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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일로 삼성 CSR, 이재용 부회장 영향?

사장단까지 아너 소사이어티 확대 … 사법리스크 영향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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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0호 이동근⁄ 2020.07.17 09:33:38

강원 원주에 위치한 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이 원예를 배우는 모습. ‘삼성 희망디딤돌’ 사업은 이들 중 만 18세가 돼 사회로 진출하는 보호종료 청소년을 위한 자립 지원 프로그램이다. 사진 = 삼성전자

 

삼성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업이 갈수록 확대 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비전을 중심으로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의 CSR사업은 청소년 지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향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 및 고용 발표는 통상 재계 바로미터로 여겨져 온 만큼 CSR도 재계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연이은 삼성의 CSR 확대 행보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와병으로 입원한 이후 2016년,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한 첫 CSR 사업인 공모형 CSR인 ‘나눔과 꿈’의 실적이 5일 발표됐다. 이번 실적발표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7월 31일까지 참여 비영리단체를 모집하면서 발표한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진행한 4회 공모사업까지 4년간 207개의 비영리단체에 총 400억 원이 지원됐다. 사업신청 분야로는 복지, 교육자립, 보건의료, 고용, 주거, 문화, 환경 등이 포함된다.

 

2019년 11월 2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진행한 나눔과꿈 성과평과 연구 및 선정기관 발표회. 사진 = 삼성전자


발표된 대표 지원 사례는 청음복지관(청각장애인 평생학습 기회 보장을 위한 자막콘텐츠 지원사업),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해외입양인이 취약계층 아동에게 영어교육 재능나눔사업), 서울환경운동연합(플라스틱 폐기물 재가공(제품화)을 통한 환경문제 개선사업), 사회투자지원재단(청년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체 주택 사업), 부천시노동복지회관(감정노동자의 직무 스트레스 해소 및 조직문화 개선사업), 국경없는교육가회(부르키나파소 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한 양계조합 설립 사업) 등이 있었다.

이와 동시에 최근 삼성전자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과 삼성전기 경계현 대표이사(사장)이 최근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으며, 삼성전자 최윤호 경영지원실장과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장, 삼성생명 전영묵 사장, 삼성카드 김대환 대표이사, 삼성증권 장석훈 사장, 삼성자산운용 심종극 대표이사 등 지난해 연말에 사장 또는 대표이사로 승진한 경영진 9명 모두 여기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비영리단체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일정 기간 이내 납부를 약속한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을 통칭한다.

이어 15일에는 만 18세가 돼 사회로 진출하는 보호종료 청소년을 위한 자립 지원 프로그램인 ‘삼성 희망디딤돌’을 전국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2015년부터 부산, 대구, 원주 등 5개 지역에서 실시돼 온 사업을 경기도, 경상남도 등 5개 지역에서 추가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15일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열린 '삼성 희망디딤돌' 2기 사업 업무 협약식에서 참여한 관계자들. 왼쪽부터 예종석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 김용찬 충청남도 행정부지사, 최용범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송상락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하병필 경상남도 행정부지사, 성인희 삼성 사회공헌총괄사장. 사진 = 삼성전자


이 사업은 2013년 ‘삼성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기부한 금액으로 시작된 것으로,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241억 원을 들여 5개 '삼성 희망디딤돌센터'를 건립하는 1기 사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5개 지역에 센터를 추가 건립하는 2기 사업에는 250억 원을 지원한다.

또 지난 2월 20일에는 청소년폭력 예방 전문기관(NGO)인 푸른나무재단, 교육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청소년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사업 ‘푸른코끼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삼성 5개 전자 계열사가 참여한다.

이밖에 교육 양극화 완화를 위해 교육 여건이 부족한 중학생에게 방과후 교실과 방학캠프를 통해 대학생이 멘토가 되어 학습을 지원하는 ‘삼성 드림클래스’, 소프트웨어 교육 저변 확대와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교사를 양성하고 초∙중∙고교생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하는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 프로그램‘, 드림락(樂)서, 반도체 과학교실 등 청소년 교육 관련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국내 뿐 아니라 지난해 10월부터 러시아, 태국 등 13개 해외 법인에서는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도 운영 중이다.

이재용 부회장 취임과 CSR 확대 관련성은?

 

올해 초 서울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 연합뉴스


이같은 삼성의 대규모 CSR 활동 발표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입김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측에서는 공식적으로 이에 대한 해석을 별도로 하고 있지는 않으나, 이와 관련된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는 지속적으로 나타난 바 있다.

실제로 삼성의 대규모 CSR 중 상당수가 이 부회장이 삼성 수장 자리에 오른 뒤 진행됐거나 확대되고 있다.

이 부회장 스스로도 지난해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함께 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이라는 사회공헌 비전을 선포한 바 있으며, 지난해 11월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치러진 이병철 선대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서도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초, 문재인 대통령 초청 청와대 간담회에서는 “제가 두 아이의 아버지여서 그런지 젊은이들의 고민이 새롭게 다가온다”며 “소중한 아들·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등 청소년 및 교육 관련 CSR에 많은 기부를 하고 있는 삼성의 행보와 결을 같이 하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 온 바 있다.

또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하는 ‘나눔과 꿈’은 이 부회장의 CSR 철학에 따라 2016년 출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외협력(CR) 이인용 사장 역시 이재용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를 뒷받침해주는 인물이다. 그는 2009년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2012년 미전실 사장에 이어 2014년 다시 삼성전자로 복귀해 커뮤니케이션팀장을 맡다가 2017년 현직에서 물러났다 복귀한 인물이다. 사내 이사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 명단에도 올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인용 사장은 서울대 동양사학과 출신으로 이 부회장과 선후배 사이인데다, 2017년 1심 때부터 2018년 2월 2심 선고 때까지 2년여에 걸쳐 진행된 이 부회장의 재판 과정에서도 주요 공판 때마다 빠짐없이 법원을 찾아 진행 과정을 살필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사법리스크에 긍정적 영향 있을까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휘날리고 있는 삼성 깃발. 사진 = 연합뉴스


이같은 삼성의 폭넓은 CSR 활동이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미칠 영향도 재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 불법 경영권 승계 관련 의혹을 받고 있으며, 관련 기소 여부가 조만간 결론 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지난 6월 26일,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에 의해 기소반대 의견이 나와 검찰에 전달됐지만, 수사심의위의 의견이 강제권이 없는데다, 여권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일부 야권, 그리고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 의견이 지속적로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실제로 기소 중지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이같은 사법리스크에 미치는 영향과는 별도로 대규모 CSR 활동 자체는 삼성의 긍정적 이미지에 큰 기여를 하는 모양새다. 특히 코로나19의 피해가 전 세계적으로 번져가는 와중이어서 더 주목받는 분위기다.

 

경기 수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연구원들을 격려하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그는 선대에 비해 소탈한 이미지로 재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와 CSR 사업의 확대를 사법 리스크와 연결 지어 보는 것이 삼성에서 부담스럽게 생각할 수는 있으나, 재판 여부 및 판결에 미치는 영향에 아예 기대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좋은 건 좋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재용 부회장의 이미지가 선대에 비해 대중적으로 좋은 편인데다, 삼성의 행보가 재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회석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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