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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대외 리스크 만만치 않은 우리경제, 청룡처럼 비상할까?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美고금리 기조 장기화, 전쟁 장기화 및 지정학적 갈등확산 등 산적한 리스크... 기업·정부 힘 합쳐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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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63호 안용호⁄ 2024.01.09 17:31:55

2024년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올해는 갑집년(甲辰年) 청룡의 해입니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색과 동물을 조합해 그 해를 나타내는 말을 지었는데요. 순서대로 신갑의 오방색(청색, 붉은색, 금색, 흰색, 검은색)과 십이지간(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를 조합는 것입니다

2023년은 ‘검은 토끼의 해’였고, 2024년은 검은색의 다음 순서인 청색과 토끼의 다음 순서인 용을 합쳐 올해 청룡의 해가 된 것이죠.

한국문화재단 ‘우리 역사 이야기’에 따르면, 고대인들은 십이지신들이 시간과 방위를 관장해 인간의 행복을 지켜준다고 믿었습니다. 신령스러운 힘은 십이지신을 통해 발현되고, 이 십이지신은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영매자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십이지신상은 주로 왕릉에서 찾아볼 수 있었고 이런 전통은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동물 상징은 우리 문화와 깊이 연결돼 있는데요. 다른 동물들은 실존하지만, 용은 실존하지 않는 유일한 상상 속 동물입니다. 용은 여러 동물의 모습을 조합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머리는 낙타, 뿔은 사슴, 코는 돼지, 눈은 토끼, 귀는 소, 호랑이의 주먹 등 다양한 동물의 일부분을 조합해 만들어졌고, 그 어느 동물보다도 신령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그 의미 역시 남다르죠.

특히 용은 왕권을 상징하는 동물로 경복궁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광화문 입구에서부터 그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데, 광화문을 구성하는 3개의 문 위에는 세상을 지켜보고 출입자를 감시한다는 의미로 용이 한 마리씩 조각되어 있습니다. 광화문을 지나 흥례문에 다다르면 답도(궁궐의 격을 나타내주는 장식물) 좌우에 용의 와상이 보입니다. 흥례문과 근정문 사이에 있는 영제교 다리에도 용이 똬리를 틀고 앉아 궁궐 출입자를 지켜보는 자세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근정전 내부 천장 닫집에는 황색 칠조룡(발톱이 일곱 개인 용)이 보이는데, 황색은 황제만 사용하는 색이라는 점에서 정전의 위용이 강조된 문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룡은 사신도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사신(四神)은 동쪽의 청룡, 서쪽의 백호, 남쪽의 주작, 북쪽의 현무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들은 동서남북을 지키는 수호 동물로서 음양 조화를 뜻하는 신령스러운 동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사신도는 삼국시대에도 사용되었는데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고구려 사신도는 사신을 크게 배치하고 다양한 장식 문양을 사용해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이 특징입니다.

조선시대 사신도는 ‘사수도’라는 명칭으로 바뀌어 도설(그림을 곁들여 설명한 책)으로만 전해지는 청룡의 모습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1631년 편찬된 ‘선조목릉천장산릉도감의궤’에 나타난 청룡은 곡선 형태의 기다란 몸과 화염 갈기가 달린 모습으로 고려시대 청룡 도상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한국도자기 사옥 매장에서 직원이 2024년 갑진년 새해 '청룡의 해 달력접시'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밌는 것은 청룡의 해를 맞아 기업들이 이 ‘청룡’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호 문화경제는 기업의 ‘청룡의 해 마케팅’을 특집기사로 다룹니다. 먼저 청룡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아성다이소는 귀엽고 앙증맞은 민트색 용 캐릭터와 새해의 행운을 기원하는 상품으로 구성한 ‘신년이용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GS리테일은 고가의 용을 모티프로 한 다양한 디자인의 순금 상품 14종을 카탈로그 주문 상품으로 선보였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스타벅스는 자사의 인기 음료와 청룡의 이미지를 결합한 ‘푸른 용 클래식 밀크티’와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를 선보였습니다. 신세계, 롯데백화점 등 백화점에서는 백화점 공간을 활용해 용을 주요 테마로 한 전시를 엽니다.

새해 주류업계에서는 청룡을 내세운 술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화요53 청룡 에디션’, 이마트24의 와인 ‘디아블로 청룡 에디션’, 세븐일레븐이 판매하는 ‘용소주’, 배상면주의 ‘느린마을막걸리 청룡 에디션’, 롯데칠성음료가 내놓은 ‘킬리카눈 더 드래곤 쉬라즈’가 그것이죠.

흥미로운 것은 금융업계도 청룡에 주목하고 있다는 겁니다. 삼성자산운용은 2024년 ETF 투자 키워드를 ‘D.R.A.G.O.N'으로 선정했는데요. 각각 ‘월배당(Dividend)’, ‘글로벌 리츠(REITs)’, ‘인공지능(AI&Robot)’, ‘인컴확보(Guaraneed Income)’, ‘실적 서프라이즈(Outlier)’, ‘신공급망(Next China)’를 의미합니다.

기업의 청룡의 해 마케팅은 모두들 2024년이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우리 경제 상황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2024년 글로벌 이슈 및 대응계획’을 조사한 결과, 2024년 글로벌 키워드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美고금리 기조 장기화, 전쟁 장기화 및 지정학적 갈등 확산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선시대 궁궐을 지켰던 용의 와상처럼, 청룡이 올해 직면한 대외 리스크 요인으로부터 우리 경제를 지켜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관련태그
청룡 마케팅  다이소  GS리테일  삼성자산운용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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