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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대한민국은 ‘소프트파워 강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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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 2025.10.13 16:58:30

‘글로벌 소프트 파워 인덱스 2025’의 소프트파워 상위 20개국 순위. 자료=브랜드 파이낸스
 

최근 ‘소프트파워’라는 개념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K-Pop, K-드라마, K-무비 등 다양한 한류 문화 컨텐츠의 글로벌 성공에 힘입어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강력해졌다는 뉴스가 자주 눈에 띈다. 과연 한국은 ‘소프트파워 강국’의 지위에 오른 것일까?

일반적으로 ‘소프트파워(Soft Power)’란 군사력이나 경제력 같은 하드 파워(Hard Power)와 구별되는 문화·가치·매력을 통해 타국을 끌어당기는 힘을 말한다. 1990년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 교수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이 힘이 커지면 국가의 국제적 이미지와 호감도를 높여 외교적·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현재, 한국은 이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보이고 있다.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의 ‘글로벌 소프트 파워 인덱스 2025’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한국의 순위는 12위(60.2점)다. 전년 대비 3계단 상승했는데, 이는 상위 100개국 중 가장 빠른 상승세다.

하지만, 1위 미국(79.5점), 2위 중국(72.8점), 3위 영국(72.4점), 4위 일본(71.5점), 5위 독일(70.1점) 등 전통 강자와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뚜렷하다. 6위부터 11위까지는 프랑스, 캐나다, 스위스, 이탈리아, 아랍에미리트(UAE), 스웨덴 등이 자리해있다.

이같은 순위를 감안하면, 한국을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부르기엔 조금 부족함이 있는듯 싶다. ‘신흥 강자’라 부르는 게 더 적합해보인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글로벌 소프트 파워 인덱스 2025의 평가 기준은 8개 핵심 기둥(Pillars)이다. 익숙함·영향력(Familiarity & Influence), 문화·유산(Culture & Heritage), 미디어·커뮤니케이션(Media & Communications), 국제 관계(International Relations), 교육·과학(Education & Science), 사람·가치(People & Values), 비즈니스·무역(Business & Trade),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등이다. 각 기둥은 193개국, 1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경제 데이터, 미디어 분석 등을 종합해 점수화된다.

2025년 평가에서 한국은 전체 8개 기둥 중 6개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문화·유산,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무역에서 강점을 보였다. 다만, 국제 관계(정치 불안)와 사람·가치(노동 조건 논란)에서는 약점이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2024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도와 탄핵은 한국의 국제 신뢰도를 크게 약화시켜 관련 점수를 5% 하락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소프트파워 평가는 국가의 문화적 매력, 국제적 신뢰, 경제·기술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문화 컨텐츠의 경쟁력 만으로는 대한민국이 진정한 ‘소프트파워 강국’이 될 수 없단 얘기다. 정치적 안정과 인권 가치 강화도 뒤따라야 한다. 과연 우리 사회가 이런 측면에 대해서도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내년 발표될 소프트파워 순위는 그닥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비상계엄이 야기한 정치 불안은 이미 상당부분 회복됐으며, 기존 강점이던 문화·유산,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글로벌 대히트, 국립중앙박물관의 인기 등에 힘입어 높은 점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 문화경제 정의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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