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미 문기영 등 공저 / 자유문고 펴냄 / 380쪽 / 2만 2800원
13인의 차(茶) 전문가들이 차와 관련된 영화 13편을 고르고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차 문화를 이야기해준다.
영화 ‘와호장룡’을 통해서는 사천 지역에서 시작된 중국의 차 문화가 “끼니를 굶으면 굶었지 차는 마셔야 한다”고 할 정도로 중국인 전체의 일상이 되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린다.
영화 ‘다운튼 애비’는 영국 왕 조지 5세(1865~1936년)와 왕비가 요크셔 지방을 방문할 때 다운튼 애비에 하루 묵게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다룬 1927년 배경의 영화이다. 홍차 전문가인 문기영(문기영흥차아카데미 대표)은 이를 통해 영국이 홍차의 나라가 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설명하는데, 특히 홍차가 술을 대신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영화 ‘역린’을 통해서는 조선 왕 정조 시대의 차 문화 네트워크, 정조와 영혼의 메이트인 다산 정약용의 차 이야기, 정조의 사위인 홍현주 가족의 차 문화 이야기 등이 펼쳐진다. 특히 관료들이 공무에 들어가기에 앞서 차를 마시는 시간, 즉 다시(茶時) 제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일본 영화 ‘리큐에게 물어라’와 만화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통해서는 차가 선가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문화를 형성해왔는지, 일본의 무사도와 차 문화의 다양한 일화를 보여준다.
이러한 영화 속의 차를 통해 차가 교류와 소통의 도구이면서 사색의 도구이기도 하고, 수행과 깨달음의 도구가 되기도 함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