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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된 라면값…네티즌 “더 이상 서민음식 아냐” vs “정부 간섭 불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제 밀 가격 하락 짚으며 “라면값 내려야”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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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3.06.19 09:23:09

지난달 라면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대비 13.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설치된 분식메뉴 배너. 사진=연합뉴스

“기업들이 밀 가격을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라면값을 내렸으면 좋겠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값에 대해 직접 일침을 놓았다. 추 부총리는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지난해 9~10월 (라면값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 정부가 하나하나 원가를 조사하고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다. 이 문제는 소비자 단체가 압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요 라면업체들은 지난해 말 라면 가격을 줄줄이 인상한 바 있다. 농심은 지난해 9월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올렸고, 이어 10월 팔도와 오뚜기가 가격을 각각 9.8%, 11.0% 인상했으며, 삼양식품도 11월 라면 가격을 평균 9.7% 올렸다. 농심 ‘신라면’을 기준으로 보면, 봉지당 평균 가격은 676원에서 2021년 8월 736원으로 올랐다가 지난해 9월 820원이 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라면 가격 인상이 비판받은 건 가격이 오른 지 1년여 만에 또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4대 라면기업은 2021년 8월에도 라면값을 올린 바 있다. 농심은 평균 6.8%, 오뚜기는 11.9% 올렸다. 삼양식품과 팔도도 주요 제품 가격을 각 6.9%, 7.8% 인상했다. 라면업계는 가격을 올릴 때마다 밀가루를 비롯한 원재료, 유통비,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들었다.

 

이 가운데 주원료인 밀 가격이 최근 1년 새 큰 폭 하락하면서 라면값이 뜨거운 감자가 된 것. 국제 밀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초부터 치솟으며 3~6월 고점을 찍었다가 최근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밀, 옥수수 등을 포함한 국물가격지수는 지난달 129.7(2014∼2016년 평균=100)로 전월 대비 6.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5월 173.4와 비교하면 43.7포인트 낮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밀(SRW) 가격은 t당 228달러로 1년 전(419달러)보다 45.6% 떨어졌다.

한 번 오른 식품 가격이 내려가는 일이 흔하진 않지만, 2010년 밀가루 값이 떨어지자 농심은 신라면 등 핵심 제품의 가격을 2.7~7.1%,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최대 6.7%까지 내렸던 전례가 있어 아예 불가능해 보이진 않는다는 의견들도 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고르는 고객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단순히 밀 가격 하락만 두고 제품 가격을 인하하긴 어렵다는 의견들도 있다. 밀가루가 라면을 만드는 핵심 재료이긴 하지만, 또 다른 원료인 전분, 설탕의 가격은 물론 내륙 물류비도 오르는 등 다른 가격 상승 요인이 많다는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 하나에만 들어가는 원재료, 부재료가 50개가 훌쩍 넘는데, 밀 가격 하락만 두고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는 건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라면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해도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저렴한 편이다. 사람들의 접근성이 높아 가격 이슈만 나오면 항상 라면부터 공격을 받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네티즌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기업들은 가격 올릴 줄만 알지, 내릴 줄은 모른다”, “항상 힘들다고 하면서 연매출은 최고 찍더라”, “라면이 이젠 서민 음식이 아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 핑계 댔는데 원자재 가격이 내렸으면 당연히 제품 가격도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지금 라면이 아니라 치킨 값이 가장 큰 문제다”, “자동차 가격은 몇 백만 원 올리는데, 식품가격 몇 백 원 올리는 거 통제하는 건 좀 아닌 듯”. “삼겹살 가격은 언제 내리냐”, “정부가 자유시장 경제에 자꾸 간섭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옳은 건가”, “정부가 기업에 보조금을 통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지금이 균형가격인 상황인 건데 시장개입도 아니고 독재처럼 느껴진다”, “정부는 라면 값보다 금리 인하, 타국과의 관계나 더 신경써라” 등의 의견을 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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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추경호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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