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5.03.07 16:38:24
카카오페이, 쿠팡 등의 핀테크(디지털금융) 및 전자상거래 기업과 은행 간의 시스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VAN’ 전문 기업 더즌(대표이사 조철한)이 24일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더즌은 2017년 회사 설립 후 이중화 기술을 통해 2019년 기업용 금융VAN(Value Added Network, 부가가치통신망) 사업에 진출했다. 금융VAN 사업은 기업이 금융 거래를 수행할 때 이용기관과 은행의 시스템을 중개하는 서비스다.
금융VAN 사업의 후발주자로 진입한 더즌은 기존 거래방식의 안정성을 높이는 ‘이중화 기술’을 통해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고객사를 확보했다.
이중화 기술이란 이용기관이 두 개의 금융VAN사를 통해 거래를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술이다. 더즌의 이중화 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 이용기관과 은행은 단일 금융VAN을 사용해왔다. 단일 금융VAN에 장애 발생 시 뱅킹, 결제, 수납 등의 핵심 업무가 중단되고, 이는 이용고객, 은행, 이용기관, 가맹점에 이르기까지 대규모의 영업 및 재무적 손실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더즌은 이러한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이중화 기술을 개발해 고객사에 24시간 안정적인 거래 환경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모든 시중은행과 각종 금융사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현재 카카오페이, 쿠팡, 당근페이 등 국내 대표 플랫폼사와 경찰청,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 레퍼런스를 쌓으며 성장하고 있다.
더즌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이중화 기술을 통해 고객 확장에 나선 결과, 2020년 매출액 60억 원에서 2023년 421억 원으로 4개년간 연 평균 91.9% 성장했다고 밝혔다. 동기간 영업이익 또한 2020년 19억 원에서 2023년 107억 원으로 연 평균 77.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조 대표는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 625억원, 영업이익 10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한 지난해 영업이익률(OPM)은 17%로 추산된다.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중심으로 성장한 더즌은 이를 통해 확보한 금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크로스보더 정산 서비스 ▲대출 비교 서비스 ▲인증 서비스 ▲공동주택 ERP 서비스 ▲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환전 키오스크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를 출시하며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크로스보더 정산 서비스는 다중 통화를 이용하여 다량의 환불, 정산 업무를 수행하는 국내외 플랫폼사에게 외화 정산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 제공 전까지 이용기관은 은행 별로 각 국내외 셀러에게 대금을 업무 담당자가 수기로 정산하는 구조였으나, 이를 자동화함으로써 고객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더즌은 2021년 크로스보더 정산 서비스 출시 이후 쿠팡, 페이오니어(Payoneer), 알리익스프레스, 에어아시아 등의 고객사 레퍼런스를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21년 매출액 9억 원에서 2023년 76억 원의 빠른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더즌은 결제 자금을 집금하여 셀러 계좌로 정산하는 정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하여 2025년 상반기 내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올해 3분기 내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대출 비교 서비스와 인증 서비스는 카카오와 협업하여 진행 중이다. 더즌은 각 금융사로부터 대출 조건 정보를 받아 전달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수행하며, 대출 비교 조회 건수에 비례하여 수수료를 수취한다. 인증서비스는 카카오톡 이용자가 카카오톡을 통해 이용 기관에 인증을 요청하면 더즌은 카카오와 이용 기관 사이에서 데이터 변환 역할을 수행하며, 인증 건 수에 따라 수수료를 수취한다.
더즌은 2024년 환전 키오스크 사업에도 진출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환전 키오스크를 통해 외화 환전은 물론 택스 리펀(tax refund), 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한 선불카드를 판매한다. 더즌의 서비스는 선불카드 앱을 제공하여 이용자의 편의성까지 갖췄다. 현재 무신사 스토어 성수, 인스파이어 카지노 등 관광객 밀집 지역 위주 환전 키오스크를 설치 중이며 2025년 기준 약 110대를 운영하고 있다.
더즌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통해 글로벌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디뱅킹(D-Banking) 솔루션 도입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디뱅킹 솔루션은 현지 기업과 금융기관 사이에서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중·대규모 은행 중심으로 서비스 도입 논의를 진행 중이며 핀테크, 이커머스 등 대량 금융거래 처리 플랫폼 기업과 디뱅킹 솔루션 이용 은행을 직접 연결하여 동남아시아의 금융 혁신을 도모할 계획이다.
더즌 조철한 대표이사는 “타사와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펼친 금융 인프라를 통한 서비스 확장이 이제는 이익 극대화 시기에 접어들었다”며 “상장 이후에도 다양한 사업 분야 확장 및 글로벌 영역 확장을 통해 글로벌 B2B 비즈니스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더즌은 이번 상장을 통해 250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1만500원~1만2,500원으로 총 공모예정금액은 약 263억 원~313억 원이다. 상장 후 유통가능물량은 전체주식수의 18.70%인 440만 5756주다. 최대주주인 조 대표의 지분은 49.42%로 이 가운데 19.42%는 상장일로부터 1년, 30.0%는 2년 6개월로 각각 매각 제한을 걸었다. 2대주주이자 전략적투자자인 카카오페이 지분 8.41% 역시 자발적 락업(보호예수) 기간으로 1년을 설정했다.
더즌은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지난 달 28일부터 오늘까지 5거래일간 진행하고, 이번 달 12일~13일 양일간 일반 청약을 거쳐 24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