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2.08.31 09:55:18
최근 가성비를 앞세운 ‘반값 치킨·피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반값 탕수육까지 등장했다. 대형마트의 반값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양하다.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발생할 정도로 외식 물가가 상승했다.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의 음식 및 숙박 항목을 살펴보면 올해 7월 기준 111.47포인트로 전년대비 8.3% 상승했고, 매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기조 속에 대형마트는 외식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외식 음식의 대표 상품인 치킨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였고, 프랜차이즈 치킨의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외식 음식은 다양하지만 현재 대형마트에서 반값 수준으로 판매하는 품목은 대표적으로 치킨과 피자 2가지다. 이에 롯데마트는 다양한 고객 취향을 만족시키기에는 치킨과 피자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중식으로 반값 상품을 확대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중식은 치킨, 피자와 더불어 배달 플랫폼의 인기순위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대중적인 음식이다. 롯데마트는 중식의 대중성에 주목해 지속적으로 ‘가성비 중식’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그중 호불호가 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탕수육’을 첫 번째 가성비 중식 품목으로 결정했다.
롯데마트가 선보이는 가성비 중식 제 1탄은 ‘한통가득 탕수육’으로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엘포인트 회원 대상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KAMIS)에서 발간한 ‘빅데이터를 활용 외식업 경기분석(2022년 3월)’을 살펴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 탕수육 판매가격의 평균은 1만 5690원으로 ‘한통가득 탕수육’보다 2배 가량 비싸다.
롯데마트 상품기획자(MD)는 “파트너사와 협의해 기존 물량대비 3배 이상을 사전 기획했고 저렴한 가격에 탕수육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의 반값 경쟁은 홈플러스부터 시작됐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30일부터 당당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당일 제조, 당일 판매해 ‘당당’이라고 이름 지은 이 상품은 프라이드 기준 1마리 6990원, 2마리에 9900원으로,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돼 소비자 사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당당치킨은 출시일인 6월 30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약 50일간 46만 마리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이 인기를 끌자 롯데마트가 ‘뉴 한통 가아아득 치킨(1.5마리, 1만 5800원)’을 부활시켜 행사 카드 결제 시 반값에 판매해 맞불을 놨다. 이후 이마트까지 ‘5분 치킨’(9980원)을 한시적으로 판매하며 대형마트 반값 치킨 경쟁이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반값 경쟁은 피자로도 확대됐다. 홈플러스는 31일까지 자체브랜드(PB) 상품인 ‘시그니처 피자’를 정상가 4990원에서 2490원으로 할인 판매한다. 피자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판매하는 피자 가격이 2만원을 훌쩍 넘는 것을 고려하면 1/10 가격인 셈이다.
이마트는 24일까지 매장에서 직접 만든 ‘소시지 피자’를 1인 1판 한정으로 5980원에 판매했다.
여기에 롯데마트도 뛰어든다. 롯데마트는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치즈앤도우의 '오리지널피자'를 정상가 1만 4800원에서 엘포인트 회원 대상 5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해 9800원에 판매한다.
반값 치킨부터 시작된 반값 경쟁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 네티즌은 “합리적인 가격이 좋다”, “힘든 서민을 생각하는 건 그래도 대형기업밖에 없다”, “시장에 맡겨놓으니 자정작용이 있다”, “당당 족발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준다”, “대형마트니까 가능한 이벤트”,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 “대형마트가 마음먹고 저렇게 나오면 소상공인은 굶어죽는다”, “저렇게 팔아서 뭐가 남냐” 등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관련해 한상인 홈플러스 메뉴 개발총괄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치킨을 팔아도) 안 남는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말해, 비싼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한편 대형마트 3사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최저가 경쟁에 돌입하면서 반값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매주 50개 ‘핵심 상품’을 선정해 대형마트 3사 온라인몰 가격을 비교하고 업계 최저가로 가격을 인하하는 ‘AI 최저가격제’를 도입한다고 24일 밝혔다. 핵심 상품은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매출 상위 품목 중 고객 수요가 많은 먹거리와 생필품으로 선정한다.
이마트도 지난달 4일부터 ‘40대 필수품목’을 타 대형마트 및 쿠팡과 비교해 상시 최저가로 판매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롯데마트 또한 지난 3월부터 ‘물가안정 TF(전담팀)’를 가동하며 카테고리 별 매출 상위 30%를 차지하는 생필품 500여 품목을 집중관리 하고 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