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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두산그룹, 창업 130주년 앞두고 새롭게 도약한다

‘쌍두마차’ 에너빌리티‧밥캣 끌고, 퓨얼셀‧로보틱스 밀고… ESG 활동도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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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한원석⁄ 2024.05.24 17:31:12

분당 두산타워 모습. 사진=두산그룹

매헌 박승직이 1896년 서울 종로에 ‘박승직 상점’의 문을 열면서 시작된 두산그룹은 2026년 창업 130주년을 맞게 된다. 또한 박승직 창업주의 4대손이자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장손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취임 10주년이기도 하다.

한때 위기에 처했던 두산그룹은 창업 13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이 ‘쌍두마차’로 그룹을 이끌어나가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두산퓨얼셀과 두산로보틱스가 미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부활 선언’… 10년 만에 최대 실적 올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사진 오른쪽)이 지난달 24일 두산에너빌리티 경남 창원 본사를 방문해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루마니아는 도이세슈티 지역에 총 462메가와트(MW) 규모의 소형모듈원자로(SMR)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데 여기에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로 모듈이 공급될 예정이다. 사진=두산그룹

두산에너빌리티에 있어 지난해는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지난해 9조 원에 육박하는 수주 성과를 올리며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전신 두산중공업이 2011년 연간 수주액 10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이후 경영악화로 2020년과 2021년 세 차례에 걸쳐 자회사 매각과 유상증자 등 혹독한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소형모듈원자로(SMR), 청정 수소,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과감한 체질 개선에 나서며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수주 실적은 4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증가하며 다시 정상궤도에 올랐다.

이에 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연결기준 매출 17조5900억 원, 영업이익 1조47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4.1%, 32.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517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불과 3년 전인 2020년의 매출 8조8550억 원, 영업손실 1550억 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매출은 2배 이상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 후 조 단위 복귀에 성공한 것이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매출 4조980억 원, 영업이익 3580억 원, 당기순이익 260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러한 성과는 원전 사업과 신사업 부문 모두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먼저 원전 사업은 신한울3·4호기 주기기 공급부터 카자흐스탄 복합 화력발전소 건설, 우즈베키스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기자재 공급 사업까지 여러 대형 계약을 통해 3조 원 이상을 수주했다. 신사업 부문에서도 지난해 세계 5번째로 개발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을 한국중부발전, 국방과학연구소와 수주 계약을 맺었다.

올해 예상 수주액은 10조 원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1월 한국남부발전과 2800억 원 규모의 안동복합발전소 2호기 주기기 공급계약과 가스터빈 로터 수명연장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3월 사우디아라비아 타이바1‧카심1 복합화력발전소 기자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5월에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용 피더관 공급계약과 칠레 화력발전소 연료전환사업을 수주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 왼쪽)이 체코 플젠 시에 위치한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 핵심 주기기인 증기터빈 생산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올해 가장 기대되는 것은 최대 30조 원 규모의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주전이다. 체코는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1200메가와트(MW) 규모의 원전 최대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데, 오는 7월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팀코리아’로 프랑스전력공사(ESF)와 2파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박정원 두산 회장이 직접 나서 그룹 차원의 전방위 수주 지원이 이루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박 회장은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원전사업 수주를 지원하는 행사를 직접 주관한데 이어, 14일에는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생산현장을 점검하며 수주전에 힘을 실었다.

한수원이 체코 원전사업을 수주할 경우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급하고,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두산스코다파워가 공급하게 함으로써 한국과 체코 간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두산밥캣, ‘미운오리새끼’서 그룹 핵심으로

