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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정 평론가의 더 갤러리 (59)]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세 작가의 세 가지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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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90호 이문정 미술평론가, 연구소 리포에틱 대표⁄ 2020.12.31 11:14:03

(문화경제 = 이문정 미술평론가, 연구소 리포에틱 대표) 오늘날 작가들에게 SNS는 자신의 작업 세계를 알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중요한 통로이다. 더 갤러리 이번 회에서는 세 명의 작가에게 이미지가 중심이 되는 인스타그램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작가들에게 했던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인스타그램을 언제 시작했으며 그 계기는 무엇인가?

2. 작가로서 공식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업과 관련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홈페이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또한 인스타그램의 강점이라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3.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텍스트를 업로드할 때 신경 쓰는 부분을 말해줄 수 있는가? 일례로 인스타그램의 정사각형 프레임이 새로운 실험의 가능성 혹은 한계로 다가올 것 같다.(답변은 가나다 순)


“홈페이지는 본캐, 인스타그램은 부캐”
김도균 작가


1. 2011년 3월 26일, 인스타그램에 첫 이미지를 업로드했으니 빨리 시작한 편이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작업을 하면서 SNS를 시작했는데 사진으로 소통하는 작가인 내가 잘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인스타그램이었다. 이미지로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부분이 나와 맞았다.
 

김도균, ‘20110326-20171214 instagram@kdkkdk20171215-20171231’ 전시 전경, 상업화랑, 2017 ⓒkdk

2. 방향성을 어떻게 정하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에 가장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홈페이지가 나의 작업을 일방향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라면 인스타그램에서는 즉각적인 반응과 순발력 있는 대응이 일어난다. 작가 김도균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그동안의 작업이 한눈에 보이게 정리되어 있어 효율적이다. 나는 아날로그 사진과 디지털 사진 사이에 존재하는 세대의 작가로 디지털 사진도 찍지만 주로 필름 사진 작업을 한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홈페이지는 나에게 필름 사진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여전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작가 홈페이지가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잘 맞는 플랫폼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김도균, ‘f.B-1’,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 x 120cm, 2018 ⓒkdk

3. 나는 인스타그램에 여러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스튜디오 계정인 ‘studio_kdkkdk’은 나의 일상에서부터 전시 소식, 작업실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등을 업로드한다. ‘graygraugries’와 ‘still_life_kdkkdk’는 비공개 계정인데 ‘graygraugries’는 5년여에 걸친 나의 작업을 보관하고 메모하는 용도이고, ‘still_life_kdkkdk’는 1년 동안 정물 사진을 촬영했던 프로젝트의 계정이다. 한편 ‘4tk004’에서는 내 작업실에서 운영하는 윈도우 갤러리에서 이뤄지고 있는 전시를 계속 업로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정사각형 프레임은 폴라로이드에 기반한 것이라고 한다. 또 내가 쓰는 카메라 중 핫셀블라드(Hasselblad)는 인간이 달에 착륙할 때 가져갔던 것으로 유명한데, 이 카메라의 프레임이 정사각형이다. 사진가인 나에게는 익숙한 포맷이라 거부 반응이나 낯섦은 없었다. 그렇다고 모든 사진을 다 정사각형으로 올리는 것은 아니고 계정의 목적에 맞게 선택하고 있다.

