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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에 패딩 파는 백화점…“탈시즌이 대세”

신세계百 ‘프리오더’ vs 롯데百 ‘사계절 럭셔리 웨어’ vs 현대百 ‘시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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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5.07.08 10:06:50

서울 최고 기온이 32도까지 오르며 습하고 더운 날씨를 보인 6일 서울 시내 한 쇼핑몰이 이용객들로 붐비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백화점들이 계절을 뛰어넘는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폭염 속 백화점 3사 마케팅 눈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외관.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7월 한 달간 본점과 강남점 등 전국 11개 점포에서 대규모 모피 ‘프리오더’ 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에는 구호, 델라라나, 동우, 사바티에, 진도 등 총 19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브랜드 별 스타일 수는 전년 대비 3배 확대된 150여 개로 구성돼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번 프리오더 행사는 강남점 사바티에(7월 8~13일), 델라라나(7월 18~27일), 본점 구호(7월 16~27일), 사바티에(7월 22~27일), 하남점 진도모피 (7월 25~31일, 1F 행사장), 사우스시티 디에스퍼 (7/21~27)등에서 진행된다.

대표 프리오더 상품으로는 고급 모피 소재 ‘세이블’을 활용한 숏 베스트 등이 있다.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나 간절기부터 초겨울까지 활용도가 높은 점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본점에서 캐나다구스의 ‘스노우구스 바이 캐나다구스’ 캡슐 컬렉션을 6월 30일 공개했다. 전 세계에서 일부 한정 매장에서만 전개하는 이번 캡슐 컬렉션은 국내에서는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유일하게 단독 판매한다.

스노우구스 바이 캐나다구스 컬렉션은 세계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하이더 아커만이 참여해 선보이는 첫 여름 시즌 컬렉션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하이더 아커만 특유의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아우터, 쇼츠, 그래픽 티셔츠 등을 포함한 수십여 종의 아이템을 선보인다.

이번 여름 컬렉션은 지난해 12월 성수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인 캡슐 컬렉션의 후속 시리즈로, 이번 여름 컬렉션은 계절의 경계를 허문 디자인과 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사계절 퍼포먼스 웨어의 지향점을 담았다.

하이더 아커만은 창의적 소재 활용과 독창적 디자인으로 세계적 반열에 오른 패션 디자이너 중 하나다. 그가 주도한 이번 여름 컬렉션의 대표 아이템은 지난 시즌 완판 아이템인 라이더 파카를 재해석한 ‘벨로 파카’를 비롯해, 오버 사이즈 포켓이 특징인 ‘엣지 팬츠’, 독창적인 그래픽이 돋보이는 ‘메사 반팔 티셔츠’ 등이다.

더현대 서울 외관.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전문기업 한섬은 다양한 기온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군 강화에 나섰다.

 

프리미엄 여성복 브랜드 ‘타임’은 여름철 활용도가 높은 린넨 셔츠 물량을 전년 대비 50% 이상 확대했고, 셔츠와 재킷의 장점을 결합한 ‘셔켓’ 물량도 2배 가까이 늘렸다.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 ‘더캐시미어’는 여름 니트 생산량을 약 30% 확대했으며, 여성 캐주얼 브랜드 ‘SJSJ’의 여름용 카디건과 니트는 출시 2주 만에 완판되며 시즌리스 제품에 대한 높은 수요를 입증했다.

이상 기후 속 다변화된 소비자 수요에 대응

신세계 에스테이트(본점 신관) 3층 사바티에 모피 매장에서 모피를 쇼핑하고 있는 고객 모습. 사진=신세계백화점

이처럼 백화점들이 탈계절 마케팅을 전개하는 건 소비자의 다변화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신세계백화점이 진행하는 프리오더는 여름철 미리 주문을 통해 겨울 시즌 신상품과 한정판 모피를 선점하고, 정가 대비 10~2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다.

특히 러시안 세이블처럼 원자재 수급이 제한된 고급 모피는 시즌에 들어서면 조기 품절되는 경우가 많아, 프리오더는 원하는 상품을 가장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프리오더는 판로 확대는 물론, 수요를 미리 예측해 재고를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객과 브랜드 모두에게 ‘윈윈’인 셈이다.

실제 프리오더가 집중되는 6~8월 동안 신세계백화점의 모피 매출은 3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2022년 24%, 2023년 56%, 2024년에는 147%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 선현우 패션담당은 “과거엔 겨울 직전에 급하게 모피를 사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여름 프리오더가 보다 합리적인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에서 시즌리스 상품을 구경하는 고객들.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또한 최근 폭염과 갑작스러운 스콜성 호우가 반복되는 등 이상 기후가 일상화되면서 변화한 소비 패턴에 주목하고 있다. 장마철 대표 아이템으로 꼽히던 레인부츠와 방수재킷 대신 실내 냉방 환경에서도 유용하고 여러 계절에 활용할 수 있는 ‘시즌리스(Seasonless, 사계절 구분이 없는)’ 제품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Sometrend)’를 통해 최근 2년간 ‘장마 패션’ 키워드에 대한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카디건’과 ‘셔츠’ 언급량은 각각 327.8%, 274.7% 급증했다. 반면 ‘레인부츠’와 ‘방수재킷’은 각각 19.8%, 9.3% 증가에 그쳤다.

실제 매출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의 여름 세일 개시 이후 열흘간(6월 27일~7월 6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패션 카테고리는 전년 동기 대비 10.7%, 스포츠·아웃도어 카테고리는 21.1% 증가했다. 특히 이들 상품군에서 카디건·셔츠·바람막이 등 여름 아우터류 매출은 30% 이상 증가하며 전체 신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폭염과 스콜성 호우가 반복되면서, 우천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아이템보다는 냉방이 강한 지하철이나 사무실 등 실내외 온도차에 대비해 얇은 겉옷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특히 여름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계절에 활용할 수 있는 시즌리스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뷰티·식품·가전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실내 냉방으로 인한 피부 건조로, 겨울철 주력 제품이던 고보습 스킨케어가 여름 시즌에도 주목받으며, 관련 제품군은 전년 대비 약 13% 증가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한 모발의 곱슬거림 등을 완화해주는 샴푸·트리트먼트·헤어 에센스 제품 등도 20% 이상 증가하며 여름철 필수 뷰티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국내 단독 판매하는 '스노우구스 바이 캐나다구스' 캡슐 컬렉션 관련 이미지. 사진=롯데백화점

식품 부문에서는 무더위 속 간편하게 건강을 챙기려는 수요가 늘며, 조리 부담을 줄인 건강 간편식(HMR)이 주목받고 있다. 삼복더위에 즐겨 먹는 삼계탕·갈비탕·곰탕 등 보양식도 계절 관계없이 꾸준히 찾는 일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백화점의 건강 간편식 매출은 지난 두 달간 약 18% 증가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의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Greating)’ 역시 건강 간편식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같은 기간 관련 매출이 약 18% 증가했다. 이 밖에도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건조기·제습기 등의 매출도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계절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고객들의 소비 기준도 계절 아이템에서 실용성 중심의 시즌리스 아이템으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온 변화와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트렌드를 반영한 스타일링을 제안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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