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5.06.24 15:05:44
‘팀코리아’는 한국 원전 산업의 통합된 해외 수출 모델로, 설계부터 건설, 제작, 운영, 유지보수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이 구조는 공기업과 민간 기업, 그리고 중소 협력사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다.
팀코리아 수출 모델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공사 등은 주계약자로서 설계·구매·시공(EPC), 시운전, 핵연료 공급 등 전반적인 프로젝트를 주도한다. 한국전력기술은 원전 종합 설계를, 한전KPS는 시운전과 정비를 담당하며, 한국원자력연료는 핵연료를 공급한다. 이러한 공기업들의 역할 위에 민간 기업들은 시공과 주기기(원자력 발전소의 핵심 기계) 납품 등의 핵심 기능을 뒷받침한다. 시공 부문은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맡고 있으며, 주기기 공급은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팀코리아는 공공과 민간, 대기업과 중소 협력사가 하나의 체계로 움직이는 수출형 원전 산업 모델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팀코리아는 2008년 중동 지역의 바라카 원전 1~4호기 수주와 2023년 준공에 이어, 올해 유럽 대륙에서 역대 최대 단일 해외 원전인 26조 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 이는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6년 만의 쾌거로, 한국형 원전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로 꼽힌다.
다만,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탈원전 정책 폐기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팀코리아의 한국형 원전 수출 모델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의 지적재산권 분쟁 이후, 팀코리아의 수출국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팀코리아’를 넘어 한미 양국이 이른바 ‘팀 코러스(KORUS, Korea+US)’를 구성해 세계 원전 시장 공략에 나서는 수출 모델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한미 양국 정부는 지난 1월, 세계 원전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원자력 수출 협력 약정(MOU)’에 서명했다. 분쟁 당사자인 양사는 합의안에 따라 한수원이 유럽 시장에 진출할 때는 웨스팅하우스와 조율하고, 중동 등의 시장에선 한국이 ‘한국형 원전’으로 진출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원전 시장 부상과 시장 구도 변화 속에서 KB증권은 국내 민간 기업들이 팀코리아 모델에서 국내 공기업과의 연계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웨스팅하우스 등 해외 유수의 기업과 연계하며 글로벌 원전 생태계 속에서 그 역할이 보다 심화될 것이라 짚었다. 특히 장문준 수석연구위원은 이 같은 시장 변화 속에서 현대건설이 원전 건설에서 ‘표준이 될 기업’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로부터 그 근거를 들어본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전 산업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미국과 유럽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정책 변화가 글로벌 원전 시장에 미칠 장단기 영향은 무엇인가?
“미국과 유럽의 정책 전환은 원자력의 귀환이 더 이상 논쟁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준다.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확보라는 세계적 과제가 맞물리면서, 원자력은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전략적 에너지원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AI 산업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가 더해지며, 원자력의 필요성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원자력 부흥을 선언한 이후 시장의 핵심 관심사는 ‘누가, 어떻게 원전을 건설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 방안으로 옮겨가고 있다. 과거 오랜 탈원전 기조 속에서 세계 원자력 산업의 공급망은 크게 약화된 상태다. 실제로 백악관은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1978년 이후 미국에서 상업 운전에 들어간 신규 원자로는 단 2기뿐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향후 각국의 정책은 선언 수준을 넘어 생산과 건설 능력을 현실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글로벌 시장 투자자들이 원전 건설 능력과 공급망 역량을 갖춘 국가를 탐색할 때, 고려할 수 있는 대표적인 국가는 어디가 꼽히며 해당 국가의 대표 기업별 강점은 무엇인가?
"대형 원전 시장에서 원자력 기술과 시공을 통합해 수출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일본으로 한정된다. 이에 더해 국가별 원전 건설 단가를 비교하면 한국, 러시아, 중국 순으로 낮은 편이다. 다만, 원자력 발전소는 핵기술을 다루기 때문에 화력이나 태양광 등 다른 발전소 프로젝트와 달리 지정학적 민감도가 높다. 중국과 러시아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에도 원전 건설을 지속하며 기술력을 쌓았지만, 지정학적 문제로 서구권에서 선호되지 않는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수출에 소극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 미국, 프랑스가 3강의 수출국으로 평가된다.
프랑스는 자국의 전력공사(EDF)를 중심으로 설계, 연료, 인프라 등에서 일관화된 서플라이체인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연이은 공기 지연과 비용 초과로 고객들이 다소 선호하지 않는 양상이다. 최근 체코에서의 수주 실패도 이러한 모습의 하나로 판단된다.
