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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슈] ② “예고 없는 시즌제”…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땜질식 운영 논란

예고 없이 시즌1 개시, 종료 시점은 미정...유저 신뢰도 “박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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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박소현⁄ 2025.11.07 17:06:11

마비노기 모바일. 사진=넥슨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이 시즌제 전환 이후 심각한 운영 불신에 휩싸였다.

 

사전 예고 없이 도입된 시즌1은 한 달이 넘도록 종료 시점조차 공개되지 않았고, 내부 로드맵 부재가 드러나며 “즉흥적 땜질 운영”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8년간 1000억원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가 결국 “기획 부재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마비노기 모바일 시즌1, ‘운빨 파밍 도박장’ 평가 잇따라 

 

넥슨은 지난 9월 19일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시즌1 ‘빛의 신화! 팔라딘’ 타이틀을 전격 발표했다. 이후 9월 25일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변신 시스템 ‘팔라딘’과 메인 퀘스트 ‘여신강림 3장: 팔라딘’ 등을 선보이며 시즌1을 본격화했다.

 

문제는 그 이전까지 단 한 차례도 시즌제 도입이 예고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론칭 쇼케이스는 물론, 9월 이전까지 공개된 개발자 노트·Q&A·라이브 방송 등 어떤 공식 채널에서도 ‘시즌제’라는 개념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유저들 사이에서는 이번 시즌제 전환이 엔드 콘텐츠 부족을 ‘성장 지연’으로 덮기 위한 임시방편적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너무 빠르게 성장한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를 늦추기 위해, 넥슨이 계획에 없던 시즌제를 급히 도입했다는 것이다.

 

시즌 발표 전까지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하는 아이템을 직접 선택해 얻을 수 있는 ‘정가 시스템’을 도입해 과금 없이도 최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보기 드문 유저 친화적 게임으로 평가받았다.

 

시간만 투자하면 누구나 최종 종결 아이템(‘천자루의검’, ‘현란함 룬’ 등)을 확보할 수 있었고, 과금 유무에 따른 격차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정가 시스템을 통해 유저 대부분이 종결 세팅을 마친 시점에서, 게임은 더 이상 플레이 동기를 제공하지 못했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컨텐츠 업데이트 내역. 

 

시즌1 도입 전까지 던전 클리어형 ‘어비스’ 콘텐츠는 난이도만 높아졌을 뿐, 실질적인 확장은 멈췄다. 보스 공략형 ‘레이드’ 콘텐츠 역시 6개월 이상 추가 업데이트가 중단된 채 방치됐다. 유저들은 “성장이 멈춘 게임”, “목표가 사라진 RPG”라며 피로감을 호소했다.

 

넥슨은 과금 유도를 최소화한 구조를 유지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라이브 서비스 게임으로서 필수적인 ‘지속적 콘텐츠 확장’에는 완전히 실패했다.

 

시즌제 발표는 콘텐츠 부재 속에서 정체된 게임 구조를 돌파하기 위한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 됐다. 넥슨은 최종 종결급 아이템 기준을 상향시켜 성장 한계를 재조정했고, 이미 종결 세팅을 마친 유저들까지 다시 파밍을 반복하도록 만들었다.

 

시즌1이 시작되면서 시즌0 아이템 가치는 급락했지만, 전환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레이드 콘텐츠는 시즌0 보스인 ‘글라스 기브넨’과 ‘화이트 서큐버스’가 엔드 콘텐츠로 남아 있다.

 

현재 레이드 콘텐츠의 주요 보상은 아직도 시즌0 아이템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전투력의 핵심 성장 요소인 ‘룬’은 시즌1 버전의 성능이 월등히 높아, 유저들은 재화(골드)를 소모해 시즌0 룬을 시즌1 룬으로 승급시켜야만 한다.

 

시즌0과 시즌1 보상이 뒤섞인 구조 탓에 시즌1 아이템 파밍 효율은 급격히 떨어졌고, 전체적인 성장 속도 역시 인위적으로 지연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아이템 드롭 확률까지 극도로 낮아졌다. 최상위 룬(신화 등급) 획득은 전적으로 ‘운’에 좌우되는 구조로, 과금여부나 플레이 시간과의 상관성이 거의 사라졌다.

