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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본업 경쟁력 강화로 위기 돌파한다

다이궁 의존서 벗어나 이종 산업 협업 등 ‘선택과 집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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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5.04.15 13:46:56

면세점 업계가 불황기를 타개하기 위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다이궁(代工·면세품 중국인 보따리상) 의존에서 벗어나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에 힘을 쏟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 초 다이궁과 거래 전면 중단 선언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입구. 사진=연합뉴스

과거 면세점 업계는 다이궁에 집중하는 전략을 전개해왔다. 다이궁은 국내 면세점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한 뒤 중국 소매시장에 되파는 사람들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혔을 때 면세점 방문객이 줄자, 국내 면세업계의 다이궁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다이궁은 기업화될 정도로 존재감이 커졌다.

하지만 국내 면세점간 다이궁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과정에서 각종 할인과 환급 혜택이 늘자 정작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상품 정상가의 40~50% 수준을 송객수수료 명목으로 환급해주면서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였던 것.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지난 2023년 3분기 98억원의 적자를 낸 이후 ▲2023년 4분기 –159억원 ▲2024년 1분기 –280억원 ▲2024년 2분기 –183억원 ▲2024년 3분기 –460억원 ▲2024년 4분기 –509억원 등으로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 다이궁 수수료 또한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풀리고 중국 단체관광객 한시 비자 면제, 면세 주류 구매 제한 폐지 등 정부 정책이 완화되자 면세점 업계는 다시금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기준 연 매출에서 다이궁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50%에 이를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던 롯데면세점은 올 초 다이궁과 거래를 전면 중단하기로 선언했다.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겠다는 의도다.

롯데면세점은 1월 초 마케팅 부문을 신설하고 예하에 GT팀(Group Tour팀), FIT 팀, 커뮤니케이션팀을 배치해 단체 관광객, 개별(FIT) 관광객, VIP 고객 등 고객 세분화 타겟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일반 단체 관광객을 포함한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이벤트) 행사 및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 유치에 최선을 다해 매출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로 국내외 관광객 유치

롯데면세점, 부산관광공사의 전략적 업무협약(MOU)식에 참석한 남궁표 롯데면세점 마케팅부문장(왼쪽),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 사진=롯데면세점

이 일환으로 롯데면세점은 4월 1일 부산관광공사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MOU는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부산 지역의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롯데면세점과 부산관광공사는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국내외 관광 상품 판매 촉진을 위한 면세점 할인 제휴 ▲부산지역 국내외 관광객 유치 증대를 위한 협력사업 ▲국내외 관광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 형성 ▲기타 관광산업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 등 다양한 협업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올해 부산관광공사가 새롭게 출시할 예정인 SIC 및 SIT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롯데면세점 특별 할인쿠폰을 제공해, 부산 관광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관광객의 소비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SIC(Seat in Coach)는 부산에 체류하는 국내외 관광객이 대형버스나 벤차량을 이용해 인근도시 및 동해안 등 주요 관광지를 여행할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하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SIT(Special Interest Tourism)는 부산에 체류하는 국내외 관광객의 특수 목적 관광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특별한 경험이 포함된 상품을 제공해 다양화된 관광 목적 소비력을 해소하기 위한 투어 프로그램이다.

편의점과 손잡고 개별 관광객 선점

롯데면세점, 편의점 GS25,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 위챗페이가 3자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외국인 고객 유치에 나선다. 사진=롯데면세점

이종 산업 간 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 위챗페이와 3자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외국인 고객 유치에 나선 것. 편의점, 면세점, 간편결제 서비스 각 분야 선두 기업들이 핵심 역량을 한데 모아 외국인 관광객에게 실질적인 혜택과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최근 증가하는 ‘개별 관광객’을 선점해야 한다는 공동 이해관계가 제휴 추진의 배경이 됐다.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롯데면세점과 GS25에서 위챗페이로 결제하는 고객은 양사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 2종을 발급받을 수 있다. 롯데면세점에서 위챗페이로 350위안 이상 결제하면 50위안, GS25에서 위챗페이로 35위안 이상 결제하면 5위안의 금액 할인이 적용된다. 해당 쿠폰은 고객이 위챗페이로 결제하면 자동으로 앱 내 쿠폰함에 지급되며, 별도의 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프로모션은 롯데면세점 시내 전 지점과 롯데면세점 시내점이 위치한 서울, 부산, 제주의 GS25의 약 1600개 점포에서 진행된다. 특히 서울 중구와 성동구, 부산 해운대구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에 집중됐다. 행사는 6월 30일까지 진행된다.

롯데면세점은 주요 인바운드(In-Bound, 외국인의 한국여행) 여행사 관계자를 초청하는 행사를 2월 진행했다. 사진=롯데면세점

방한 관광객 증가 및 활성화에 발맞춰 주요 인바운드(In-Bound, 외국인의 한국여행) 여행사 관계자를 초청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2월 25~26일 열린 행사엔 중국, 일본, 동남아 지역의 주요 여행사 관광통역 안내사 200여 명을 초청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들에게 주요 영업점과 입점 브랜드, 운영 정책 및 혜택 등을 소개했고, 어니스트서울, 스와로브스키 등 주얼리 브랜드와 후, 코스알엑스 등 대표 K-뷰티 브랜드와 함께 브랜드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해당 행사는 외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롯데면세점의 전략적 행보로, 약 1년 만에 재개됐다. 이후에도 롯데면세점은 중국 노동절·국경절 및 여름·겨울 방학 등 주요 관광 성수기에 맞춰 분기별 초청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다.

“면세점 시장 정상화와 건강한 유통 관광 시장 이끈다”

3월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대만 암웨이그룹 임직원들이 방문한 모습. 사진=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의 본업 경쟁력 강화는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3월 대만 암웨이그룹의 임직원 1000여 명 단체 방한을 시작으로, 중국 크루즈 단체관광객 등 이달에만 5000여 명의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유치했다.

3월 3·5일 롯데면세점을 방문한 대만 암웨이그룹 임직원들은 서울, 인천, 강원도의 주요 관광지를 방문했다. 일정 중 면세점 쇼핑은 롯데면세점이 유일했다. 롯데면세점은 대만 암웨이그룹 임직원의 방문을 환영하는 플래카드와 여행용 파우치 세트 6종을 선물로 준비했다. 특히 이들은 면세점에서 논픽션, 탬버린즈 등 국산 화장품과 K-푸드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면세점은 전했다.

이와 함께 3월 2일엔 부산을 방문한 대형 크루즈 단체관광객 3000여 명이 부산점을 찾아 쇼핑을 즐겼다. 중국 상해에서 출발해 부산항에 입항한 관광객은 자갈치 시장과 롯데면세점 부산점에서 면세점 쇼핑을 하는 등 부산 시내 관광 후 일본 후쿠오카로 이동했다. 또한 3월 말에는 중국 화장품 기업 인센티브 단체관광객 800여 명이 명동본점에 입점하기도 했다.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 사진=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단체 관광객 비중은 지난해 20% 수준에서 올해 4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 본점의 일반 단체 관광객 비중은 지난해 25% 수준에서 올해 1분기에 약 55%까지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더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45년간 쌓아온 면세점 본업의 경쟁력을 앞세워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면세점 쇼핑을 통한 여행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롯데면세점은 앞으로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동을 통해 면세점 시장의 정상화와 건강한 유통 관광 시장 만들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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