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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원전·함정·데이터센터 전방위 공략...코스피 향하는 '티엠씨', 美시장 초격차 선언

글로벌 산업용 특수케이블로 원전·조선·통신 3대 분야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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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예은⁄ 2025.11.25 17:10:44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 중인 티엠씨 지영완 대표이사. 사진=티엠씨

글로벌 산업용 특수케이블 전문기업 티엠씨(TMC, 대표이사 지영완)가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 '글로벌 케이블 탑티어'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최근 APEC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화된 한미 첨단 기술 협력의 흐름 속에서 원전, 함정, 통신 인프라라는 미국의 3대 핵심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티엠씨는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장 후 성장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APEC 훈풍 타고 'MANUGA·MASGA·BEAD' 3대 프로젝트 정조준
티엠씨는 이번 상장의 핵심 포인트로 미국의 3대 산업 부흥 정책에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꼽았다. 지영완 대표이사는 "현재 미국은 원자력(MANUGA), 조선·방산(MASGA), 광통신 인프라(BEAD)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거대한 산업 재편이 일어나고 있다"며 "티엠씨는 이 세 분야 모두에서 이미 검증된 기술력과 레퍼런스를 확보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MANUGA(Make America Nuclear power Great Again)'는 미국의 원전 산업 부흥 정책이다. 최근 한미 정상이 원자력 협력 강화에 합의함에 따라,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 및 SMR(소형모듈원전)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가 확실시되고 있다. 티엠씨는 이미 국내 새울 3·4호기, 신한울 3·4호기 등에 원전용 케이블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특히 원전 계측·통신용 광케이블 분야에서는 국내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한수원 및 두산에너빌리티의 미국 진출 시 동반 수혜가 예상된다.

'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는 쇠락한 미국 조선업 재건과 해군 전력 강화를 위한 프로젝트다. 미 해군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물량을 한국 조선소에 맡기고 있으며, 신조 함정 건조 수요도 폭발하고 있다. 티엠씨는 국내 조선 3사(HD현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내 선박용 케이블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며, 미 군사 규격(MIL-Spec)을 충족하는 함정용 특수 케이블 기술까지 보유해 한미 조선 협력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

'BEAD(Broadband Equity, Access, and Deployment)'는 미국 전역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425억 달러(약 42.5조 원) 규모의 인프라 사업이다. 이 사업은 광통신 케이블 및 관련 설비의 폭발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직접적인 계기다.

여기에 최근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증가가 또 다른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AI 학습 및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센터는 고용량, 고속의 통신 케이블뿐만 아니라 대규모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고압/특수 전력 케이블을 필요로 한다. 티엠씨는 산업용 특수케이블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이 두 가지 핵심 수요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티엠씨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인 'BABA(Buy America, Build America)' 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지난 4월 미국 텍사스에 생산법인(TMC Texas Inc)을 설립하고 10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는 현지 생산 제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미국 정부 조달 시장 및 BEAD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회사 측은 "경쟁사들이 관세 장벽과 규제에 막혀 있을 때, 티엠씨는 텍사스 공장을 통해 관세 부담 없이 미국 시장에 직침투할 수 있는 루트를 뚫었다"며 "앰페놀(Amphenol), 헥사트로닉(Hexatronic) 등 글로벌 통신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데이터센터 및 공공망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퍼사이클 진입한 본업, 수익성 개선 '뚜렷'
이처럼 티엠씨는 조선업 호황이라는 '실적 안전판'을 바탕으로, 원전과 AI 데이터센터라는 '성장 엔진'을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BABA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은 강력한 보호무역 기조하에서도 회사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핵심 투자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티엠씨의 주력 부문인 조선 해양 부문은 현재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 노후 선박 교체 주기 도래와 IMO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선박당 케이블 탑재량 증가와 단가 상승(P) 및 물량 증가(Q)로 이어지는 구조적 성장을 의미한다.