한국의 한수원은 기술과 수행을 한 세트로 팔아오며 좋은 트랙레코드를 확보해 왔다. 다만,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적재산권 분쟁으로 체코를 마지막으로 유럽 시장에서 한발 물러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중동 등 아시아 국가들과 독립 국가 연합(CIS) 지역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며,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유럽과 미국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미국과 프랑스, 한국의 2강 1중 경쟁 구도 하에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웨스팅하우스 입장에서는 한수원이 한발 물러선 상태에서 국내 민간 기업의 제작과 수행 역량을 이용할 수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주기기 제작과 시공을 한국 기업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웨스팅하우스가 최근 미국과 중국에 공급한 AP1000 원자로 6기 중 4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작에 참여했다." (현대건설은 2022년 웨스팅하우스와 체결한 '대형 원전(AP1000)의 글로벌 시장 공동 참여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기반으로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 설계용역을 수행한 바 있으며, 최근 양사는 핀란드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도 공동 착수했다.)
-글로벌 원전 생태계에서 국내 건설사의 역할이 두드러질 것이라 평가하는 이유는?
"원자력 발전소는 우라늄 1g이 석탄 3t에 해당할 만큼 연료 효율성이 뛰어나다. 그럼에도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수많은 변수가 개입하는 고위험, 고복잡, 고정밀 작업 사업으로 꼽힌다. 설계, 규제, 인력, 기자재, 정치, 계약 등 모든 요소에서 작은 어긋남이 공기 지연과 비용 증가로 연결된다. 이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다른 발전 방식과 달리 건설사의 수행 능력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대표적으로 화력이나 태양광 발전소는 기기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건설 과정에서 편차가 크지 않아 건설사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화력 발전소는 건설 과정에서 60% 가량의 확률로 비용 초과가 발생하지만, 평균 비용 초과율은 약 10%로 미미한 수준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그 확률과 초과 비율이 더 낮다. 반면, 원자력 발전소는 90% 이상의 확률로 비용 초과가 발생하며, 비용 초과 규모가 평균적으로 두 배에 달한다. 다른 발전소는 1조 원 예산으로 시작해 비슷한 수준에서 마무리되지만, 원전은 1조 원으로 시작해 2조 또는 3조 원으로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그뿐만 아니라 원전은 기본적으로 10~20조 단위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초과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제조업적 접근법을 적용해야 하지만, 현장마다 조건이 달라 표준화가 어렵다.
이러한 환경에서 국내 건설사는 한국과 UAE(아랍에미리트)에서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이를 가장 잘 구현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현대건설이 삼성물산과 수행한 UAE 바라카 원전은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드물게 ‘온타임, 온버짓’을 실현한 프로젝트로 해외 발주처와 업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3국이 주도한 주요 대형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비교하면 건설 측면에서 한국 건설사의 경쟁력이 부각된다. 팀코리아가 진행한 UAE 바라카 원전은 3년 지연과 10% 이내의 비용 초과를 기록했다. 이는 UAE의 자금 사정으로 상업 가동이 늦어진 결과로 기계적 준공은 제시간에 완료됐다. 반면, 미국의 원전은 5년 지연과 114% 비용 초과를 기록했으며, 이 과정에서 시공을 담당한 웨스팅하우스는 파산 위기를 겪었다. 프랑스는 12년의 지연과 300%의 비용 초과를 겪은 바 있다. 이러한 사례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건설사의 효율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원전 시장이 다시 열리면서 각국 발주처는 비용과 공기를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는 파트너에 대한 선호를 분명히 하고 있다. 체코 프로젝트에서 한수원을 포함한 팀코리아가 프랑스를 제치고 수주에 성공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 한국이 과거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원전을 지어오며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과 경쟁력은?
"한국은 1970년대부터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시작해 약 20기의 원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세계적인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기존에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 특히 새울 3·4호기(당시 신고리 5·6호기)와 신한울 1·2호기 등의 건설은 지속돼 왔다. (이를 잇는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은 지난해 9월 건설 허가를 받았다. 2016년 6월 새울 3·4호기 건설 허가 이후 8년 만이다. 2022년 7월 윤석열 정부가 ‘원전 생태계 복원’ 사업 재개를 선언하면서 관련 심사가 재개된 바 있다. 신한울 3·4호기 종합설계는 한국전력기술, 주기기 공급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맡는다. 시공업체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등이다.)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는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기업의 시공 및 제작 역량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해외에서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와 성공적인 완수 사례가 한국의 원전 밸류 체인을 강화하며 글로벌 신뢰를 뒷받침했다."
-미국 내 원전 재건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내용이 현실화되려면 법률 개정과 부지 선정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현실적인 제약 조건으로 인해 대형 원전보다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중심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질 가능성과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분석하는가?
