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5.04.22 18:44:09
‘여기는 당연히, 극장’과 성북문화재단의 공동기획 공연 <‘미수습’>(작/연출_구자혜)이 오는 4월 29일(화)부터 5월 3일(토)까지 미아리고개예술극장에서 진행된다.
이 작품은 성북문화재단 미아리고개예술극장 개관 1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공동기획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극장]에서 선보이는 ‘여기는 당연히, 극장’의 신작이다. 2025년, 세월호참사 발생 11주기를 맞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진상규명과 미수습자들의 존재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작업은 진도체육관, 팽목항, 목포신항, 바지선, 합동분향소를 경유하며 현재 조성 중인 4.16생명안전공원까지 세월호의 장소들을 경유하고, 그날의 기억들을 더듬어본다. 사라질 수 없는 이름을 부르며 다시금 마음에 새기고, 다음의 질문을 촉구하고자 한다.
연극 <‘미수습’>에서 ‘여기는 당연히, 극장’은 연극이라는 언어의 경계를 벗어나려 한다. 무대 위에서 관객과 함께 질문하고, 함께 머뭇거리고, 함께 기다린다. “무엇이 종료라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다시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실종과 수색, 구조와 실패 사이의 ‘시간’을 다시 바라본다.
‘여기는 당연히, 극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진 ‘연극’ 만들기를 시민-예술가로서 천착해왔다. ▲2015년에는 세월호 참사를 목격한 시민으로서의 말의 감각을, 더듬거리는 언어로 <오늘의 4월 16일, 2015.8>을 ▲2016년에는 진상규명이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에 개탄하며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에 참석한 증인과 참고인들의 말을 수집한 버바텀 씨어터 <킬링 타임>을, ▲2017년에는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를 추적하지만 끝내 실패하는 드라마 연극 <윤리의 감각>을 발표했다. ▲2018년에는 ‘세월호 이후 우리의 세계는 재구성되었다’는 기획초청공연의 테제에 의문을 던지는 <셰익스피어 소네트>를 만들었다. ▲2024년 세월호 참사 10주기에는 <셰익스피어 소네트, 2024> 작업을 통해 세월호참사 합동분향소가 있었던 ‘안산 올림픽기념관체육관’과 ‘416생명안전공원’에서 시민 한 명과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의 이름을 함께 불렀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연극 <‘미수습’>은 끝내 돌아오지 못한 다섯 명, 단원고 남현철, 박영인 학생과 양승진 교사, 권재근, 권혁규 님을 기다리는 시간과 마음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리고 그 공백을 마주하며, 극장이 ‘기억의 장소’로서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되묻는다.
연극 <‘미수습’>은 전 회차 수어통역, 자막을 진행하며 네이버에서 무료로 예매가 가능하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