘예이’ 출시 신한카드 측 “온라인 채널 활성화 위한 상품, 지금은 오프라인 채널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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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9호 이동근⁄ 2020.06.29 09:39:44

‘실물 없는 카드’는 기존 카드와 어떻게 다를까. 문화경제는 모바일 전용 ‘YaY(예이)’를 출시한 신한카드 상품R&D팀 측을 만나 달라질 점 등을 직접 물어보았다. 사진 = 옥송이 기자

 

흔히 사람들은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카드를 긁는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카드에 붙어있는 ‘마그네틱 띠’를 결제기에 긁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신용카드는 IC칩을 추가해 긁는 것이 아니라 꽂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제는 아예 플라스틱 카드 자체가 사라지는 추세로 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작된 ‘언택트’ 시대가 불러온 풍경이다.

지난 5월 말에서 6월 초,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하나카드는 일제히 ‘실물 없는 카드’를 출시했다. 이 상품들의 특징은 아예 대면접촉 없이 발급부터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이상 은행이나 카드사 직원과 만날 필요가 없고, 카드가 집이나 직장에 도착하는 것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대신 이 카드들은 모바일 환경, 즉 스마트폰에 탑재된다. 카드사별 전용 앱을 실행시키거나 삼성페이, LG페이를 이용해 결제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들 카드는 기존 카드와 얼마나 다른 것일까.

이에 문화경제는 모바일 전용 ‘YaY(예이)’를 출시한 신한카드 상품R&D팀 측을 만나 ‘실물 없는 카드’는 기존 카드와 얼마나 다른지, 오프라인 채널의 변화는 없을지 직접 물어 보았다.

“실물카드와 큰 차이 없다. 언택트 특화 상품 구성 등 특징”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카드 본사. 사진 = 이동근 기자


신한카드 본사에서 만난 관계자는 의외로 “‘예이’는 기존 실물 카드와 서비스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차별점이 아닌 동일점을 강조한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일단 카드 신청 과정부터 체험해보았다. 이 카드는 신한카드 전용 모바일 앱 ‘신한PayFAN’(페이판)을 설치한 뒤 신청하는 과정을 거치면 사용이 가능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와 계좌번호 등의 절차를 거치면 30분 내에 결제가 가능해진다. 연회비는 신용카드 사용 시작 뒤 1달 뒤부터 결제가 진행되므로 말 그대로 ‘바로 사용’이 가능했다.

 

실물 없는 카드의 발급은 매우 간편했다. 카드 디자인을 고르고, 개인정보와 계좌번호 등을 입력하면 30분 내에 사용 가능한 상태가 됐다. 사진 = 이동근 기자


하지만 이같은 절차는 사실 실물 카드도 가능하다는 것이 신한카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즉, 실물카드 신청도 모바일 앱만 깔면 온라인으로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다만 2~3일 가량 카드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었다.

결제도 실물카드와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실물카드만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차이점을 느낄지 모르겠지만, 실물카드도 모바일에 등록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마트폰만 들고 다니면서 결제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었다. NFC 기능을 이용하는 삼성페이나 LG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동일했다.

 

실물 없는 카드의 사용은 매우 간편했다. 그저 가져다 대면 끝. 다만, 이같은 사용법은 발급 신청 뒤 30분 내에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실물 카드도 가능한 것이었다. 사진 = 이동근 기자


차이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우선 카드 발급 신청 뒤 30분 내에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능 큰 특징이었다. 이는 카드 심사를 최우선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 신한카드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다음으로 상품 구성에 차이가 있었다. 이 카드는 철저하게 ‘언택트족’을 대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집에서 소비를 해결하는 ‘홈족’(Home + 族)들과 ‘홈코노미 상권’(Home + Economy)에 특화됐기 때문이다.

예이카드의 경우 OTT(실시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배달음식 서비스를 연계 이용하면 추가 혜택을 주는 ‘마리아쥬’ 서비스가 있다. OTT 영역과 배달음식 영역 이용 시 각각 이용액의 30%, 15%가 적립되지만 ‘마리아쥬’ 서비스는 배달음식 영역에 추가 15%의 적립을 더해준다. 또 대형 온라인 쇼핑몰과 식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용처별로 건당 5만원 이상 이용 시 건당 2500포인트를 최대 월 5회 적립해준다.

