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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9월 2일 갈라 포라스-김 개인전 '자연 형태를 담는 조건' 개최

유물에 내재한 다층적인 역사와 기능들을 살펴보기 위한 방법론을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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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안용호⁄ 2025.09.02 17:15:20

국제갤러리 K1 갈라 포라스-김 개인전 《자연 형태를 담는 조건》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는 9월 2일부터 10월 26일까지 K1에서 갈라 포라스-김(Gala Porras-Kim)의 개인전 《자연 형태를 담는 조건(Conditions for holding a natural form)》을 개최한다.

 

갈라 포라스-김은 사물이 제작, 인식, 보존되는 역학을 규정하는 분류체계 및 소장품 문화를 탐구해왔으며, 특히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의 문화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제도적 관행의 체계를 드러내는 한편 유물에 내재한 다층적인 역사와 기능들을 살펴보기 위한 방법론을 제안한다. 국제갤러리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두 개의 드로잉 연작 작품 총 13점을 선보이며, 추상에 대한 고찰 및 인간이 자연물에 부여하는 인위적인 분류 기준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K1의 바깥쪽 전시장에는 자연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드로잉인 〈신호(Signal)〉 연작 6점이 전시된다. 미술품이나 역사적 유물을 다루는 제도적 기관 안에서 습기는 작품의 상태 및 보존을 위협하는 요소로서 엄격하게 통제된다. 작가는 역으로 이를 작품 제작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소환해 젯소(gesso)가 칠해진 패널의 표면에 즉흥적인 ‘신호’를 생성한다. 이 연작은 2021년부터 전 세계의 다양한 전시장에서 선보인 〈신호 예보(Forecasting Signal)〉라는 제목의 설치작에서 비롯되었다.

 

국제갤러리 K1 갈라 포라스-김 개인전 《자연 형태를 담는 조건》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K1 갈라 포라스-김 개인전 《자연 형태를 담는 조건》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각 장소에서 작가는 전시 기간 동안 산업용 제습기를 활용해 해당 전시장의 습기를 모아 액상 흑연에 적신 천 위로 흘려 보내고, 천 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전시장 바닥의 패널 위에 무작위의 패턴을 그리도록 놓아두었다. 이때 작품은 각 전시장이 위치한 지역의 기후, 전시가 열리는 계절, 전시기간 동안의 방문객 수 등 그 공간의 환경적 요소를 반영함과 동시에 사람들의 움직임과 날씨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전시공간의 보이지 않는 활력을 추상적으로 담아낸다.

한편 K1의 안쪽 전시장에서는 ‘수석(壽石 혹은 水石)’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바탕으로 한 드로잉 신작 7점이 전시된다. 수석은 가공되지 않은 자연적인 상태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돌로,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널리 사랑받으며 수집되어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롭게 소개되는 수석 드로잉 작품군은 돌이라는 대상이 다양한 문명에 걸쳐 문화적, 역사적 유물로서 어떻게 기능해왔는지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탐구에 기반한다. 작가는 특히 수석 수집 문화를 둘러싼 상세한 기준과 세분화된 분류 체계, 즉 인간의 습관적인 인지 방식과 미적 전통에 따라 규정된 일련의 조건들이 생성하는 역학에 매료되어 이를 분석하고 재해석한다.

 

이번 신작을 통해 작가는 '균형 잡힌 돌', '우주에서 온 돌', '신성한 돌', '동물 모양의 돌' 등 돌을 분류하는 전통적인 체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적인 범주를 선보인다. 여러 돌의 이미지를 수합하고 한 화면에 재편집해 배열한 드로잉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마치 개인 소장품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각 돌의 고유하고 독창적인 특징을 부각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물을 지각하는 방식을 환기시킨다.

 

갈라 포라스-김 작가 프로필 이미지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번 수석 드로잉 역시 작가가 ‘인덱스 드로잉(index drawings)’이라 칭하는 작업군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이를 통해 포라스-김은 역사적 유물에 대한 해석을 규정하는 여러 체제에 대한 고찰을 이어간다.

 

이때 작가는 수집이라는 행위를 통해 물건의 의미가 재생성되는 방식에 집중하기 위해 조선 후기 회화 장르 혹은 형식인 ‘책거리’를 참조한다. 책거리가 진열의 양식인 동시에 정밀한 묘사를 통해 책과 기물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을 드러냈듯, 연필, 색연필과 플래쉬(Flashe) 물감으로 세밀하게 그린 이번 연작은 드로잉이라는 매체를 경유하여 작가 자신과 관객들의 응시를 느린 속도로 지연시키며 각 사물의 특징을 관찰하도록 유도한다.

이번 전시의 일환으로 작가는 수석 수집가들을 초대하여 그들이 모은 수석을 함께 선보인다. 각 수집가들의 사연이나 설명을 나란히 비치함으로써 작가는 드로잉과 수석 간의 상호교환적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돌이라는 추상화된 고대의 구조물을 인식할 때 작용하는 여러 차원의 해석적이고도 개인적인 조건들을 되짚어보는 기회인 셈이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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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ㅈ[겔랄;  갈라 포라스-김  자연 형태를 담는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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