자신의 작업과 인스타그램을 분리해 인스타그램은 그저 이미지를 배출하는 통로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는 SNS와 나의 작업을 연결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2010년부터 관련된 전시(프로젝트)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전시 ‘20110326-20171214 instagram@kdkkdk’(2017)에서는 2011년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을 때부터 2017년까지 ‘kdkkdk’에 올렸던 사진 1555장을 낱장으로 인화해 오프라인에서 전시하고 판매했다. 이때의 수익금으로 ‘컬렉터를 위한 책’이란 주제로 카탈로그를 만들고 1555장의 사진 전부와 전시장에서 사진을 구매한 사람들의 이름을 함께 실었다. 이미지의 소유권이 사진을 구입한 사람들에게 이동했기 때문에 ‘kdkkdk’ 계정의 사진은 모두 지웠다. 이후에도 이와 유사한 형식의 전시를 진행했다. 한편 현재 ‘kdkkdk’에 올라와 있는 사진들은 올해 여름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렸던 ‘Follow, Flow, Feed 내가 사는 피드’에 전시되었다. 이런 일련의 작업을 통해 사진 매체뿐 아니라 작품의 판매와 소장,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관계 등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누구나 다 사진을 잘 찍을 수 있고 그것을 선보일 수도 있는 시대이다. 장비도 쉽게 가질 수 있고 사진을 보여줄 플랫폼도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사진을 특별한 매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이런 상황을 사진이 하향 평준화된 시대라고 말하곤 하는데, 이런 시대일수록 더 전문적이고 하이엔드적인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요즘의 표현으로 김도균이란 사진작가의 ‘부캐’로 인스타그램을 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나의 일반적인 작업과 비교했을 때 인스타그램과 연결된 작업은 그 콘셉트와 규모에서 차이가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플랫폼이 계속 나올 것이다. 최근에는 동영상 중심의 유튜브가 강세이다.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한다면 자신에게 맞는 플랫폼을 선택하고, 그것의 특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블랙코미디처럼 풀어나가는 내 인스타그램”
장종완 작가


1. 2013년도에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 운영한 것은 2017년부터이다. 너무 공적인 느낌이 들지 않으면서 작업과 관련된 이미지를 올릴 수 있고, 나의 일상까지도 편안하고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는 통로가 인스타그램이었다.
 

장종완, ‘초상화 습작’, 린넨에 유화, 46 x 33.5cm, 2018 ⓒ장종완, 아라리오 갤러리

2. 인스타그램에서는 홈페이지보다 조금은 자유롭게, 때로는 덜 정제된 상태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 작업의 과정이나 내 삶의 태도까지 보여주는 통로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내 인스타그램에는 작업에 관한 것뿐 아니라 나의 일상이 섞여 있다. 가끔은 ‘작업만을 소개하는 콘셉트로 갔어야 했나?’라고 고민할 때도 있지만 그러면 홈페이지와 차이도 없고 경직되어 있어 나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일상 계정과 작업 계정을 나누면 무엇보다 관리하는 데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아 하나의 계정만 운영하는 중이다. 현재까지 나의 삶과 작업의 기록, 나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을 담아내는 정도로 최대한 간소하게 유지하고 있다.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자유롭게 섞여 들어가면서 홍보도 할 수 있다는 점이 인스타그램의 가장 큰 장점이다. 소통의 방식이 즉각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른 작가의 소식을 전달받기도 하고, 전시 정보도 듣고, 작업의 자료가 될만한 것들을 참고하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유용하다. 다만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에서 또 하나의 계급 구조를 발견하게 되면 흥미롭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하나의 권력처럼 작용해 그 안에서 불평등의 구조가 만들어지기도 하는 상황을 눈여겨보고 있다.
 

장종완 작가 인스타그램 캡쳐 이미지, 사진 제공 = 장종완

3.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인스타그램 감성보다는 장종완의 감성을 드러내려 노력하는 편이다. 내 인스타그램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면 유머러스하고 블랙 코미디적인 것을 좋아하는 내 성향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또 글이나 이미지를 최대한 성의있게 올리려고 하는데 타인의 창작물이나 초상의 경우 더 신경쓰는 편이다. 한편 작업과 관련된 이미지는 전체를 다 보여주기보다 내가 재미있어하고 다른 이들도 흥미를 느낄만한 부분을 크롭해서 보여주려 한다. 전체는 전시장에 와서 직접 보길 원해서이다.

지금은 원본 그대로 올릴 수 있도록 조절이 가능하지만 처음에는 정사각형 비율에 익숙하지 않아 편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의 경우 완전히 자유롭게 풀어진 것보다 약간의 형식이나 규칙이 함께 할 때 결과도 더 잘 나오는 것 같다. 이후 정사각형의 프레임이 재미있어서 그에 반응해 정사각형 프레임의 작업을 한 적도 있다. 반드시 인스타그램이 아니더라도 온라인에 기반한 프로젝트나 전시를 진행하고 싶어서 여러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비공개 인스타그램 통해 새로운 전시로 초대”
지희킴 작가


1. 제일 첫 피드가 2014년에 올라갔다. 그러나 당시엔 활발하지 않았고 한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주변의 권유로 자연스레 시작하게 되었는데 현재까지 나의 인스타그램은 비공개로 운영 중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온라인 활동에 대한 나의 입장은 양가적인데, 나와 관련된 이미지와 텍스트를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으면서도 개인 신상이 너무 많이 공개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마음이 인스타그램 활동에도 담겼다.
 

