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희 지음 / 자유문고 펴냄 / 240쪽 / 2만 원
피아니스트인 저자는 ‘클래식’과 ‘붓다’라는 일견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주제를 씨줄과 날줄로 엮는다. ‘보편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음악과 ‘보편적 진리’를 담고 있는 붓다의 가르침은 서로 맞닿아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대 음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고려사이버대학교에서 강의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유명한 클래식 작곡가들의 삶과 그들의 대표작들에 담긴 의미와 정서를 붓다의 일생과 가르침과 함께 엮어낸다
클래식 음악은 태생적으로 기독교와 분리될 수 없으며, 싯다르타(부처)의 일생은 불교와 분리될 수 없다. 하지만 종교적 색채를 걷어내고 보면, 이 둘은 인간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삶을 살찌우고, 감동을 주며, 보편성을 지향하고, 진리의 세계로 인도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책은 붓다의 일생을 따라가며, 그에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을 설명하는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붓다의 탄생부터 출가, 수행, 깨달음, 교화, 열반에 이르는 삶의 여정과 가르침, 그리고 저자가 가려 뽑은 클래식 작품들에 대한 설명과 작곡가의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주제는 미니멀리즘과 불교이다.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불필요한 것들을 생략하는 단순함과 그것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행복이다. 붓다의 삶, 불교의 가르침이야말로 단순함 그 자체이니, 현대의 미니멀리즘과 불교는 맞닿아 있다.
각 장의 첫머리에 실린 한국 민화 역시 경계 넘기의 일환이다. 클래식, 불교, 민화란 세 요소가 만나 협주를 하는 듯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