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60~70%가 정치글...선관위, 국내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 18곳 전산시스템으로 특별 감독

2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수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가 위원회에 도착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의 전단형 선거공보를 옮기고 있다. 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터넷 동호회 자유게시판에 정치글이 폭주하자, 선관위가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을 운용하며 이들 사이트의 온라인상 선거법 위반행위를 감독하고 있다.

대선 경쟁이 가열되면서 인터넷 동호회 자유게시판이 정치글로 몸살을 앓고 있다.

25일 생활 요리레시피, 살림정보, 수다방 등을 제공하는 주부 위주의 '82cook' 자유게시판에는 ‘원희룡 대박이에요’,‘이재명 끝났네요’,‘김건희 직접 거래한 50건도 짬짜미 거래였다’,‘윤석열, 이재명이 싫은 사람은 안철수 어떤가요?’ 등 대선후보 관련 제목의 게시글들이 전체 게시물의 60~70%를 차지했다.

이 정치 관련 게시글들은 주로 언론보도를 인용하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들에게 유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보도 인용 없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근거 없는 비방 글을 올리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24일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내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 18곳을 전산시스템으로 특별 감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일경제는 선관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82cook·DC인사이드·일간베스트·네이트판·루리웹·더쿠·뽐뿌·클리앙·인벤·웃긴대학·보배드림·MLB파크·이토랜드·SR클럽·와이고수·인스티즈·해외연예갤러리·가생이닷컴 등의 커뮤니티가 선관위 지능형 사이버 선거범죄 대응시스템에 등록되었다고 보도했다.

선관위는 420명 규모의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을 운용하며 이들 사이트의 온라인상 선거법 위반행위를 감독하고 있다. 선거법 위반행위 유형 가운데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범죄는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특정 지역 비하·모욕 금지, 선거운동금지자의 선거운동 등이다. 그중 법적 조치가 이뤄지는 대부분의 사례는 허위사실 공표 위반에서 나온다.

요리 정보 등을 공유하는 주부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82cook' 자유게시판이 정치글로 가득 차 있다.

해당 보도가 전해지자 '82cook' 커뮤니티 회원들은 “프레임 메이커들 다 잡혀 가면 좋겠어요”, “제목으로 사기치고 문맥 앞뒤 다 짤라 유포하는 건 허위사실 아닌가요?”, “여긴 뭐 정치 얘기만 하는데 제발 좀 다 잡아가길” 등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일부 네티즌은 “겁박해서 하고픈 말 닥치라는 것”이라며 건전한 토론을 정부가 ‘겁박’하고 있다는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