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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Y] 테슬라는 플릿, 현대차는 팩토리…‘AI 휴머노이드’ 전쟁의 본질

옵티머스와 Gemini 두뇌의 대결, 메리츠증권 김준성 연구원 “경쟁의 핵심은 물리 데이터 파이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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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예은⁄ 2026.01.09 17:13:53

현대차·기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파운드리 2026’에 참가, AI 반도체 전문기업 딥엑스와의 협력을 통해 ‘온-디바이스 AI’를 위한 AI 칩을 개발 완료하고 양산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9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사진=연합뉴스

2026년 산업 현장에 쏟아질 로봇, ‘9의 전쟁’과 데이터 스케일링 법칙

 

2026년, 휴머노이드 로봇이 연구실의 프로토타입을 벗어나 산업 현장과 일상으로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완전한 대중화를 위해서는 세 가지 핵심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바로 스스로 길을 찾는 ‘자율이동’,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정밀제어’, 그리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언어소통’ 능력이다.

 

이 핵심 능력을 가능케 할 로봇 학습에 필요한 ‘리얼 월드(실제 세계) 물리 데이터’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하다. 김 연구원은 “모든 AI와 마찬가지로 로봇 지능 역시 ‘스케일링 법칙(Scaling Law)’이 작용한다”며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수록 더 빨리 소수점 아래 ‘9’를 더해갈 수 있으며, 이는 곧 로봇의 완벽한 상업성으로 직결된다”고 분석했다.


김준성 연구원은 이를 ‘9의 전쟁'이라 명명했다. 로봇 제어의 신뢰도를 99%에서 99.9%, 그리고 99.999%까지 높여가는 과정이 상용화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을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인근 베이거스 루프에서 테슬라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테슬라가 전기차를 넘어 로보틱스 분야에서 선도적인 평가를 받은 이유도 이 물리 데이터의 선점력에 있다. 테슬라는 수백만 대의 전기차 플릿(차량)에서 매일 수집하는 방대한 현실 비디오 데이터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개발에 직접 활용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자율주행(FSD) 기술과 옵티머스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AI 아키텍처를 공유한다”며, 전기차 데이터가 로봇 지능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테슬라의 풀 셀프 드라이빙(FSD) 시스템은 카메라 영상만을 입력으로 받아 객체 인식, 경로 계획, 제어까지 모든 과정을 end-to-end 신경망으로 처리하는 순수 비전 기반 기술이다. 나아가 테슬라의 로보틱스 모델인 옵티머스도 이와 동일한 구조를 채택했다. 로봇에 탑재된 2D 카메라 영상이 입력되면 중간에 수작업 코드 없이 바로 움직임 제어 신호를 출력한다.

 

이 때문에 테슬라 플릿이 쌓아온 수십억 마일 분량의 실세계 주행 데이터가 옵티머스 학습에 그대로 재활용되고 있다. 차량 카메라로 학습한 도로·보행자·물체 인식 능력, 급작스러운 장애물 회피 기술 등이 로봇의 물체 조작, 균형 유지, 걸음걸이로 자연스럽게 이전된다. 머스크는 “FSD 데이터만으로도 옵티머스가 타사 차량을 운전할 수 있을 정도”라며 이 기술의 범용성을 자신했다.


특히 테슬라는 합성 데이터와 시뮬레이션을 보완적으로 사용하지만, 학습의 기반은 실제 도로에서 수집된 실세계 데이터다. 이는 경쟁사들이 주로 모션 캡처나 수작업 프로그래밍에 의존하는 것과 극명한 차별점이다.


현재 옵티머스는 테슬라 공장 내에서 물건 정렬, 셔츠 접기 등 실질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테슬라는 2025년 말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 2026년에는 수천~수만 대 규모로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량 배포가 시작되면 모든 옵티머스 로봇이 실시간 데이터를 공유하는 ‘플릿 학습’이 본격화되면서, 전기차와 로봇 간 양방향 데이터 피드백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옵티머스가 테슬라 전체 가치의 8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자율주행을 넘어 범용 로봇 지능(General Purpose Robotics)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그는 테슬라 차량을 “바퀴 달린 로봇”, 옵티머스를 “다리 달린 로봇”으로 표현하며 두 프로젝트가 하나의 큰 그림이라고 강조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전기차 데이터를 로보틱스로 성공적으로 이전한 사례를 “AI 역사상 가장 강력한 데이터 레버리지”로 평가하고 있다. 개빈 베이커(Gavin Baker) 어트레이즈 매니지먼트(Atreides Management) CIO는 “테슬라는 FSD(Full Self-Driving) 모델 학습에 실세계 비디오 데이터가 무한히 확장된다는 점에서 큰 우위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AI에서는 토큰당 비용(cost per token)이 핵심인데, 일반 LLM(대형 언어 모델) 토큰은 구글이 가장 저비용 생산자지만, FSD와 로보틱스에 중요한 토큰은 테슬라가 최저 비용 생산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는 테슬라 플릿이 고객 돈으로 실시간 실세계 데이터를 무료에 가깝게 수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세계 데이터 주도 접근법 덕분에 옵티머스는 경쟁사 대비 훨씬 빠른 속도로 실용화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머스크는 그록(Grok, xAI)과 X(트위터)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세계의 데이터 수집과 멀티모달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테슬라의 실세계 비디오 데이터가 옵티머스의 물리적 움직임·퍼셉션 학습 핵심인 반면, Grok/X 데이터는 언어·지식·실시간 적응력을 담당하는 영역인 셈이다. 이는 디지털 지능(Grok)과 물리 지능(Optimus)의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강력한 차별화 요소가 된다.


