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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각축전②] 건설업이 AX를 품으면 더욱 안전해진다

롯데건설, AI 전담 조직 ‘AGI TFT’ 출범… 현대엔지니어링, 獨서 ‘AI 미장 로봇’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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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69호 김응구⁄ 2024.04.04 10:53:29

인공지능(AI) 시대다.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필연적 현상이다.

국내 건설산업에 AI 도입이 확산하는 추세다. 프로세스가 그 어떤 산업보다 AI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위험하고 복잡한 공종(工種)이 많은 건설업 특성상 AI의 활약은 시간·경제적으로 적잖은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사람 다칠 일이 현격히 줄어든다. AI가 선택이 아닌 필수여야 하는 이유다.

롯데건설, AX 위해 사업 혁신 강조… ‘AGI TFT’ 출범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은 지난 1월 2일 열린 시무식에서 “새로운 미래사업 육성을 위해 ‘미래사업준비팀’을 신설했다”며 “미래 우량자산 확보와 함께 건설업 AI 신기술 발굴 등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롯데건설은 올해를 시작하며 ‘AI 트랜스포메이션’(인공지능 전환·AX)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R&D(연구개발) 조직과 사업본부 인력으로 구성한 AI 전담 조직 ‘AGI TFT’를 출범시켰다.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범용인공지능)는 특정 조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AI에서 한 단계 발전해, 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넓게 적용하는 AI를 의미한다.

시무식 다음 날인 3일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에서 AGI TFT 출범 행사도 가졌다. 이 팀은 앞으로 △AI 업무 자동화 △스마트 AI 기술 확보 △신사업 AI 서비스 확대 등의 활동을 추진하며 신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롯데건설 전략기획부문 주영수 상무는 “건설업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조직문화, 새로운 산업의 이해, AI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의 기술데이터를 활용한 AI 접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 AI 전문 파트너사와 AGI 기술 개발 MOU

롯데건설·롯데정보통신은 2월 23일 서울 잠원동 롯데건설 본사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오토데스크코리아·PwC컨설팅과 AGI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오찬주 오토데스크코리아 전무, 문홍기 PwC컨설팅 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고두영 롯데정보통신 대표, 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롯데정보통신은 2월 23일 롯데건설 잠원동 본사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오토데스크코리아·PwC컨설팅과 AGI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 자리에서 박현철 부회장은 “이번 협약은 롯데그룹의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아 사업 혁신 가속화를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MOU 체결로 롯데건설은 파트너사들과 함께 건설 분야에 특화된 AI 기술 도입·적용을 위한 △AI 기술 발굴 △AGI 솔루션 도입 자문 △AGI 과제 발굴, PoC(개념증명) 진행, 시스템 개발을 추진한다. 롯데정보통신은 향후 롯데건설과 건설지식 챗봇(Chatbot·채팅 프로그램에서 유저의 메시지에 응답하는 봇) 플랫폼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Copilot)’을 활용한 기술지원, 오토데스크코리아와는 건축정보모델링(BIM)을 기반으로 한 설계 자동화 AI 기술 발굴, PwC컨설팅과는 건설 분야 AI 트렌드에 대한 자문을 진행한다.

 

AI 단열 설계검토 프로그램 ‘인스캐너’ 특허출원

롯데건설은 최근 산업 AI 전문 스타트업 두아즈와 함께 개발한 AI 단열 설계검토 프로그램 ‘INScanner(인스캐너)’의 특허를 출원했다. 인스캐너는 건설현장의 설계자·시공자·품질관리자가 별도의 전문 설계 프로그램(오토캐드 등)을 이용하지 않고도 기존 도면을 업로드하면 단열 정보를 집중 학습한 AI 모델이 단열재 누락 여부를 분석하고 검출하는 프로그램이다.

AI 모델은 건축 도면상 콘크리트 벽체, 단열재, 창·문과 같은 건축 요소를 인식하고 분류해 단열재를 판단한다. 인스캐너는 단열재 누락이나 미비로 인한 결로, 곰팡이 등의 하자를 예방하고자 여러 단계에 걸쳐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단열 설계검토 작업을 AI 기술로 대체한다. 또 건축 단계별로 변경되는 설계상의 오류를 지속적으로 체크해 단열 설계 품질을 향상하고, 이를 위한 검토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롯데건설은 컴퓨터가 시각적인 데이터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는 기술인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을 도입해 1000장 넘는 건축 단열 설계도면을 학습했으며, 지속적인 신규 도면 추가 학습으로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 기술연구원 관계자는 “AI 단열 설계검토 프로그램 개발은 반복적인 도면 검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전환의 중요한 사례”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현장에서 활용하는 품질관리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주관 ‘코파일럿 워크숍’ 참석

롯데건설 임직원들이 3월 22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주관한 ‘코파일럿 워크숍’에 참석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AGI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첫 번째 협력 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롯데건설 임직원들은 3월 22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주관한 ‘코파일럿(Copilot) 워크숍’에 참석했다. 이날 워크숍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을 선제적으로 도입·활용하려는 롯데건설이 이에 앞서 임직원들에게 ‘AI 인식 및 활용 역량 향상’을 교육하고자 기획됐다. 앞서 사내 공지를 통해 이 워크숍에 참석할 임직원을 모집했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대화형 AI다. 오피스(Office), 아웃룩(Outlook) 같은 ‘마이크로소프트 365 앱’에서 문서·이메일 작성, 데이터 분석, 온라인 회의, 정보 검색·활용 등의 비서·도우미 역할을 한다.

