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격화 등 중동 사태 격화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수출입물가가 석 달 연속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16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4년 3월 수출입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원화기준)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2월(137.24)보다 0.4% 상승한 137.85(2015년=100)로 올랐다. 우리나라에 많이 수입되는 두바이유는 지난달 평균 1배럴(약 159ℓ)당 84.18달러로 한 달 전보다 4.1%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먼저 원재료가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9% 올랐고, 중간재는 석탄‧석유제품과 1차금속제품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자본재는 0.1% 올랐지만, 소비재는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원재료 중에서 커피(4.7%)와 원유(4.0%)이 오름세를 이끌었다. 중간재 중에선 부타디엔(9.1%)과 액정표시장치용부품(6.9%), 동정련품(4.3%)과 나프타(1.9%) 등이, 자본재에선 인쇄기계(0.7%)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한편 지난달 수출물가지수(원화기준)도 120.89(2015년=100)로 2월(120.39)보다 0.4%, 2023년 3월(117.79)보다 2.6% 올랐다.
수출물가가 상승한 이유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화학제품과 컴퓨터·전자·광학기기 등이 오른 영향이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330.70원으로 1달 전보다 1.04원(0.1%) 하락했다. 수출물가지수는 수출 계약가격을 원화로 환산해 작성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상품가격도 오르고 하락하면 가격도 내리게 된다.
지난달에는 농림수산품 수출물가는 과일(-8.6%)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1% 하락했다. 반면 공산품 수출물가는 플래시메모리(8.1%), 은괴(7.7%),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7.6%), ABS수지(6.3%) 등이 오름세를 이끌며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 수출 가격은 전월 대비 1.3%, 전년 동월 대비 18.9% 상승했다”고 전하며 “이달 들어 더 오른 환율과 유가가 지난달 지수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해 4월 물가지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