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5.06.13 14:44:34
6월 9일, 서울 성북구 정릉3동의 어르신들이 한껏 들뜬 얼굴로 강원도 남이섬을 거닐었다. 누군가는 휴대폰을 꺼내 자랑하듯 전화를 걸었고, 누군가는 꽃밭 앞에서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따뜻한 햇살과 메타세쿼이아 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이, 그들의 기억 속 오래도록 남을 하루를 만들고 있었다.
이 특별한 나들이는 서울 성북구 정릉3동 주민자치회가 주관하고 마을복지분과가 기획한 ‘어르신 추억여행’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지역 내 1인 가구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된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마음의 연결’을 위한 자리였다.
모처럼의 야외활동에 어르신들은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꽃과 나무, 강과 햇살. 함께 걷는 사람들. 모두가 오랜만에 마주한 소중한 풍경이었다. 어르신들의 손을 꼭 잡고 길을 함께 걷던 마을복지분과 위원들도 이날만큼은 가족 같았다. 사진을 찍어주고, 걷기 힘든 구간에선 팔을 내밀어 의지처가 되어주었다.
이번 여행의 기록은 단지 하루로 끝나지 않는다. 주민자치회는 이날의 장면들을 담은 사진앨범을 제작 중이다. 어르신들의 책상 한 켠에 오래도록 놓이고, 때때로 꺼내 보며 “정말 좋은 날이었지” 하고 웃을 수 있는, 작은 선물이 될 예정이다.
이기원 정릉3동 동장은 “오늘 하루가 어르신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소중한 시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철 마을복지분과장도 “즐거워하시는 모습에 모든 준비의 피로가 싹 잊혔다”며,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이런 따뜻한 시도가 어르신들의 삶에 활력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성북구는 어르신 복지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