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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폐지” 정부 발표에 여성단체·야당이 보인 반응은?

“복지부로 이관하면 할 게 없다” “임시방편에 불과” “대선 공약이어도 잘못됐다면 과감히 접어야” 등 비판 목소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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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응구⁄ 2022.10.07 15:23:42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된 6일, 정부서울청사 여성가족부 사무실에 역대 장관 사진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 발표에 여성계와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6일 여가부를 폐지하고 소관 업무 대부분을 보건복지부에 신설하는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와 고용노동부로 이관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이 야당의 반대를 뚫고 국회를 통과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만약 확정·시행된다면 지난 2001년 김대중 정부 시절 ‘여성부’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여가부는 21년 만에 정부조직에서 사라진다.

7일 연합뉴스는 이와 관련한 여성 관련 단체·전문가의 입장을 보도했다.

먼저,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여가부가 이미 작은 부처라 국가 성 평등 정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것마저 복지부로 이관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우려했다.

정현백 성균관대 교수는 “복지부나 고용부로 이관된 여가부 업무는 해당 부처의 기존 업무에 비해 주변화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여성 정책은 여러 부처에 걸친 사안이므로 여가부 장관이 있어야 각 정책을 조정할 수 있는 만큼 이런 방안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첫 여가부 장관을 지냈다.

한국여성학회장을 지낸 신경아 한림대 교수는 “보건복지부를 보건부와 복지부로 나누지 않은 상태에서 인구·청소년·가족 업무를 모두 맡게 하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여성단체 연합체인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허명 회장은 “그간 부족했던 부분이 많이 보완되고 인구·가족·여성 정책이 유기적으로 발전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여성’이라는 단어는 오히려 없는 게 낫다”며 “그간 여성들도 많이 성장했고, 여성 단어가 없더라도 양성평등 기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6일 여성가족부 폐지가 핵심인 정부조직개편안을 강하게 반대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어제 정부로부터 정부조직개편안을 보고받고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며 “(오늘 발표된) 정부 확정안에서 민주당의 문제 제기에 대한 정부의 심도 있는 검토는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여가부가 수행해 온 가족·청소년, 성 평등 업무의 위축이 불 보듯 빤하다”며 “여가부의 조직 위상을 낮출 때가 아니라 오히려 여가부의 고유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여가부 폐지가) 대선 공약이어도 잘못된 공약이면 과감히 접어야 한다”며 “정부·여당은 여가부 폐지 추진을 당장 중단하고 실질적인 성 평등 구현을 위해 여가부의 권한과 기능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정부조직개편안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족을 중심으로 여성·아동·청소년·노인을 다 모아서 생애주기별 정책을 추진하는 (보건복지부)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는 인구문제 해결에 첩경(쉽고 빠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여가부가 20여 년간 호주제 폐지 등 여성의 지위 향상에 많은 성과를 냈지만, 변화된 사회 환경과 청년층의 인식을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여가부 폐지의 당위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장관은 취임 초부터 여가부 폐지에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여가부가 여성뿐만 아니라 남녀 모두와 저출산 시대의 인구 정책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부처 성격을 개편해야 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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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폐지  정부조직개편안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여성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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