두산밥캣의 완전 전동식 스키드-스티어 로더 S7X. 사진=두산그룹

두산그룹의 또 다른 축인 두산밥캣은 한때 그룹의 ‘미운오리’ 취급을 받았다. 2007년 두산그룹이 5조 원에 인수했지만 인수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룹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9조7590억 원, 영업이익 1조39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2%, 29.7%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북미 지역의 견조한 제품 수요와 공급이슈 해소를 통한 판매 증대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평가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4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두산밥캣의 신용등급을 BB Stable(안정적)에서 BB+ Stable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앞서 다른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도 올해 초 두산밥캣의 신용등급을 Ba3 Positive(긍정적)에서 Ba2 Stable로 상향한 바 있다. 두산 측은 신용등급 향상으로 5년간 약 920만 달러(약 125억 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산밥캣은 지난 3월 미국의 경제·경영·기술·디자인 전문매체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가 선정한 ‘2024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The World’s Most Innovative Companies of 2024)’의 제조업 부문에 선정됐다. 이는 두산밥캣이 2022년 처음으로 완전 전동식 로더 2종과 조종석을 없앤 무인 콘셉트 장비 2종을 공개하는 등 스마트·친환경 기술로 소형 장비 업계를 선도하고 있어서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두산밥캣은 과거 구조조정 당시 사모펀드에 매각했던 중장비용 유압부품 전문업체인 모트롤 인수를 추진하고, HD현대인프라코어와 북미지역 건설장비 상호공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이 밖에 두산로보틱스는 헬스케어로봇과 협동로봇 확산을 위해 노력 중이다. 2022년 미국 텍사스주 플라노에 미국법인인 두산로보틱스 아메리카를 설립한데 이어, 올해 5월에는 독일 뒤셀도르프에 ‘두산로보틱스 유럽’ 지사를 설립하며 해외 판매채널 확대와 현지 수요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올해 3월 선박용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의 핵심부품 셀스택(cell stack)이 세계 최초로 노르웨이 선급협회(DNV)의 환경테스트를 통과했다. DNV는 세계 3대 선급협회 중 하나이다. 여기에 두산퓨얼셀은 영국의 세레스파워(Ceres Power)와 기술협약을 맺고 발전용 SOFC 개발도 진행 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러한 계열사들의 행보는 박정원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 주문한 그룹 행보와 일치한다. 박 회장은 ▲SMR 포함한 원전 분야 사업기회 확보 ▲가스터빈 해외시장 개척 ▲건설기계 분야 신기술로 새로운 수요 창출 ▲반도체 및 전자소재 분야 전방산업 트렌드 변화 적시 대응 ▲협동로봇 경쟁자와 격차 확대 등 주요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 선도를 주문했다.

두산그룹, ESG 경영 통한 사회 공헌에도 힘써

(사진 왼쪽부터)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과 손희송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이사장이 3월 26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성금 전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그룹의 도약을 위해 바쁘게 뛰는 와중에도 두산그룹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는 박두병 초대회장의 뜻을 기려 1978년 설립된 두산연강재단이 앞장서고 있다. 두산연강재단은 박 초대회장의 ‘교육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취지에 맞춰 장학금‧학술연구비 지원, 교사해외학술시찰, 도서보내기 등의 장학사업과 두산아트센터, 창작자 지원,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의 다양한 문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재단은 올해에도 대학생 192명에게 14억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연간 총 29억여 원의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재단으로부터 장학금 지원을 받은 초·중·고 및 대학생은 1만7628명에 달한다.

이 밖에 그룹 차원에서 성금 기부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바보의 나눔’에 10억 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이 곳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과 나눔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2010년 설립된 민간 모금 기관으로, 두산그룹은 2012년부터 매년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번 성금은 가족을 돌보면서 가장 역할을 하는 ‘가족돌봄 아동·청소년(영 케어러)’을 성인이 될 때까지 돕는 것과 취약계층 어린이 환자 치료비 지원, 저개발국가 의료봉사, 장애인 주간보호 시설 개보수 등에 활용될 획이다.

이러한 그룹의 활동으로 지난해 말 두산퓨얼셀은 지송가능경영유공 시상식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두산밥캣은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도전과 혁신’을 화두로 삼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한 해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투자는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면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경쟁자에 앞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적과 ESG 경영의 ‘두 마리 토끼’를 훌륭히 쫓으며 2026년을 맞는 두산그룹의 행보가 주목된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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