또 홈게임방 컨셉으로 앱스토어·게임·레고 온라인 스토어 등에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는 고객들은 가맹점별로 이용금액의 10%가 적립되고, 홈테리어(Home + Interior) 컨셉으로 빨래 서비스나 가구·인테리어를 이용·구매하는 고객도 각각 10% 적립 혜택을 준다. 혼술이나 비대면 음료 서비스 주문에도 10%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실물 없는 카드의 앞으로 발전 방향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카드 발급 비용을 아낄 수 있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프로세스 적인 측면에서는 ‘홈족’이 늘면 어떤 서비스가 큰지, 효용이 큰지 연구하면서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밝혔다.

KB·하나카드 ‘실물 없는 카드’ 다른 점은?

 

 

소비자의 사용 습관에 따라 고를 수 있는 KB국민카드의  ‘KB 마이핏 카드’. 


이같은 특징은 KB국민카드의 ‘KB 마이핏 카드’, 하나카드의 ‘모두의 쇼핑’도 비슷해 보인다. ‘언택트’를 주제로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발급 받아 사용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홈족 등을 타깃으로 한 할인혜택 구성 등은 동일한 지향점을 갖고 있어 보인다.

물론 서비스 구성 내에서는 차이가 있다. 우선 ‘KB 마이핏 카드’는 기존 모바일 카드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오프라인 가맹점 이용과 관련해 앱카드와 소유 카드를 실시간으로 맵핑하는 프로세스를 적용해 여러 장의 KB국민카드를 한 장의 카드에 담아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알파원 카드’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간편 결제를 중심으로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적립형’과 알파원 카드의 오토체인지 서비스와 연계된 커피, 외식, 편의점, 주유, 통신 등 7개 영역에서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할인형’으로 나눠져 있다는 점 등은 차이점이다.

 

‘반값 부스터 이벤트’ 등을 내세우고 있는 하나카드 ‘모두의 쇼핑’ 카드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에 선 보인 상품은 실물 카드를 발행하지 않아 절감된 비용은 카드 혜택으로 더하고 오프라인 가맹점 이용 시 겪었던 불편은 줄인 기존 모바일 카드 대비 한 단계 진화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모두의 쇼핑’ 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자주 이용하는 온·오프라인 쇼핑 업종에서 기본 혜택을 제공하고, ‘반값 부스터 이벤트’로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주요 온라인 쇼핑몰의 이용금액을 5만 하나머니까지 적립해주고, 넷플릭스 이용금액의 50%를 하나머니로 적립해 주는 등의 특징도 있다.

하나카드 임동우 주임은 “하나카드의 디지털 생태계를 이끌 첫 상품으로서, 모바일로 편리하게 발급 받아 바로 사용 가능한 디지털 상품”이라며, “디지털 상품에 언택트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역대 급 혜택으로 승부할 상품”이라고 말했다.

카드모집인 대량실업 가능성? “아직은 없다. 채널 다양화로 봐 달라”

현재 카드사들이 내놓은 설명을 종합해 보면 앞으로 실물카드가 갖는 장점은 실물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한 매장을 이용할 때는 제외하고 거의 없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신한카드 측도 어느 정도 공감했다. 아직 애플사의 아이폰 등 삼성페이, LG페이가 사용 불가능한 스마트폰이 있지만, 현재도 전용 앱을 이용하면 바코드 결제가 가능하며, NFC 기능이 없는 스마트폰에서도 삼성·LG페이처럼 이용 가능한 기술도 연구 중이라고 신한카드 측은 설명했다.

 

발급부터 사용까지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 가능한 모바일 카드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없을까라는 질문에 신한카드 측은 “아직은 없다. 오프라인 영역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다. 사진 = 이동근 기자


다만 소위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부작용, 즉 대량실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엿보였다. 카드발급에 필요한 인원, 특히 오프라인에서 카드 발급을 도와주는 모집인은 더이상 필요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아직은 그런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실제로 A카드사의 경우 카드모집인을 줄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우리(신한카드) 카드모집인 수는 줄지 않았다. 오프라인 비중은 여전히 크다”며 “고객들이 모두 온라인만 활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고령자나 인터넷 사용 어려운 이들을 위한 카드모집인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이 카드는 온라인 채널 활성화를 위한 상품”이라며 “발급 채널을 다양화하는 차원으로 봐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터넷과 모바일에 익숙한 세대가 늘어나면서 언젠가 카드모집인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지는 시대가 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단기간은 모르겠지만,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다”며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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