이날 임직원들은 개별·협업 업무 시나리오를 발굴하고,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활용 분야 브레인스토밍 교육·실습에 참여했다. 특히 한국마이크로소프트 MTC(Microsoft Technology Center)와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을 활용해 부서별로 개선하고자 하는 업무 분야를 도출하고, 이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프롬프트·시나리오 적용 방안을 논의했다. 이 워크숍은 임직원들의 관심에 힘입어 29일 한 차례 더 진행됐다.

롯데건설은 이번 워크숍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아울러 전사적으로 확산시키고자 경영진 스폰서십 프로그램, AI 플랫폼 설명회 및 프롬프트 교육, 사내 게시판·공모·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를 통해 AI 역량 강화에 대한 전사 차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임직원들도 AI 활용 역량을 확보하면 업무 효율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獨 뮌휀서 ‘AI 미장 로봇’ 선보여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6월 27일부터 4일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자동화 전시회에서 ‘AI 미장 로봇’을 선보였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도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한 박자 빨리 움직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로봇 벤처기업인 로보블럭시스템과 ‘AI 미장 로봇’을 공동 개발했다. 이 AI 로봇은 지난해 6월 27일부터 4일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자동화 전시회에 선보였다.

AI 미장 로봇은 말 그대로 건설공사의 바닥 미장 작업을 무인화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된 스마트 건설 장비다. 타설(打設)된 콘크리트 바닥 면을 3D 스캐너로 정밀 측량하고, 평활도(平滑度)가 기준치에서 벗어나는 부분을 미장날 4개가 장착된 모터 2개를 회전시켜 미장 작업을 한다.

이를 현장에 투입할 경우 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해 반복 작업이 필요한 부분의 미장 작업을 자동화하는 등 시공 품질 균질화와 인건비 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더불어 작업자가 작업 현장과 떨어진 공간에서 로봇을 운용하기 때문에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특히 스마트팩토리, 대형 물류창고, 공장형 건축물 등 바닥 평활도 품질의 중요도가 높은 현장에 투입하면 바닥 미장 불량으로 발생하는 사고가 방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층간소음 등의 문제로 아파트 시공 현장에서도 콘크리트 바닥 구조물의 평활도 품질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AI 미장 로봇이 이 같은 요구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건설현장의 효율성과 안전성 향상을 위한 건설사의 스마트 건설 기술 연구개발은 필수적”이라며 “현대엔지니어링은 R&D 조직인 ‘스마트기술센터’를 통해 자체 기술 개발부터 산학연 기관과의 업무협약, 오픈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경로로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기존 기술연구소를 확대·개편한 스마트기술센터를 신설했다. 이곳은 플랜트와 건축, 자산관리, 안전 등 현대엔지니어링 전 사업에 적용이 가능한 스마트기술을 통합적으로 개발·연구하는 조직이다. 현재 ‘AI 설계 자동화’, ‘스마트 시공’, ‘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건설현장에 적용하면서 생산성을 향상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10년 넘게 ‘스마트 건설 기술 전시회’ 열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0월 30~31일 본사 1층에서 ‘스마트 건설 기술 전시회’를 열었다. 스마트 건설 기술·장비를 소개하고 상호협력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2013년부터 매년 진행한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0월 30~31일 본사 1층에서 ‘스마트 건설 기술 전시회’를 열었다. 이 전시회는 현대엔지니어링이 2013년부터 내·외부 관계자들에게 스마트 건설 기술·장비를 소개하고 상호협력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매년 진행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연구개발 전담 조직인 스마트기술센터가 주관한다.

지난해 현장 전시에선 위험요소·화재 조기 감지나 소음 측정 등을 위해 건설현장에 투입하는 순찰 로봇 ‘스팟(SPOT)’과 건설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BIM(건축정보모델), 각종 정보를 토대로 설계·부재 선정을 해주는 ‘설계 자동화 시스템’ 등 스마트 건설 장비와 기술에 대한 설명·시연이 펼쳐졌다.

지난해는 현장 전시뿐만 아닌 온라인으로도 행사를 진행했다. 온라인 전시관은 ‘설계 및 구매관’과 ‘시공관’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 시공관에선 주요 구조물과 마감 등을 공장에서 먼저 제작한 다음 현장으로 운송하고 조립해 완성하는 건설 방식인 ‘모듈러 공법’과 근로자를 대신해 고위험 외벽 도장(塗裝) 작업을 하는 ‘도장로봇’, 작업자의 안전고리 체결 유무를 감지하는 ‘스마트 안전고리’, 이산화탄소 농도 등 작업환경 및 각종 위험요소를 감시하는 ‘AI CCTV’ 등의 설명과 동영상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스마트 건설 기술에 대한 지식과 아이디어 공유의 장을 마련하고자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기술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며 “지난해 전시회에선 건설업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관내 중학생 300여 명을 초청해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됐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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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AX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A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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