지희킴, ‘겹의 기호들 4’, 종이에 과슈, 잉크, 131 x 231cm, 2018 ©2020 Jihee Kim all rights reserved

2. 홈페이지에는 나의 공식적인 활동과 관련된 작품 이미지, 참여했던 전시 전경, 경력, 기사와 평론 등을 볼 수 있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공식과 비공식의 영역이 혼재되어 있고, 나에게는 이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공적이면서도 사적인 것 사이의 경계선에 있는 것들, 예를 들어 전시 오프닝에서 만난 사람들이나 인상적이었던 장면 등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된다. 포트폴리오처럼 작품의 이미지를 위한 별도의 계정을 운영하는 작가들도 많은데 나에게는 혼재된 정체성이 어울리는 것 같아 하나의 계정에 모두 올린다. 가끔 ‘공식적인 피드와 개인적인 피드에 싣는 글의 어투가 달라야 하나?’와 같은 것들을 고민하는데 이것도 인스타그램이 갖는 경계선적인 특성 때문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보의 빠른 공유와 높은 접근성이 인스타그램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의 소식을 전하는 동시에 내가 관심 있는 작가나 기관의 소식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과거에는 작가에게 연락하려면 여러 경로를 거쳐야 했는데 지금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를 통해 직접 연락을 하게 되었다. 또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전시에 참여한 작가를 태그해서 작가의 세계로 향하는 지름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네트쇼’ 인스타그램 캡쳐 이미지, 사진 제공 = 지희킴 

3. 노하우는 없다. 내 계정은 비공개라 나는 해시태그도 잘 달지 않는다. 처음에는 ‘현대 미술과 인스타그램의 접점을 찾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점차 인스타그램이 괜찮은 플랫폼임을 확인하게 되면서 나의 태도도 유연해졌다. 작가들이 ‘워크 인 프로세스(WIP)’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자신의 작업 과정을 공개하는 게 대표적이다.

나의 작업은 대부분 가로나 세로로 긴 파노라마 형식을 갖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에 이미지를 올릴 때 자동으로 앵글이 조절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내가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이미지와 화면 구성이 발견되기도 한다. 또 작업 과정의 이미지(영상)나 신작의 티저 같은 경우 정사각형 프레임으로 재미있는 구성을 만들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 기반한 ‘온라인 전시 및 포럼의 공간’인 ‘네트쇼’에서 현재 나의 개인전 ‘My Shade Is Yours’가 진행 중이다. 기획자인 정소라 큐레이터와 많은 회의를 거쳐 지금의 결과물이 나왔다. 물리적 공간에서의 전시, 그리고 그동안 온라인에서 공개된 전시와도 다른 결을 보여주는 데에 집중했다. 나는 앞서 이야기했던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영역을 넘나드는 인스타그램의 특징을 이용하고 싶었다. 그래서 완성된 결과물만을 제공하지 않고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영향을 주었던 레퍼런스를 같이 공개했다. 나의 작업은 내용적인 면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많은 겹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 겹을 층층이 보여주고 싶었다. 특히 옆으로 밀면서 이미지를 보는 인스타그램의 구조에 주목했다. 표지를 밀면 내 기억의 순간들을 묘사한 글이 나오고, 다음으로 작품의 부분 이미지가 등장하고, 마지막엔 완성된 작품의 전체(의 이미지)에 도달한다. 또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지나온 장소를 위치 표기에 적고, 나에게 영감을 주었던 문학, 영화와 드라마 등을 해시태그로 나타냈다. 텍스트와 이미지, 해시태그라는 세 개의 얼개를 하나로 엮어서 종착역인 작품에 닿도록 구조화했다고 보면 된다. 또 작업실 브이로그를 제공해 완성된 작품을 벗어나 약간의 틈, 이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네트쇼는 오프라인 전시로도 이어지는데 이 틈을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습작들을 볼 수 있는 드로잉북이 함께 전시된다. 또한 온라인 이미지로는 보기 힘든 작품의 물질적인 면을 더 강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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