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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 “부산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

“해양레저도시 넘어 문화·체험도시로 전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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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임재희 기자⁄ 2025.07.21 14:53:26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 사진=부산관광공사
 

부산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한 도시에 공존하는 보기 드문 도시다. 감천문화마을을 걸으면 삶의 굴곡을 품은 도시의 근대가 보이고, 자갈치시장에선 오늘의 부산이 숨 쉬고 있다. 해운대 마린시티의 마천루는 이 도시가 지향하는 미래를 상징한다.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부산을 “다채로운 반전이 있는 도시”라고 표현한다. “부산은 10년 전과 지금, 어제와 오늘이 다르게 느껴지는 곳”이라는 그의 말처럼, 부산 관광의 본질은 고정된 명소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 그 자체에 있다. 그는 관광을 소비의 대상이 아닌, 도시 문화의 한 축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2024 별바다 나이트 뮤직 캠크닉. 사진=부산관광공사
 

이 사장이 주목하는 키워드는 ‘문화관광’이다. 파리, 바르셀로나, 로마처럼 도시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는 전략, 여행지의 정체성과 품격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가 부산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산도 해양레저 도시를 넘어, 쇼핑·예술·공연이 어우러지는 다층적인 문화도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부산은 지금, 개별 관광과 체험형 콘텐츠, 디지털 기반 관광으로 전환 중이다. 외국인 전용 관광패스, 미식·야간·웰니스 관광, 부울경을 잇는 광역 관광벨트 등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이정실 사장은 ‘지금, 이곳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담은 Only 콘텐츠로 부산만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관광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은 이 사장과의 일문일답.

 

부산관광공사 이정실 사장이 <CNB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최원석 기자
 


Q. 취임 이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산관광공사의 역할과 방향은 무엇인가

부산관광공사는 ‘부산의 관광가치를 창조하는 글로벌 플랫폼 공기업’이라는 비전을 중심에 두고 있다. 관광이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도시의 품격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년이 코로나 위기 극복과 체질 개선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3년은 부산이 글로벌 관광 허브도시로 도약하는 성장의 시간이다. 이를 위해 현재 중장기 5개년 전략을 수립 중이며, ‘끊임없는 혁신’과 ‘새로운 가치 창조’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미래 전략을 짜고 있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점은, 관광 형태가 단체에서 개별로, 관람에서 체험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케팅 전략도 B2B 중심에서 관광객에게 직접 소구하는 B2C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알리바바 '페이주여행(Fliggy)' 선정 '2024년 젊은층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상 수상. 사진=부산관광공사


Q. 부산이 가진 관광 도시로서의 강점은 무엇이고, 보완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부산은 ‘다채로운 반전이 있는 도시’라고 말하고 싶다. 산과 바다, 강의 자연관광자원은 물론 감천문화마을 같은 문화자산, 부산만의 독특한 음식과 산복도로 같은 인문관광자원까지 다양성이 뛰어나다.

해운대 관광특구나 동부산관광단지처럼 우수한 인프라도 이미 갖추고 있어 내륙과 해양을 넘나드는 입체적 관광이 가능하다. 특히 미식(외국인 방문 동기 81.3%), 야간관광(한국관광공사 평가 1위), K-컬처 등은 부산만의 확실한 경쟁력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면 ‘부산에서만 가능한 체험’, 이른바 ‘Only 부산 콘텐츠’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영화 속 음식을 직접 먹으며 야경을 즐기는 ‘시네마 푸드 테라스’, 콘서트와 결합한 공연 관광, 사찰 체험과 트레킹이 결합된 ‘템플킹’ 같은 패키지형 콘텐츠가 그런 예이다.


Q. 2030 세계박람회 유치 실패 이후, 글로벌 관광 경쟁력을 위한 방향은 어떻게 보고 있나

물론 유치 실패는 아쉬웠지만, 그 과정을 통해 부산은 국제도시로 나아가는 큰 경험을 쌓았다. 지금이 오히려 위기 속 기회를 찾을 시기라고 생각한다.

부산이 글로벌 관광 허브도시로 도약하려면 ‘제2의 관문도시’로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서울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 수요를 남부권으로 분산시킬 수 있어야 하고, 부산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

올해 4월 기준 외국인 관광객이 106만 명을 돌파했는데,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빠른 속도다. 또 관광객 구성도 특정국 편중 없이 일본, 대만, 동남아, 미국 등 다양해졌다. 지금이 부산을 키울 절호의 기회다.

이를 위해선 김해공항의 국제 직항노선 확대, K-ETA 간소화, 크루즈 비자 절차 개선 같은 실질적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2024 별바다부산 나이트 리버 크루즈. 사진=부산관광공사
 


Q. 외국인 관광객과 MZ세대를 위한 관광 콘텐츠 개발은 어떻게 준비 중인가

이 두 타깃은 디지털 콘텐츠 소비에 민감하고, 감성적 만족에 강한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지금 아니면, 여기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Only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미식 관광은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가장 큰 매력 요소다. 미쉐린 가이드북 부산편을 활용한 파인다이닝 마케팅, 블루리본 레스토랑 중심의 로컬푸드 홍보, SNS 기반의 스트리트푸드 캠페인(씨앗호떡, 유부주머니 등)을 추진 중이다.

비짓부산패스는 접근성과 만족도가 높아 외국인 전용 패스 상품으로 성장했고, 최근에는 카카오 캐릭터 ‘춘식이’와 협업한 시티투어버스, SNS 연계 이벤트 등을 통해 MZ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Q. 부산을 기점으로 한 광역 관광이 확대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이 연계의 지향점은?

관광은 본질적으로 경계를 넘는 산업이다. 부산을 중심으로 부울경은 물론 동해권, 수도권까지 연결하는 광역 관광벨트를 구축 중이다.

24개 광역 여행코스를 운영 중이고, 데이투어 버스(SIC) 상품도 울산·경주·통영 등지로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동해선 기차여행, e스포츠 투어, 템플킹, 럭셔리 공연관광 등 테마형 상품도 추가해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외래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여행 동선을 제시하고, 국가 관광자원의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부산관광공사 이정실 사장이 <CNB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최원석 기자
 

Q. 위드코로나 이후 관광 트렌드에 어떤 변화가 있었고,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팬데믹 이후 트렌드는 단체에서 개별, 관람형에서 체험형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 흐름에 맞춰 웰니스·치유·야간관광 콘텐츠를 확충하고, AI 기반 여행일정 추천이나 MICE 디지털 플랫폼 등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또 ESG 경영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시장별 맞춤 마케팅과 함께 글로벌 OTA 협업, SIT(특수목적관광) 확대, 다국어 스마트 관광 플랫폼 구축 등 다방면으로 외래 관광객 유치 기반을 넓히고 있다.

그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 ‘플리기’에서는 ‘2024년 젊은층에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선정됐고, 트립어드바이저 분석에서도 부산은 동북아 주요 8개 도시 중 2위를 기록했다.


Q. 사장님이 생각하는 ‘부산다운 관광’이란 무엇인가

‘부산다운 관광’은 ‘지금, 이곳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Only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부산의 자연·미식·문화·해양·야경 등 고유 자산을 스토리텔링하고 패키지화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시민이 자부심을 느끼고, 사랑하는 도시가 외국인에게도 매력적인 목적지가 된다. 그래서 ‘시민 참여, 공감, 지역 상생, 지속가능성, 혁신 콘텐츠’ㅡ이 다섯 가지가 ‘부산다운 관광’을 완성하는 열쇠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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