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글로벌 비전인 ‘진로(JINRO)의 대중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필리핀 현지화 성공 사례를 토대로 향후 동남아 시장 전체에 전략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공유했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을 동남아 시장 확장의 전략적 교두보로 삼고, 2019년 7월 수도 마닐라에 필리핀 법인을 설립한 후 본격적인 현지화에 나섰다. ‘진로(JINRO)’는 필리핀 소주시장 진출 초기부터 선두 자리를 지켰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을 동남아 국가 중 현지화가 가장 잘 된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 배경으로 △진로(JINRO)의 주 소비층이 교민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 △과일리큐르에서 일반 소주로 음주문화 변화 △대부분 유통 채널에서 제품을 쉽게 접하는 환경 구축 등을 꼽았다.
초기 필리핀 소주시장은 한인 소비층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최근 현지 교민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2013년 약 8만8000명이던 필리핀 내 재외동포 수는 2023년 약 3만4000명으로 61% 정도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소주 수출량은 약 3.5배 증가했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약 41.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진로(JINRO)의 주 소비층이 교민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2021년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내 소주 판매 구성비 기준으로 과일리큐르 제품이 약 61%를 차지했으나, 2024년에는 일반 소주 비중이 약 68%를 기록하며 재역전됐다. 이는 필리핀에서 한국과 유사한 주류 소비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다. 다양한 플레이버의 과일리큐르 제품을 현지 소비자에게 경험토록 한 뒤, 이를 기반으로 일반 소주로 자연스럽게 전환된 사례라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특히 현지 유통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필리핀 전역으로 유통망을 본격 확대했다. 현지 최대 유통사인 PWS와 SM그룹을 비롯해 주요 도시의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인 S&R 멤버십 쇼핑, 전국에 4000여 매장을 보유한 세븐일레븐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폭넓게 입점했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 소비자의 기호와 문화에 기반한 현지 맞춤형 전략을 꾸준히 전개해왔다. 현지 음식과의 페어링 콘텐츠 개발, K-팝 콘서트 후원, 디지털 마케팅 등을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친밀도를 동시에 높이고, 대중성과 감성적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류 확산과 함께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지 인기 삼겹살 프랜차이즈 삽겹살라맛·로맨틱바보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음식과 소주의 페어링 문화를 적극 확산시키고 있다.
하이트진로 필리핀 국동균 법인장은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성숙한 주류시장 중 하나”라며 “우리 제품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글로벌 전략을 실행해온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필리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현지화 전략을 더욱 강화해, 필리핀 법인이 전 세계 ‘진로(JINRO)의 대중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이 되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