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5.07.08 10:48:59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원장 박은실, 이하 교육진흥원)이 영국 로열발레(The Royal Ballet), 엘지아트센터 서울, 서울식물원과 공동으로 주관한 ‘2025 도시숲 예술치유 - 영국 로열발레 협력 사업’이 지난 7월 1일(화)부터 2일(수)까지 양일간 서울식물원과 교육진흥원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사업은 20년 만에 내한한 영국 로열발레의 활동을 계기로 기획되었으며, 발레 경험이 없거나 은퇴·전환기를 맞은 중장년층이 도시 자연 속에서 몸으로 감정을 탐색하고 표현하도록 돕는 공공 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영국 로열발레 소속 무용수*들이 직접 지도에 참여하고, 서울식물원의 전문 해설과 공간 협력, 엘지아트센터 서울의 기획 공연 시즌과 연계하여 공공기관 주도 협력모델로 추진되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현대 발레 안무가 크리스토퍼 휠던(Christopher Wheeldon의《After the Rain》을 모티브로, 폭풍 뒤의 고요와 청량함을 담은 움직임을 통해 성찰과 치유의 감정을 몸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이들, 오랜 시간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을 잊고 살아온 전업주부, 혹은 상실의 아픔으로 정서적 치유가 필요한 중장년 15인이 공개 모집으로 선발돼 참여했다.
영국 로열발레의 데이비드 피커링과 엘리자베스 포스터가 직접 지도하였으며, 발레의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기보다는 참여자가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신체로 표현하도록 이끌어 발레의 치유적 가능성을 전달했다. 특히, 서울식물원 황미화 전문 해설사와 함께한 주제 정원 탐방과 연계해 식물의 감각을 움직임으로 전환하며 참여자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동작으로 표현했고, 《After the Rain》의 주제를 삶의 서사와 연결해 몸으로 완성해냈다.
참여자 류희자(61세)씨는 “발레가 기술을 가진 전문가의 영역인 줄 알았는데, 내 몸으로 나의 삶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며, “삶의 전환기에서 크나큰 동력과 지지대가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7월 2일(수)에는 예술치유 관계자 및 시민을 대상으로 <영국 로열발레 전문가 초청 오픈 토크>가 교육진흥원 전문도서관에서 개최됐다. ‘초개인화 시대의 정신건강을 위한 자기관리와 치유적 예술’을 주제로 열린 이번 토크에서 엘리자베스 포스터는 포용적 예술교육 사례와 무용 심리치료 경험을, 데이비드 피커링은 시청각장애 아동 및 환아 대상 발레교육 사례를 공유했다.
서울식물원 황미화 해설사는 자연생태 해설 전문가로서 자연과 정원을 기반으로 한 치유 활동이 정서적 안정에 미치는 실제적 효과를 설명했으며, 교육진흥원 가치확산팀 허은희 대리는 《도시숲 예술치유》 사업의 추진 배경과 대표 프로그램을 소개해 자연과 예술을 융합한 공공 예술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공유했다. 청중들은 자연과 예술의 결합에서 비롯된 회복력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모더레이터 제환정 이화여대 교수의 진행 아래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7월 1일(화)에는 <2025 마음치유, 봄처럼> 사업에 참여하는 예술가·예술치료사 20인을 대상으로 <영국 로열발레 전문가 초청 워크숍>이 교육진흥원에서 진행됐다. 로열발레의 두 무용수는 현장 예술인들이 발레의 동작을 치유적 예술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참여자의 감정 인식과 움직임 탐색을 중심으로 워크숍을 진행해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교육진흥원 박은실 원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중장년층이 생애전환기에 겪는 정서적 어려움을 완화하고, 세계적 예술기관인 영국 로열발레와 협력해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장한 의미 있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공공기관으로서 중장년 대상 문화예술교육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