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12일째에 관객 400만 고지를 넘어서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3일 ‘서울의 봄’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누적 관객수는 이날 자정 직후 4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4일째 100만, 6일째 200만, 10일째 300만 명을 넘어섰다.
영화가는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 3’에 이어 모처럼 흥행 영화가 나오면서 ‘서울의 봄’이 올해 두 번째 1000만 영화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성수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과 정우성이 주연한 이 영화는 1979년 12·12 군사반란의 긴박했던 9시간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실화 모티브 작품이다. 특히 이 영화를 둘러싼 독특한 챌린지, 무대인사 등도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영화 개봉 후 SNS를 중심으로는 ‘심박수 인증 챌린지’ 열풍이 불거졌다. 이 챌린지는 영화를 보면서 치솟는 분노를 스마트워치의 심박수나 스트레스 지수 등으로 인증하는 것이다. 한 네티즌이 14일 SNS에 올린 “서울의 봄 후기: 엔딩 직후 심박수 178bpm”이라는 게시물이 화제가 되면서 챌린지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특히 극 중 전두광을 연기한 황정민의 열연에 분노가 터졌다는 반응이 많다. 이 분노는 현실에서도 이어졌다. 국제뉴스 보도에 따르면 4일 서울의 한 극장에 걸린 전두광 포스터는 여기저기 구멍이 뚫리고 찢겼다. 영화를 보고 분노한 일부 관객이 포스터에 분풀이를 한 것.
이 가운데 배우들은 무대인사에서 “감사하다”는 인사 대신 사과를 하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최근 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측은 자사 유튜브 채널에 “배우들이 등장과 동시에 사과하는 무대인사가 있다. 서울의 봄 대국민 사과 중”이라는 글과 함께 영상을 올렸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서울의 봄’에 출연한 배우 황정민, 정우성, 유성주, 박훈이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인사하는데 반란군의 수장인 전두광을 연기한 황정민은 “일단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인 뒤 “모든 욕은 저에게 다 해달라. 욕받이가 되겠다. 얼마든지 저에게 욕을 하고 영화 ‘서울의 봄’ 칭찬은 널리 널리 주변 분들에게 해달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두광의 비서실장 문일평을 연기한 박훈 또한 “(극 중) 도청해서 죄송하다”며 사과한 뒤 “저도 밤마다 지인에게 ‘널 손절하겠다’, ‘가만두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해 웃음을 자아낸 뒤 “영화를 재밌게 봤다면 특히 개인적으로 부모님과 이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이 시기를 겪으셨던 분들과 이 영화를 함께 보면 그 재미와 의미가 배가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참모차장 민성배 역의 유성주 또한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로 말문을 연 뒤 “참 많이 보면서 화도 나시고 답답할 것 같다”며 관객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반면 신군부의 반란에 맞서 수도를 지키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은 정우성이 인사하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정우성 또한 “여러분 너무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영화 몰입도가 높았다”, “1000만 돌파는 시간 문제라고 본다”, “오랜만에 흥행영화가 나와서 좋다”, “영화는 영화일뿐”, “선거 앞두고 나온 게 의미심장하다”, “영화보면서 심박수가 올라가긴 하더라”, “개인적으로는 그냥 그랬다”, “연말에 여러 영화가 나와서 좋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