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대유행이 시작되자 가장 먼저, 가장 심각하게 타격을 받은 분야 중 하나가 여행 산업이다. 많은 이들이 전망하기를, 이제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한다. 당연히 여행문화도 새롭게 바뀌어, 유명 관광지를 떼 지어 우루루 몰려다니는 기존의 방식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달 살기 여행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새로운 트렌드로 관심을 모았다. 이 책의 저자는 초등학생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워킹맘이다. 치열하게, 정신없이 살다가 불현듯 “나는 왜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 걸까? 잠시 쉬어가도 될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과의 여행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1박 2일, 2박 3일, 그러다가 점차 일주일, 한 달, 이렇게 기간이 길어졌다. 이 책은 그 과정에 대한 소박한 기록이자, 한 달 살기 여행이 가져다 준 놀라운 변화에 대한 기록이다.
“짧은 여행도 좋았다. 하지만 한 달 살기 여행은 치열한 삶을 버텨낸 나에게 주는 엄청난 선물이자, 우리 가족에게 일상의 모든 가치를 바꾸어 놓은 놀라운 터닝 포인트가 되어 주었다.”
저자는 두 아이의 방학기간, 즉 1년에 두 번 아이들과 함께 한 달 살기 여행을 떠난다. 한 달 살기를 통해 저자는 쫓기는 삶에서 즐기는 삶으로, 배려와 여유를 갖는 삶으로, 자존감과 자신감이 쑥 올라간 삶으로, 가족 간의 유대가 훨씬 깊어진 삶으로 바뀌었다. 삶의 질이 높아진 것이다.
아이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여행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불안과 두려움을 깼으며, 무엇이든 해보려는 적극성을 아이들에게 깨우쳐 주었다. 남편도 변했다. 처음에는 엄마와 아이들만 떠나는 한 달 살기 여행을 이해 못했지만, 점차 주말에 합류하거나 아니면 휴가를 내서 좀 더 길게 함께했다. “소극적인 육아를 하던 아빠가 짧지만 굵게 적극적인 육아를 하니까 아이들과의 관계도 이전보다 훨씬 돈독해졌다. 부부 사이가 정말 좋아졌고, 좋아진 부부관계는 덩달아 아이들까지도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
한 달 살기라고 하면 “비용은 얼마나 들까?” “준비물은?” “숙소는 어떻게 구하지?” 등등 궁금증이 떠오른다. 이 책은 그에 대한 실재적인 도움을 준다. 류현미 작가는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그녀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류현미 지음 / 자유문고 펴냄 / 248쪽 / 1만 4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