실제 재무 성과에서도 체질 개선이 확인된다. 2022년 적자를 기록했던 티엠씨는 2023년 매출 3,722억 원, 영업이익 119억 원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24년에도 매출 3,756억 원, 영업이익 108억 원을 달성하며 흑자 기조를 안착시켰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매출총이익률은 2022년 6.75%에서 2024년 9.47%로 크게 개선되었으며,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EBITDA 마진율 역시 2022년 1.54%에서 2025년 상반기(연환산 기준) 4.82% 수준으로 상승 추세다. 이는 저가 수주 탈피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 원가 관리 효율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슈퍼사이클 장점" 뒤에 숨은 리스크

...180%대 부채비율·美 정책 의존도 고려해야
재무 구조의 안정성 확보와 대외 정책 변동성 관리가 핵심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조선업 슈퍼사이클과 미국의 MANUGA·BEAD 프로젝트에 기대는 성장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티엠씨는 현재의 호실적 기조에도 불구하고 상장 전까지는 재무적 부담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회사는 2025년 상반기 기준 약 184%에 달하는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시설 투자와 원자재 선확보에 따른 운전자본 소요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이자 비용에 대비한 이자보상배율이 2배 수준에 머물러 있어, 대외 금리 변동에 취약하며 금융 비용 부담이 순이익 전환 효율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업계는 이번 IPO를 통한 대규모 공모 자금 유입이 높은 부채비율을 해소하고 금융 비용을 절감하는 '재무 구조 혁신'의 선행 조건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공모 자금 유입이 지연되거나 예상보다 규모가 작을 경우 유동성 관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티엠씨의 흑자 턴어라운드는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주력인 조선·해양 부문에서 국내 조선 3사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조선 발주 환경이 악화되거나 고부가가치 선박 수요가 감소할 경우 실적 안정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한 티엠씨의 미래 성장 동력은 MANUGA, MASGA, BEAD 등 미국의 대규모 정책 사업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회사의 성장을 견인할 강력한 모멘텀이지만, 동시에 미국 정책의 연속성과 정치적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는 한계를 가진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대선 결과나 의회의 예산 심의 방향에 따라 인프라 정책의 규모나 추진 속도가 변동될 수 있으며, 이는 원전용 케이블 및 광통신 케이블 등 주요 품목의 수주 일정에 불확실성을 부여할 수 있다. 또한, BABA(Buy America, Build America)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했으나, 향후 규제가 더욱 강화되거나 현지 생산 제품에 대한 엄격한 인증(UL/cUL) 요건을 미충족할 경우 미국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위험 요소로 꼽힌다.


미국 시장 초격차를 위한 핵심 교두보인 텍사스 생산 법인(TMC Texas Inc.)의 조기 안착 여부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지난 10월 가동을 시작한 신규 공장 운영에 따른 초기 생산성 및 품질 확보, 현지 인력 관리 등에서 예상치 못한 실행 리스크(Execution Risk)가 발생할 경우 투자 회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티엠씨가 상장을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텍사스 공장을 통한 미국 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다면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겠지만, 시장 환경 및 정책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티엠씨 관계자는 이번 상장으로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미국 시장 내 생산 능력을 확대하여 2026년부터는 외형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텍사스 생산 설비 증설과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오는 12월 3일~4일 일반 청약, 연내 코스피 상장 목표
티엠씨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610만 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8,000원~9,300원이며, 이에 따른 총 공모 예정 금액은 488억 원에서 567억 원 규모다.

오는 11월 21일부터 27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여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12월 3일과 4일 양일간 일반 청약을 받는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12월 중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지영완 대표이사는 "티엠씨는 지난 35년 업력 동안 케이블 전 공정 내재화를 통해 국내 1위의 시장 지배력을 다져왔다"며 "이제는 코스피 상장을 발판으로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와 조선·원전 슈퍼사이클이라는 시대적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글로벌 산업용 특수케이블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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