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 지음 / 다음생각 펴냄 / 2만 원 / 256쪽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불리는 세종대왕과 둘째 형 효령대군의 형제애를 담은 역사서 ‘세종대왕 어필(御筆) 탈취 사건과 600년 수난사’가 발간됐다. 이 책은 11년 동안 세종의 어필을 추적해온 이상주 왕실문화작가가 집필했다.
책의 부제는 ‘세종대왕 어사희우정효령대군방문’으로, 세종이 1425년 기우제 후 효령대군의 정자에서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중 비가 내리자 크게 기뻐해 정자 이름을 희우정으로 바꾸고 528자의 글을 써 형에게 보낸 사연을 담고 있다. 이 글에는 왕위를 양보한 주나라 태백과 우중에 빗대어 자신을 용상에 앉게 했던 양녕대군과 효령대군을 향한 세종의 감사의 마음이 담겨있다.
세종은 어필과 함께 희우정을 관리할 수 있는 한강 일부의 세금 징수권을 효령대군에게 하사했다. 이 유물은 후대에 주계군 이심원에게 전해졌으나, 시간이 흘러 모리배들이 이권을 가로채고 어필을 탈취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철종 4년(1853년) 조선 유림 전체가 들고일어나는 사회문제로 비화될 정도로 큰 파장을 낳았다.
신문기자 출신인 이상주 작가는 지난 2014년 이 서첩을 처음 본 후 10년 이상 서지학자, 서예가 등과 대화하며 세종 어필에 대해 다양한 접근을 했다. 긴 추적을 통해 세종이 효령대군에게 하사한 어사희우정문에서 600년에 걸친 깊은 스토리를 발굴해 책에 담아냈다.
< 문화경제 김한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