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지난 19일(현지시각) 페루 국영 시마(SIMA)조선소에서 페루 해군·시마조선소와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페루 호세 헤리 대통령, 브라보 데 루에다 해군사령관, 루이스 실바 시마조선소 사장과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함정사업본부장 등이 참석, 공동개발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열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중 이뤄진 ‘잠수함 공동개발·공동건조 관련 의향서’의 후속조치다. 잠수함 설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내년 1월 시작해 11개월 간 진행할 예정이다.
페루 잠수함 개발은 페루 정부가 추진 중인 해군력 현대화와 조선산업 역량 강화 전략의 핵심 사업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페루 잠수함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
양측은 HD현대중공업의 선진 잠수함 기술력에 페루의 작전 요구사항을 반영한 ‘페루형 차세대 잠수함’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할 방침이다. 페루 해군의 작전환경은 광대한 태평양 연안과 3000m 넘는 수심의 복잡한 해저지형으로 한반도 해역과 다르다. HD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요소를 반영해 페루 전용 설계를 도출하고 최신 장비 패키지, 무장, 통신체계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잠수함 사업이 향후 ‘K-잠수함’ 수출확대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단순한 구매 형태를 넘어, 고객의 요구조건을 구체적으로 수용한 맞춤형 잠수함을 개발·건조하는 고도화된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공동 개발 계약 체결에는 국방부와 해군의 퇴역 함정 제공 검토, 방사청과 주페루 대한민국대사관의 지원 등 정부 차원의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
호세 헤리 대통령은 “시마조선소와 HD현대중공업의 이번 계약은 페루 조선산업 강화뿐만 아니라 페루와 대한민국 간 실질적·전략적 협력의 상징”이라며 “페루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함정·중형선사업부 대표)은 “이번 계약으로 한국 잠수함 수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우리가 가진 모든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페루 해군의 작전환경과 수요를 반영한 최적의 잠수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페루와 함정 3종 등 총 4척의 수상함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방산협력 관계를 맺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