"행정명령 서명 과정에서는 대형 원전이 주목 받았지만, 한국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주목해야 할 분야는 SMR이다. 미국이 3.5세대 SMR을 중심으로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정책 방향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국의 SMR 정책은 기존의 설계 중심 지원에서 배치 중심으로 전환됐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3월에 3.5세대 경수로 기반 SMR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즉시 착공이 가능한 프로젝트와 확장 가능한 구조에 초점을 맞췄다. 전체 예산은 9억 달러로, 선도 기업(Tier 1)에는 최대 8억 달러, 후속 기업(Tier 2)에는 약 1억 달러가 배정됐다. Tier 1에는 홀텍 얼라이언스, 테네시강 유역개발공사(TVA) 컨소시엄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니라 실행력과 사업화 역량 중심의 경쟁 체계로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SMR 산업 구조 재편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시장을 선도할 ‘퍼스트 무버’와 확장 잠재력을 지닌 ‘패스트 팔로워’를 선별하고 있으며, SMR을 단기 실증 사업이 아닌 장기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 이는 SMR 시장의 본격적 개화를 겨냥한 정책적 전환으로 해석된다.
DOE의 심사 기준은 실질적이며 엄격하다. 사업화 가능성과 실행력을 갖춘 기업이 시장 선점 가능성이 높고,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순한 산업 성장성보다는 경쟁 구도 속에서 우위를 점할 기업을 선별하는 안목이 중요해지고 있다."
-SMR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글로벌 기업들과 국내 기업들은 어느 곳들이 꼽히며, 이들이 가진 경쟁력은 무엇인가?
"SMR은 기술적 특성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기존 대형 원전의 기술을 차용해 비교적 빠르게 적용 가능한 3.5세대 SMR이다. 이 기술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기술 구현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비유할 수 있다.
반면, 테라파워(TerraPower)와 X-에너지(X-energy)가 추진하는 4세대 SMR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과 인프라를 요구하므로, 전기차에 비유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연료와 설비가 기존 방식과 달라 검증과 인프라 구축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4세대 SMR은 장기적으로 효율성과 안전성 면에서 우수한 잠재력을 지니지만, 현재로서는 기술 검증이 미흡하고 인프라 전환이 요구된다. 반면, 3.5세대 SMR은 대형 원전의 기술 기반을 활용해 시장 진입이 빠르다.
이러한 기술적 차이로 인해 SMR 시장은 단기적으로 3.5세대 기술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3.5세대 SMR 시장은 미국의 홀텍(Holtec), 뉴스케일(Nuscale), GE히타치와 영국의 롤스로이스(Rolls-Royce) 등의 주요 기업이 선도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롤스로이스를 자국 기술로 지정하며 3.5세대 SMR 개발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대형 원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대형 원전의 기술을 차용하는 3.5세대 SMR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민간기업의 제작, 시공 능력이 각광받을 수 있는 구간이다. 최근 3.5세대 SMR 설계승인을 받은 뉴스케일의 경우 SMR 제작을 두산에너빌리티에게 맡길 예정이고, 건설 파트너 중 하나는 삼성물산이다. 또한 미국 에너지부(DOE)가 추진 중인 SMR 지원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기업 중 하나가 홀텍인데, 홀텍은 EPC(설계·조달·시공)를 현대건설에게 맡길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글로벌 원전 건설의 ‘표준이 될 기업’이라고 평가한 이유는?
"가장 경험이 많고, 좋은 수행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굴지의 파트너들과 함께 지속적인 수주 기반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내 원전 주관사로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이 있으며, UAE 바라카 프로젝트를 완수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삼성물산은 대형 원전보다 SMR에 보다 집중하고 있으며, 대우건설은 체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완수 경험은 없다.
반면, 현대건설은 국내외에서 약 20기 이상의 원전 건설 이력을 갖춘 풍부한 경험과 성공 사례, 대형 원전과 SMR 시장 모두를 아우르는 상업적 의지를 갖추며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대형 원전 시장에서는 웨스팅하우스가, SMR 3.5세대 시장에서는 홀텍이 현대건설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행착오가 적은 표준화된 수행 체계를 수립하려는 모습이다."
-최근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현대건설의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원전 시장은 방산업체와 유사한 성장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산업 성장 과정에서 과거 현대 로템이 철도 기업에서 방산 기업으로 재평가받으며 비교군이 바뀐 것처럼, 현대건설도 국내 건설사에서 글로벌 원전 기업으로 비교군이 변화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 전망한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원전 산업이 부상하고 있지만, 글로벌 투자자가 선택가능한 옵션은 많지 않다. 원전 관련 상장 기업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웨스팅하우스와 홀텍은 비상장 기업이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와 같은 기업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주가가 상승했다. 현대건설 역시 원전 시장의 성장성과 희소성이 맞물리며 향후에도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평가한다."
-국내 행정부의 변화가 향후 원전 정책과 산업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현재 원전 산업의 구조적 흐름은 국내보다 글로벌 수요와 공급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크다. 원자력 생태계의 재편과 확장은 국제 시장의 정책 변화와 에너지 수급 전략에 따라 전개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움직이는 상황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볼 때, 국내 행정부의 교체가 민간 기업의 원전 사업 참여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원전 산업은 고도의 기술력과 장기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영역인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규제 완화보다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주 전략, 공급망 경쟁력, 실증 역량 등이 사업 성패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