그록은 X 플랫폼의 실시간 데이터를 직접 접근해 학습하며 최신 뉴스, 트렌드, 사회적 맥락을 실시간으로 이해한다. 이 기술을 옵티머스에 적용 시 로봇이 현재 세계 상황을 반영한 동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셈이다. 나아가 X의 사용자 상호작용 데이터는 그록의 사회적·언어적 지능을 강화해 옵티머스의 인간과 유사한 상호작용을 개선할 수 있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xAI의 장기 목표는 옵티머스와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동하는 자족적 AI 구축”이며, “그록은 xAI의 챗봇으로서 옵티머스를 구동하는 기반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에서 알베르토 로드리게즈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 행동정책 담당과 캐롤리나 파라다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총괄이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구글 딥마인드 동맹, “최고의 신체에 Gemini의 지능을 이식하다”

 

물리 데이터 경쟁에서 한발 뒤쳐졌던 현대차그룹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비물리 세계에서 이미 물리 법칙을 간접 학습한 LLM을 가교로 활용하는 ‘VLA(Vision-Language-Action)’ 전략을 구사한다.


2026년 CES에서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BD)의 새로운 아틀라스(Atlas) 로봇 상용 버전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과의 동맹 비전을 공개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에 불을 붙였다. 아틀라스는 올해 말부터 전세계 현대차 공장에 대량 배치될 예정이며, 구글 딥마인드와의 파트너십으로 AI 지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CES 2026 미디어데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그간 미지수 영역에 있던 ‘물리 데이터 확보’와 ‘AI 두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했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의 하드웨어적 완성도를 담당하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파트너로 세계 최고의 AI 연구소인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를 낙점했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구글의 초거대 AI인 ‘제미나이(Gemini)’를 아틀라스(Atlas)의 파운데이션 모델로 활용하는 것이다.


메리츠증권 김준성 연구원은 “아틀라스의 두뇌를 담당할 파트너로 구글 딥마인드가 선정됐다”며, BD가 “제미나이(Gemini)가 보유한 기존의 멀티모달(시각, 언어 등) 역량에 ‘물리 세계 행동’이라는 새로운 모달리티를 추가한 ‘Gemini Robotics’를 통해 아틀라스의 인지·판단·제어 역량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구글의 압도적인 소프트웨어 파워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신체 제어 기술이 결합돼, 양사가 단순한 챗봇이 아닌 ‘행동하는 지능'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이 구글과 함께 채택한 ‘VLA(Vision-Language-Action)’ 방식은 휴머노이드 지능화의 핵심 열쇠다. 김준성 연구원은 “VLA는 대형언어모델(LLM)을 로봇의 두뇌로 삼아 인간의 언어 명령과 로봇의 센서가 인지한 시각 정보를 융합한다”며 “이를 통해 다음에 와야 할 가장 적절한 ‘행동 토큰’을 출력함으로써 로봇이 상황에 맞는 동작을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구글 딥마인드 입장에서도 이번 협력은 필수적이다. KB증권은 “구글은 이미 인터넷상의 텍스트 데이터 학습 측면에서 한계에 도달했으며, AI 모델의 추가 진화를 위해서는 실제 물리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BD의 휴머노이드 플랫폼이 구글에게 물리적 상호작용 데이터를 공급하는 핵심 창구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CES 개막일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현대차그룹 부스에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봇 아틀라스가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테슬라는 도로에서, 현대차는 공장에서 주 데이터 만든다
실제 물리 데이터를 생산하는 ‘데이터 팩토리’

 

현대차그룹은 특히 물리 데이터 확보를 위한 ‘9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전 세계에 포진한 계열사 양산 거점을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인 SDF(Software Defined Factory)로 전환하고, 여기서 쏟아지는 방대한 제조 현장 데이터를 RMAC(Robotics Meta Plant Application Center)에서 집중 훈련시키는 전략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고리즘은 이 RMAC를 통해 실제 공장 환경에서의 데이터를 학습하며 아틀라스의 실전 능력을 고도화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현대차그룹의 SDF에 투입되어 연속된 다종 노동 행위를 수행하고, 2030년에는 가장 복잡한 차량 의장 공정까지 소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구글 딥마인드가 온라인 세계를 통해 확보해온 LLM 데이터 경쟁력이 어떠한 방식으로 차별화 가치를 부여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누가 ‘진짜’인가?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가르는 승패

 

2026년 초, 구글과 현대차에 수백 대 규모의 휴머노이드가 실전 배치될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되며 휴머노이드에 대한 시장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화려한 겉모습보다 ‘데이터의 질과 양’에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준성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인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단 한 가지, 누가 더 많은 물리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지 여부”라고 단언했다. 이를 통해 로보틱스가 스스로 길을 찾는 ‘자율이동’,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정밀제어’, 그리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언어소통’ 능력을 얼마나 잘 구사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력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통해 도로에서 확보해온 압도적인 데이터 규모와 자체 AI 통합, 이를 기반으로 한 로보틱스 훈련 등으로 장기적으로 가정과 산업을 포괄한 범용 로봇 시장을 장악할 잠재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구글 딥마인드라는 세계 최고의 두뇌와 현대차그룹이라는 거대한 물리 데이터 생산 기지가 결합한 이번 동맹이 어떠한 변수로 부상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향후 각 기업들의 물리 데이터 확보와 LLM 데이터와의 결합 역량, 나아가 로보틱스의 경쟁력을 결정할 3대 기술(자율이동, 정밀제어, 언어소통)의 정교화 능력에서 그 경쟁력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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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현대차  김준성 연구원  메리츠증권  옵티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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