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3.01.03 10:01:32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대 그룹 총수 중 국민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는 뉴스·커뮤니티·블로그 등 12개 채널 23만 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5대 그룹 총수에 대한 온라인 관심도와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2만 292건의 포스팅 수로 1위를 차지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2위를 기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만 9087건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치로 눈길을 끈다.
재계는 이재용 회장의 회장 취임과 해외 현장 경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실제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베트남 출장을 포함해 올해만 4차례의 글로벌 현장경영에 나서며 동분서주했다. 여기에 한국을 찾은 글로벌 주요 인사들과도 잇달아 회동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MZ세대와의 소통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가수 지드래곤을 빗대어 MZ세대에게 ‘재드래곤’으로 불리는 이 회장은 지난해 MZ세대 직원들에게 직접 차기 전략 제품 보고를 받고, 함께 웃으며 일일이 셀카를 찍고,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소탈한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패션도 화제가 됐다. 지난달 21일 이 회장이 베트남 하노이 따이호따이 지역에 위치한 삼성의 새 연구개발센터 개소식 참석을 위해 출장길에 올랐을 때 입었던 패딩 조끼가 하루 만에 완판된 것.
이 회장이 입은 패딩 조끼에 알파벳 ‘B’로고가 적혀 있어 네티즌들은 “이재용이 입는 것인데 당연히 명품 아니겠냐”며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망(Balmain)이나 독일 프리미엄 골프웨어 ‘보그너(Bogner)’의 제품일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었다.
결국 이 회장이 착용한 패딩 조끼의 ‘B’ 로고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빈폴골프(Beanpole)’ 브랜드 제품으로, 소비자 판매가격은 43만 9000원이었다. 해당 제품은 삼성물산 공식 온라인 몰의 판매 물량이 완판됐고, 곧바로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이 회장의 완판 기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이 회장은 마르쿠스 발렌베리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 회장과 단독 회담을 가진 후 서울 수서역에서 부산행 SRT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빨간색 패딩을 입었는데, 이 패딩이 아크테릭스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이재용 패딩’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재드래곤 패딩’으로 불리며 아크테릭스 매장에 문의가 이어졌으며,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는 이 회장의 옷차림과 제품 정보를 공유했다. 이 패딩은 130만 원에 달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당시 완판됐다. 이 고가의 패딩은 최근 국내 10대 사이에서 다시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관심도 조사에서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에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만 6022건으로 4위를 차지했고,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4만 3831건으로 이 회장의 10분의 1수준에 그쳤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5대 그룹 총수 중 호감도가 가장 높았다. 긍정률에서 부정률을 뺀 값인 순호감도의 경우 정의선 회장이 26.8%를 나타냈다. 정의선 회장이 정부와 협력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구광모 회장 21.8%, 최태원 회장 14.3%, 신동빈 회장 13.3%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 관심도가 가장 높았던 이 회장의 호감도는 7.32%였다.
데이터앤리서치 측은 “순호감도가 소폭 후퇴한 다른 총수들과 달리 이재용 회장은 2021년 -7%대에서 2022년 +7%대로 14%포인트가량 올랐다”며 “2023년 경제위기가 예상되는 시대에 이 회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휘한다면 순호감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30일 9박 10일간의 동남아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회장은 김포공항에서 만난 기자들의 새해 계획을 묻는 말에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답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