 

과금은 단지 ‘룬 획득 기회’를 늘리는 수단일 뿐이다. 수백만 원을 결제해도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반대로 운이 좋은 무·소과금 유저가 단 한 번의 시도로 최상위 룬을 획득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미지의 룬’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하다. 룬 합성 실패로 얻는 ‘미지의 룬 조각’을 모아 새로운 룬을 제작할 수 있지만, 결과는 전적으로 확률에 좌우된다.

 

어비스 콘텐츠에서 얻은 재화를 사용해 ‘룬 항아리’를 개봉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확률형 보상 구조 탓에 원치 않는 룬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유저가 원하는 룬을 얻기 위해서는 여전히 극단적으로 낮은 확률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시즌0에서는 누구나 노력만으로 종결급 아이템을 확보할 수 있었다면, 시즌1 파밍 시스템은 노력과 과금으로도 종결 세팅을 완성할 수 없는 구조로 변질됐다. 전체적인 성장 속도는 극도로 억제됐고, 핵심 성장 동력인 ‘성장의 사다리’는 사실상 붕괴됐다.

 

넥슨은 이를 “파밍의 재미”라고 설명하지만, 유저들은 “게임이 전적으로 운에 의존하는 도박장으로 변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시즌제는 새로운 성장 체계가 아니라, 운에 기대 유저의 시간을 소모시키는 구조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이로 인해 신규 유저의 진입 장벽은 더 높아졌다. 레이드로 시즌0 아이템을 파밍해 시즌1 세팅으로 전환하기도 어렵고, 시즌0 ‘마스 어비스’ 종료 후 더 높은 전투력을 요구하는 시즌1 ‘바리 어비스’만 남으면서 기존 유저의 도움 없이는 어비스 공략이 불가능해졌다.

 

결과적으로 신규 유저가 과금이나 기존 유저의 지원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시즌1에 걸맞은 전투력을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넥슨이 신규 유저 케어를 사실상 포기했고, 그 부담을 기존 유저에게 전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진훈 마비노기 모바일 디렉터는 “저희가 신규 유저를 안착하게 하는 것만큼은 타 게임보다 자신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튜토리얼도 잘 만들어져있고, 나침반 기능 등으로 만렙까지 무리 없이 안착하는 것까지는 진행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8년 준비한 게임, 로드맵은 없었다

 

10월 공개 인터뷰 당시 강민철 사업실장은 “시즌 주기가 몇 개월 단위냐”는 질문에 “다음 시즌이 언제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독단적으로 진행하기보다는 사전 안내를 통해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소통하려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시즌1은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자기 발표됐고,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다음 시즌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전 안내 없는 독단적 진행, 예측 불가능한 운영, 유저와의 소통 부재—이른바 ‘삼중 모순’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유저들은 “시즌1도 예고 없이 시작했는데, 다음 시즌은 또 언제 바뀔지 알 수 없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시즌1에서도 충분한 사전 안내가 없었다”는 경험이 남아 있는 만큼, 강 실장의 발언은 운영 방향성 부재의 자인(自認)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본지는 “시즌제가 원래부터 기획 단계에 포함돼 있었는지, 아니면 운영 중반 이후 추가 결정된 사항인지”에 대해 질의했지만, 넥슨은 이에 대한 답변도 거부했다.

 

문제의 본질은 ‘운영 신뢰의 붕괴’다. 시즌제는 본래 서비스 초기 단계부터 설계됐어야 할 핵심 시스템임에도, 넥슨은 이를 아무런 예고 없이 도입했다. 더구나 시즌1 종료 시점조차 아직까지 공개하지 못 했다.

 

결국 이번 시즌제는 ‘계획된 진화’가 아니라, 누적된 문제 위에 덧씌운 땜질식 처방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1000억원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를 8년간 준비했음에도, 넥슨은 단기 로드맵 하나 제대로 세우지 못한 셈이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유저에게 돌아갔다. 예측 불가능한 운영 속에서 유저들은 자신의 시간과 자산, 노력을 쏟아붓고도 다음 시즌의 끝조차 가늠할 수 없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

 

한편, 마비노기 모바일은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문화경제 박소현 기자>

 

[게임 이슈] ① 마비노기 모바일, 8년 개발·1000억 투입 결과는 콘텐츠 ‘무한 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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