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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불교 윤리 1, 2 - 초기불교 전통에서 서구의 모더니즘 불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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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 2024.03.15 10:23:48

 

다니엘 코조트, 제임스 마크 쉴즈 엮음 / 운주사 펴냄 / 1권(640쪽) 3만 8000원, 2권(736쪽) 4만 3000원

불교에는 ‘계율’이라는 것이 있다. 비구(남자 승려)에게 227개, 비구니(여자 승려)에게는 311개나 된다니 “너무 많다”고 생각되는 것도 사실이다.

기독교에도 계율이 있지만 이처럼 수백 개의 계율이 있지는 않다. ‘유일신에게 복종하라’는 간단하 교리를 중심으로 하므로 복잡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는 다르다. 유일신이라는 개념이 없으며, 2600여 년의 오랜 역사 동안 시대별로, 지역별로 다르게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다양하게 분화되어 독립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불교 종파들이다.

그러나 여러 시대, 지역별 불교 종파들은 놀라울 정도로 도덕적, 윤리적 유사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의도와 행위에 의한 결과, 즉 업(業, 카르마) 개념과 사성제(四聖諦) 그리고 팔정도(八正道)가 있다.

스스로 불교라고 칭하는 종파들은 필연적으로 이 개념들을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하고, 이에 따라 수행하고, 궁극적으로 열반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이 토대에 근거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윤리가 불교에서 특히 중요시되는 이유는, 불교의 종교적 이상이 어떤 특정 신에게 복속하거나 순종하는 데에 있기보다 덕행의 완성과 깨달음의 성취에 있기 때문이다. 즉 스스로 지은 바에 의해 그 결과가 이루어지므로,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을 제어하고 훈련하고 실천해야 하니 윤리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운주사에서 내놓은 ‘불교 윤리 1’과 ‘불교 윤리 2’는 해당 분야의 세계적 학자 29명의 글을 모아 엮었다.

다니엘 코조트 교수(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딕슨대학 종교학 교수. ‘불교 윤리 저널’ 편집장)과 제임스 마크 쉴즈 교수(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벅넬대학교 교수. 비교인류학 및 아시아 사상)이 편집해 펴낸 책을 번역했다.

이 책은 불교 윤리의 중요한 주제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담아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차에서 확인할 수 있듯, 주요 학파나 종파(중관파, 정토종, 선불교, 탄트라 등), 지역 불교(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티베트 등의 지역 불교)들의 전통적인 윤리 문제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 즉 환경, 인권, 여성의 권리, 성, 생의학, 안락사, 낙태, 자살, 동물의 권리 등의 문제들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나아가 불교 윤리와 서구 윤리의 비교 및 아시아와 서구의 참여 불교에까지 관심이 닿아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붓다 생존 때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를 모두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 주제뿐 아니라 현대인들이 삶 속에서 직면하고 있는 현실적 문제들에 대한 관점도 폭넓게 제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해당 분야의 연구에 있어서 최고 수준의 학문적 업적을 보여주는 저자들이 정리했다는 데 가치가 있다.

관련태그
뷸교 윤리  계율  윤리학  사성제  팔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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